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 지도부 패싱' 논란을 두고 이준석 대표와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당내 주자들이 윤 전 총장에게 당 지도부와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겸손할 것을 잇따라 주문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8일 서울 명동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확대를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대통령이 되고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라도 권력은 겸손해야 하고 통합해야 하고 배려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해달라고 호소하는 입장에서 겸손과 배려와 화합 없이 오만과 무례, 분열로 간다면 정권교체도 어려워지고 찬바람과 함께 수증기처럼 증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 측이 다른 캠프에 당 일정을 함께 보이콧하자고 권유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우리는 '원팀' 정신을 강조하고 만들어가는 와중에 (보이콧 종용 논란) 그게 뭐 중요한 문제겠느냐"고만 했다. 원 전 지사는 친윤(석열) 성향의 핵심 중진의원으로부터 보이콧에 참여할 것을 권유받은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전날 윤 전 총장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과 관련해 타 캠프에 어떤 보이콧 동참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윤 전 총장) 캠프가 추가 반박이 없으면 이쯤에서 불문에 부치겠다"며 사태 일단락에 나섰지만 후폭풍이 여전한 셈이다.
황교안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에 "(최종 대선 후보가 될 때까지는) 당 지도부와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선 후보가 된 다음에야 당 의사결정의 정점으로 기능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그래야 당원과 국민이 안심하고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후보, 이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연합뉴스윤석열 캠프는 나서지 않고 있지만 당내 친윤계 의원들이 이 대표를 비판하며 대리전을 치러주고 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SNS에 "당 대표님에게 정중하게 요청"한다며 "부디 당내 주자들을 보듬고 대여 투쟁에 보다 힘써 주십시오. 그것이 우리 당원들이 바라는 당 대표의 모습"이라고 썼다. 다른 대선주자들에게도 "정권교체를 향해 함께 걸어가" 달라고도 했다.
앞서는 대선주자들을 어류에 비유한 논란이 일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돌고래', 군소 후보들을 '멸치'에 비유하며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하자, 이 대표가 "저는 멸치와 돌고래에게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고 생각한다"며 맞받았다.
주말까지 양측의 갈등이 이어졌지만, 대선 후보 검증단 이슈는 아직 불쏘시개 역할을 못한 상태다.만만찮은 갈등의 불씨 역할을 계속해 공방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말이다. 당 지도부가 검증단장에 '윤석열 저격수'로 불렸던 김진태 전 의원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윤 전 총장 측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