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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워낭소리 기적'' 계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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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뉴스해설]''워낭소리 기적'' 계속될 수 있을까

    • 2009-03-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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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워낭소리가 관객 200만을 돌파했다. 한국 독립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아직도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현재 280개가 넘는 스크린에서 평일 6만명, 주말 10만명 가량을 모으고 있다.

    ''휴대폰'', ''마린보이'', ''작전'' 등 메이저 영화들을 줄줄이 KO시킨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힘은, 오로지 효율에 의해 밀려나고 사라지고 있는 ''느림보''들의 일상이었다.

    [BestNocut_L]선댄스를 울음바다로 만든 이 독립 다큐멘터리는 원래 방송용이었다. 방송용 다큐멘터리가 영화가 되어 개봉한 이유는 아무도 편성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인 KBS나 심지어 EBS에서도.

    우리 방송시장은 이미 충분히 상업적이기 때문에 공룡을 재현하거나 북극곰을 찍은 블록버스터 다큐멘터리는 편성이 되어도,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는 1억짜리 소품은 5년 간 준비하고 3년 간 찍었다 해도 편성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쓰레기통으로 갈 뻔했던 이 수작은 올해로 폐지된 ''다양성 영화 마케팅 개봉 지원 사업''의 마지막 수혜자가 되어 겨우 극장에 걸리게 되었다.

    ''워낭소리''의 기적은, 독립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마케팅비를 지원하는 이 사업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2004년이 되어서야 겨우 시작되어, 얼마 안되는 예산으로 근근이 버텨온 이 지원 사업은, 결국 ''선택''과 ''집중''에서 밀려서 사라졌다.

    추측컨대 논란이 되는 미디어 법안까지 통과된다면, 제 2, 제 3의 ''워낭소리''는 방송과 영화판에서 한꺼번에 퇴출당해 해외 영화제를 통해서나 겨우 구경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와중에 ''워낭소리''는 불법 복제의 피해까지도 고스란히 입고 있다. P2P 사이트를 통해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불법 복제판은 해외 수출의 판로까지 막고 있다. 참 어렵게 만들어 낸 신화가 또다시 뭉게구름이 되어 버릴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불법 복제물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문화 정책이라고 큰 소리쳤던 정부와 발본색원의 의지를 강조하던 사법 당국이 1년 넘도록 엉뚱한 곳에서 삽질을 할 동안, 불법 다운로드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젠 힘들게 싹 틔운 희망의 ''워낭소리''가 메아리만 남기고 사라질 지경이 되어 가는데도, 제작자들이 직접 고발할 때 까지 그런 사실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저작권 침해가 친고죄라서 손 놓고 계셨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워낭소리''''의 성공이 한국 독립영화의 발전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독립영화산업의 죽음을 위무하는 마지막 꽃사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그래도 한 가지 고무적인 일은 불법 다운로드로 보았든, 상영관에서 보았든, ''''워낭소리''''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 작품을, 또 그 작품이 그려낸 세상을, 이 작품이 세상에 던지는 깨달음을 지켜주고 싶어 한다는 일이다.

    이번 기회에 불법 다운로드가 스스로 자정되는 기적까지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워낭소리''''를 통해 깨달은 것들이 보다 실천적으로 공유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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