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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회의' 韓 테니스, 초유의 신용 불량 사태 어떻게 해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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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 회의' 韓 테니스, 초유의 신용 불량 사태 어떻게 해결할까

    대한테니스협회가 지난 9일 17개 시도 테니스협회장과 사무국장 등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개최한 모습. 구미=대한테니스협회대한테니스협회가 지난 9일 17개 시도 테니스협회장과 사무국장 등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개최한 모습. 구미=대한테니스협회
    재정 파탄 위기에 놓인 대한테니스협회가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워낙 부채 규모가 큰 데다 채권자와 갈등 봉합이 쉽지 않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협회는 10일 "17개 시·도 테니스협회장 및 사무국장 등관계자들이 전날 제 102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북 구미시 금오 테니스장 회의실에서 연석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정희균 협회장과 이사들의 간담회가 열린 뒤 본 회의가 오후 3시부터 2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디어윌과 소송 패소에 따른 협회의 재정 위기 타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협회는 전임 집행부 시절 미디어윌의 대여금 30억 원 반환 소송에서 1, 2심 모두 패소해 이자까지 50억 원 가까운 부채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협회의 유체 동산, 즉 컴퓨터와 프린터 및 사무실 비품 등에 대한 압류 조치를 취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에는 법원이 협회를 채무불이행자명부에 등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협회 명의의 카드와 통장이 모두 사용 정지되면서 전국체전 중 법인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날 회의에서 정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후 협회 정상화를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해 나가고 있었지만 그동안 협회 내부 상황을 얘기하게 되면 전임 회장에 대한 공격, 또 이전 집행부에서 촉발된 미디어윌과 다툼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일까 자제해왔다"면서 "또한 협회가 미디어윌에 대한 채무자이기 때문에 채권자를 자극하지 않으려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 회장은 "하지만 육사 코트와 관련해서 얼마 전 긴박한 상황에 돌입해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하게 됐다"면서 "이제는 공개적으로 논의를 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협회의 상황을 서울시 테니스협회 최성현 회장 등 참석자 30여 명과 공유한 것.

    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최근 협회에 대한 압류나 카드 사용 정지 등은 협회 파괴 공작으로 이런 행위는 즉각 중지해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전국 20만 테니스인들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강경한 의견을 냈다. 다만 정 회장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 협회가 원만한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만류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2015년 미디어윌로부터 30억 원을 빌려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한 육사 테니스장. 협회대한테니스협회가 2015년 미디어윌로부터 30억 원을 빌려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한 육사 테니스장. 협회

    하지만 미디어윌 측은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미디어윌 관계자는 "대여금 30억 원에 대해 원금은커녕 이자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이라 법원에 가압류와 채무불이행자명부 등록을 신청했다"면서 "협회 파괴 공작이라고 하는데 카드 및 통장 사용 정지 등은 법원에서 결정했고, 우리 측도 협회의 항의를 받고서야 알게 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 회장이 미디어윌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우리로서는 채무 변제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취임 일성부터 부채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반 년이 지나도록 본인의 연락조차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또 다른 재판에서 협회 측 변호사가 미디어윌 측을 자극하는 변론을 했는데 과연 협회가 사태 해결을 위한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지난 2015년 주원홍 전 회장 시절 알바천국, 벼룩시장 등을 운영하는 중견 기업 미디어윌에서 30억 원을 빌려 경기도 구리시 육사테니스장을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미디어윌은 테니스장 운영권을 얻었다. 그러나 주 회장의 후임인 곽용운 회장이 미디어윌과 협약 무효를 선언하고 육사테니스장을 직접 운영하겠다고 나섰고, 이에 미디어윌은 협회에 대여금 30억 원 반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정 회장 체제의 협회는 지난 3월 대법원 상고를 취하하면서 원금 30억 원에 이자까지 58억 원의 부채가 확정됐다. 미디어윌은 전 집행부 시절 협회에 대한 금원 압류를 통해 이자 일부(12억 원)를 변제받았지만 여전히 45억 원의 부채에 매월 이자만 5000만 원 가까이 붙고 있다.

    협회는 재정 위기에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강경 대응을 하자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미디어윌과 갈등이 오히려 깊어질 가능성도 적잖다. 과연 한국 테니스를 책임져야 할 협회가 정상화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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