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FC 미들급 타이틀 전을 펼친 오일학(왼쪽)과 황인수. 로드 FC 제공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002년생 오일학(19).
2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 형과 함께 지내온 그에게 종합 격투기(MMA)는 희망이자 돌파구였다.
2019년 프로 선수로 데뷔한 오일학은 4전 전승을 거뒀고 로드 FC 역대 최연소(만 19세 1개월 6일)로 챔피언 타이틀전을 치르게 됐다.
챔피언 벨트를 차서 어머니께 효도하겠다는 오일학이었지만 프로 무대는 냉정했다. 열정은 넘쳤지만 상대의 노련미가 한 수 위였다.
오일학은 지난 3일 오후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로드몰 로드 FC 058 파트 2 메인 이벤트 미들급 타이틀 매치에서 황인수(27)에게 2라운드 34초 만에 펀치 TKO 패했다. 프로 데뷔 후 첫 패배자 첫 TKO 패였다.
8살 어린 초신성을 만난 황인수는 MMA 통산 6승 1패로 6경기 연속 피니시 기록을 이어갔다. 오일학의 강력한 펀치에 고전했지만 황인수의 강력한 오른발 카프킥이 승부를 결정했다.
로드 FC 미들급 타이틀전을 펼치고 있는 오일학(왼쪽)과 황인수. 로드 FC 제공1라운드 두 선수는 글러브 터치 없이 곧바로 맞붙었다. 황인수는 카프킥과 헤드킥으로 오일학을 압박했다. 황인수의 초반 압박에 당황한 오일학은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황인수의 강한 킥이 오일학의 왼쪽 다리를 붉게 물들여갈 때 오일학의 펀치가 나왔다. 근거리로 좁힌 오일학은 연속 펀치로 황인수의 머리를 노렸다. 한차례 위기를 넘긴 황인수는 재차 오일학을 압박했지만 곧바로 안면에 펀치를 허용했다.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황인수는 강력한 카프킥을 오일학의 왼쪽 다리에 꽂았다. 경기장이 크게 울릴 만큼 강력한 킥이었다.
데미지를 받은 오일학이 당황하며 케이지 구석으로 몰렸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황인수가 펀치로 압박했다. 황인수는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오른쪽 사이드로 빠지려는 오일학의 흐름을 읽고 타이밍에 맞춰 오른손 펀치를 날렸다.
강력하진 않았지만 움직이는 순간 안면에 펀치를 허용한 오일학은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황인수가 파운딩을 쏟아 냈고 TKO 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오일학은 왼쪽 다리를 절면서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비록 패했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 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준 오일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