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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주·학군 수요發 서울 아파트 전세난…"하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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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건축 이주·학군 수요發 서울 아파트 전세난…"하반기도 쉽지 않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이한형 기자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이한형 기자
    "워낙 전세물건이 없다보니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입니다. 최고 6억 원에 거래되던 흑석동 한강현대 전용면적 66㎡ 타입이 며칠 전 6억 5000만 원에 거래됐어요. 호가는 부르는게 값이에요. 7억 5000만 원에서 8억 원까지 나와있는데 이 가격에 거래될 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반포3주구도 내년 1월부터 이주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 분들도 지금 구하러 다니고 문의도 많이 들어오니까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려도 나갈거라는 기대를 하는것 같아요"


    지난 21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현대 부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전셋값 상승은 재건축 이주수요의 영향이 크다. 강남지역 정비사업 이주 수요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전세 불안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달부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와 신반포18차(182가구) 등이 이주에 나서면서 이주 수요의 영향으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하반기 이주 예정인 신반포 18·21차 등을 포함하면 서초구 내 이주 수요만 5000여 가구에 달해 전세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서초구는 최근 반포 3주구의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면서 조합과 협의해 이주 시기를 9월부터 내년 5월까지로 늦추며 전세시장 관리에 나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초·잠원동 등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이 0.30% 상승하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비사업 이주 영향이 있는 동작구(0.22%)는 지난해 8월 첫째 주(0.27%) 이후 49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방학 이사철을 맞아 목동 학군이 있는 양천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0.25%로 전주(0.07%)의 3.5배로 치솟았다. 서초구(0.30%)를 제외하고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의 전세난이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안정적인 요인보다 불안 요인이 더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세난에 숨통을 틔워 줄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상반기의 4분의 3 수준으로 줄어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입주자 모집공고 기준 3만864가구로, 작년 4만9411가구보다 약 38% 줄었다. 올해 입주 물량 중 1만7723가구는 상반기 입주를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약 26% 적은 1만314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처럼 줄어든 입주물량 중에도 전·월세 시장에 나오는 물량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상당수가 전·월세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인근 지역의 전셋값까지 끌어내렸지만, 최근에는 청약 당첨자 중 무주택자 비율이 높아서 직접 입주하려는 경우가 많을 것이란 얘기다.

    또 임대차법 개정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셋집에서 2년 더 거주하려는 세입자가 크게 늘면서 전세 물건 품귀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집주인들이 신규 전세의 경우 미리 보증금을 2~4년 뒤 수준으로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하반기 전셋값 안정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가 없어지자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은마아파트의 전세 물량은 74건이었지만 이날 기준 163건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은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20건에서 40건으로 2배 증가했다.

    다른 재건축 단지로도 이 현상이 번질수 있다면 불안한 전세 시장을 진정시키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재건축 단지에서 나올 수 있는 전세 매물이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전세난 해소 및 전셋값 안정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인의 과세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경향도 있고, 전세의 월세화 현상 등을 고려하면 전세시장 불안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재건축 2년 실거주의무가 폐지되고 3기 신도시와 임대주택 등 정부의 지속적인 공급 의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어서 전세 대란 수준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하반기에 임대차 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신규 계약이 늘 수 있고,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 무주택자들이 분양시장을 선호해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당첨 전까지 임대차 수요에 머물면서 전세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에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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