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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공격적인 '가상인간', 대기업은 "고민 중"…온도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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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스타트업 공격적인 '가상인간', 대기업은 "고민 중"…온도차 왜?

    핵심요약

    '스타트업' 필두로 활동 영역 넓혀가는 국내 가상인간 시장
    대기업도 '래아'·'네온' 등 선보였지만, 조심스러운 분위기
    "사업 방향 스타트업과 다르다"…윤리 문제도 읽혀

    LG 홈페이지 캡처LG 홈페이지 캡처


    실제 사람과 똑 닮은 가상인간(Virtual Human)이 화제다. 가상인간을 앞세운 마케팅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은 적극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반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은 "가능성을 살펴보는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스타트업' 필두로 활동 영역 넓혀가는 가상인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는 지난 1일 출범하면서 첫 광고를 공개했다. 모델은 '버추얼 인플루언서'(가상 유명인) 로지였다.

    로지는 콘텐츠 전문 기업인 로커스의 자회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만들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디자인했다고 한다. 로지는 지난해 8월 SNS 계정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고, 같은해 12월에서야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지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졌다. 로지가 출연한 영상들에는 "신인 모델인 줄 알았더니 인간이 아니었다", "춤을 너무 잘 춰서 찾아보니 가상인간이었다" 같은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9일 오전 기준 신한라이프의 공식 광고영상 조회 수는 141만 회를 기록했다.

    가상인간 사업에서는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수아가 대표적이다. 수아는 국내 최초 실시간 인터랙티브(양방향 소통)가 가능한 가상 인간이다. 수아는 숏폼(Short Form) 동영상 콘텐츠를 틱톡(TikTok) 등에 올린다. '똑똑똑 챌린지'는 22만 뷰를 기록했고, 아이유의 '라일락' 커버 영상은 14만 뷰를 넘어섰다.

    디오비스튜디오가 제작한 가상인간 루이에는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이 활용됐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 편집물을 말한다. 루이는 실제 촬영한 동영상에 가상의 얼굴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루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루이커버리'에 브이로그나, 댄스 커버 영상 등을 올리며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루이의 인기가 커지면서,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안심여행' 캠페인 모델에 이어 파트라X생활지음의 브랜드 모델로 발탁됐다.
    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 제공

    LG전자는 '래아', 삼성전자는 '샘'·'네온' 선보여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이미 가상인간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 1월 IT 박람회 'CES'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가상인간 김래아를 소개했다.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의 래아는 23세의 싱어송라이터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1년 앞서 같은 전시회에서 가상인간 네온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이 교육을 위해 만든 샘도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유튜브, 틱톡, 오프라인 광고 등으로 자사 가상인간의 활동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혀가는 스타트업에 비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김래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지난 3월 이후 아무 소식도 올라오지 않는 상태다. 게시물도 80여 개에 불과하다. 네온이나 샘 등도 눈에 띄는 공개 활동이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김래아 등 가상인간의 (사업)가능성 등을 타진해보고 있는 단계"라며 "활용 방향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네온을 CES에 공개했을 당시 파일럿 개념으로 공개한 것이지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공개한 것은 아니다"며 "샘 같은 경우는 원래부터 교육용으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LG홈페이지 캡처LG홈페이지 캡처

    가상인간 활용 방향 고민하는 대기업들…"윤리 문제도 읽혀"


    가상인간을 대하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온도 차는 왜일까.

    일단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가상인간에 투자하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의 가상인간은 모델료를 받고 활동하는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하나의 상품이 됐다. 하지만 모바일과 가전 등 '기존 주력 상품'이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경우는 상황이 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가상인간들은 모델로 활동하면서 실제로 모델료도 받고 있다. 스스로 부를 창출하고 있다"며 "반면 대기업들은 가상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앞으로 메타버스 개념이 넓어졌을 때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기술, 마케팅 관점에서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음성 AI 비서 빅스비가 있고, LG전자도 스마트TV에 알렉사를 탑재하고 있다"며 "추후 가상인간이 이런 서비스들과 연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윤리적 고민도 읽힌다. 대부분의 가상인간들이 여성이다보니, 성적 대상화나 성희롱 등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출시 한 달 만에 성희롱, 소수자 혐오,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AI 챗봇 '이루다' 사태는 사회에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실제로 샘의 경우, 해외 네티즌들이 이를 다양한 팬아트, 코스프레 등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성적으로 소비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울여대 김명주 바른AI연구센터장은 "사회적으로 방향 자체가 검증이 안된 기술이다보니, 회사 입장에서도 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네거티브(Negative)한 반응이 나오게 되면, 기업 이미지 손상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과 업계 등에서 계속해서 관련 담론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며 "어느정도 사회적 반응 등이 가시화되어야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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