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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개성공단 맥도날드'보다 급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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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끝작렬]'개성공단 맥도날드'보다 급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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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송영길 민주당 대표, 방어적 성격 등 3대 이유 들어 한미훈련 불가피론 고수
    전술적으론 맞지만 전략적 결단 아쉬워…北 상응조치 노리고 훈련 연기해볼 만
    '개성공단 재개, 제2의 베트남' 담대한 주장…당면한 한미훈련엔 소극적인 '모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윤창원 기자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뛰어난 정치 역량과 함께 외교안보에도 전문가적 식견을 갖고 있다. 비외교관 출신이지만 외교부 장관을 맡는다 해도 자질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 이란의 우리 선박 억류 사건 때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으로서 이란 측과 소통하며 정부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애스펀 안보포럼에선 30분간 영어로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 문제를 둘러싼 그의 발언은 이런 평판과 거리가 있다. 송 대표는 북한이 지난 1일 김여정 담화로 한미훈련 중단을 압박한 직후부터 훈련 불가피론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훈련의 방어적 성격, 실병력 기동 없는 지휘소 훈련, 전작권 회수를 위한 검증 필요성 등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훈련 준비가 이미 끝난 판에 미국을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는 현실론도 내세웠다. 군사적, 전술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논리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은 고도의 전략적 사고와 정치적 선택을 요구한다. 만일 국정원 분석처럼 한미훈련 중단이 북한의 상응조치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만난을 무릅쓰고 추진할 가치가 있다. 더 큰 국가 이익을 위해 일시 후퇴를 하는 것은 결코 흠이 아니다. '김여정 하명'에 굴복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전술적 판단은 군인, 외교관도 할 수 있지만 전략적 결단은 정치 지도자의 책무이자 숙명이다.
    지난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자주포와 차량이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지난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자주포와 차량이 대기하는 모습. 연합뉴스전작권 회수와 이를 위한 검증 차원의 한미훈련은 오랜 딜레마이다. 북한은 미군에 예속된 남한 군대라고 폄하하면서도 정작 전작권 회수를 위한 훈련은 비난하고 있다. 북한의 이런 이율배반은 차치하고, 미국이 과연 전작권을 돌려줄 생각이 있는지 또한 의문이다. 중국의 부상으로 달라진 동아시아 정세를 반영해 미 측이 까다로운 조건으로 '합격' 기준을 높이고 있다는 우려가 깊어진다.
     
    그렇다면 차라리, 현실성 낮은 임기 내 전작권 회수 목표에 연연할 게 아니라 외교안보 현안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한미훈련 연기를 통해 남북 군사적 긴장이 줄어든다면 이는 결국 전작권 회수의 '조건'을 낮추는 결과도 된다. 꽉 막힌 상황에선 발상의 전환으로 근본적 처방을 시도하는 방법도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남북협력 지지 등 비교적 유연한 대북 접근을 표방하고 있다. 이 정도 입장이라면 미국을 설득하는 게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미국으로선 한미훈련이 군사 정책 수준이지만 우리에겐 국가 전략 차원이다. 물론 훈련 연기가 한미동맹에 크든 작든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이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더 중요할 수는 있다. 그러나 훈련을 영구 중단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조건부 연기조차 마냥 반대한다면 동맹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4일 화상으로 진행된 미국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4일 화상으로 진행된 미국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송 대표는 최근 개성공단 맥도날드 입점을 제안했다. 그는 4일 애스펀 포럼에서 "만일 (미국계 다국적 기업) 맥도날드가 개성공단에 지점을 연다면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차원의 군사훈련이라는 것을 북한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제2의 베트남'으로 만들어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게 북미 모두의 이익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평양의 '트럼프 타워'를 일찌감치 역설해온 정치인다운 담대한 혜안이다. 이는 북미관계를 정상화해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떼어놓자는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최근 주장과 맞물려 더욱 흥미롭다.
     
    하지만 문제는 일의 순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미훈련은 눈앞의 일이고 개성공단 맥도날드 카드로 북한을 안심시키는 것은 훗날의 꿈같은 목표다. 개성공단 미국 기업 진출은커녕 개성공단 재개 자체도 대북제재에 걸려 한 걸음도 나설 수 없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미국은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있기 전에는 결단코 제재 완화가 있을 수 없음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런 워싱턴의 기류를 바꾸려면 우리 쪽의 엄청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2002년 북한을 공격하려 했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설득했다는 김대중 대통령 이상의 결기가 요구된다. 그러나 제재 완화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한미훈련 연기조차 주저하는 것을 보면 그저 휘황한 신기루가 아닐지 걱정이 된다.

    "역사 문을 뛰쳐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붙잡아라." 19세기 독일을 통일한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말이다. 남북관계가 대전환을 이룬 2018년 자주 인용됐던 구절이 다시금 안타깝게 떠오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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