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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살인'', 부족한 2% 때문에 속편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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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프리뷰]''단역'' 엄지원의 순수 연기가 오히려 돋보여

    그림자 살인

     

    한국영화 최초로 탐정추리극을 표방한 ''그림자살인''이 23일 오후 왕십리 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됐다. 배우 한석규가 주최하는 ''제7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으로 한석규의 형인 한선규씨가 대표로 있는 힘픽쳐스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경성을 무대로 일종의 사설탐정인 홍진호(황정민)와 열혈 의학도 장광수(류덕환)가 우연찮게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자연스레 탐정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그렸다. 추리의 재미보다는 캐릭터의 개성이 돋보이는데 그중 엄지원이 연기한 순덕의 존재가 흥미롭다.

    순덕은 사대부가의 정숙한 부인이면서 남몰래 발명가로 활약하는 인물. 예상보다 촬영분량이 적음에도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캐릭터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엄지원은 이날 "출연분량이 적지만 매력적인 배역이라 출연했다"면서 "감독이 또한 속편이 제작되면, 미국서 돌아온 순덕을 주인공으로 해주겠다고 해서 선택했다"고 웃으면서 덧붙였다.

    박대민 감독이 연출한 ''그림자살인''은 신인감독의 데뷔작이지만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감독의 안정적인 연출, 황정민 류덕환 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 촬영 조명 의상 미술 등 충무로 베테랑 제작진의 수준 높은 손길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가 ''''탐정의 탄생''''에 초점이 맞춰져 추리하는 재미가 떨어진다. 범인의 존재가 영화 중후반에 밝혀지고 또 범인을 잡은 뒤에도 영화가 쉽게 끝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 설상가상 범인의 정체는 보는 이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감독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속편 제작 의지를 비쳤는데 이는 결코 허무 맹랑한 상상이 아니다. 주연배우 황정민의 말처럼 탐정캐릭터의 미덕은 그가 어떤 일을 의뢰받는지에 따라 영화가 액션 어드벤처가 될 수도 범죄스릴러가 될 수가 있다.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이 연기한 캐릭터는 충분히 시리즈로 발전시킬 만큼 잠재된 매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속편이 제작된다는 전제 하에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건 바로 순서가 뒤바뀐 것 같다는 인상이다. ''''엑스맨''''이나 ''''배트맨''''을 생각해보자. 이런 시리즈는 일단 엑스맨과 배트맨의 활약상을 화끈하게 먼저 보여준 뒤 캐릭터의 탄생으로 관심을 돌렸다. 오는 4월 30일 개봉하는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 좋은 예다.

    다시 말해 ''''그림자 살인''''은 한국형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 콤비라 할 수 있는 홍진호와 장광수의 활약상을 멋지게 보여준 뒤 이들이 어떤 인연으로 지금의 콤비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게 일반적 순서다.[BestNocut_R]

    하지만 ''''그림자 살인''''은 탐정의 탄생을 먼저 보여준 셈이다. 영화는 매 장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기꺼이 엄지 손가락이 올라가지 않는다. 마치 적당히 호감 가는 상대와 첫 미팅을 끝낸 기분이랄까. 일단 호감은 가는데 한 번 더 만나봐야 매력을 제대로 알 것 같은 기분이다. 4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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