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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왜 오세훈만 때릴까?



국회/정당

    이재명은 왜 오세훈만 때릴까?

    이재명표 기본소득론에 연일 여야 구분없는 견제구
    이 지사, 여권 경쟁자에 대해선 언급없이 오세훈 서울시장만 비판
    吳 공격하며 기본소득 충분히 설명해 與 주자 간접견제
    여권 1위 주자 이미지 굳히기+친문 견제 완화 효과까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박종민기자·윤창원 기자

     

    여권의 차기 대선 잠룡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여야 구분없는 견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의 '투트랙' 대응이 눈길을 끈다.

    최근 여권은 물론 야권 잠룡까지 뛰어든 '기본소득' 신경전이 격화됐는데 작정한 듯 여권 주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대응하지 않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만 비판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가 상당기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온 기본소득에 대한 비판은 여권에서 먼저 시작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30일 "동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비난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 지사의 전국민 지원에 대한 비판은 총리 재직 시절부터 제기해왔다.

    또 다른 경쟁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대표 시절 필요한 계층에 대한 더 두터운 지원을 강조하며 이 지사와 날을 세워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공식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의 박용진 의원과 이광재 의원 또한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여권 잠룡 대다수가 이 지사를 협공하는 모양새가 갖춰지게 됐다.

    이 지사로서는 정책적 토론의 차원에서라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설명에 나설 수 있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과거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일었던 당시 이 전 대표나 정 전 총리에 대응해 전국민지급을 주장했던 모습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반면 가장 최근 논쟁을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연일 수위 높은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8일 오 시장을 향해 "저소득 자녀만 골라 무상급식하자며 차별급식 논쟁을 일으키셨던"이라고 수식한 후 오 시장의 '안심소득'을 "저성장 양극화시대에 맞지 않는 근시안적 처방"이라고 폄하했다.

    오 시장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기본원칙도 전혀 지키지 못한 현금살포"라고 비난하자 29일과 30일 연이어 "17조원이나 되는 안심소득의 재원은 무엇인가", "국민의힘의 제1공약과 당원(오 시장)의 제1정책이 상반됐으니 국민을 속인 것", "증세 없이 매년 17조원을 만드는 것은 오병이어의 기적에 가까운 능력", "적반하장"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같은 이 지사의 행보는 표면상으로는 오 시장만을 겨냥한 듯 보이지만, 이를 통해 여권 경쟁자들을 향해서도 충분히 할 말을 다 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의 안심소득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본소득론이 어떻게 설계돼 있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여권 내의 비판에 대해서도 대응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지사는 오 시장과의 페이스북 설전 도중 △'매월'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낙인효과 없이 세금을 낸 사람이 모두 혜택을 받으며 △수혜자 계층의 취업회피 가능성을 차단하고 △단기로는 예산절감, 중기로는 조세감면, 장기로는 목적세 증가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등 자신의 기본소득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지사가 당내 경쟁자들 대신 오 시장과 일대일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여권 수위주자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권 주자들을 건너뛰고 야권 잠룡과 경쟁을 펼침으로써 당내 경쟁을 넘어서서 이미 본선을 향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내 주류로 분류되는 친문 지지층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지사가 섣불리 당내 경쟁자들을 견제해 갈등이 불거질 경우 평소 원만한 관계가 아닌 친문 성향의 당원들이 이 지사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더욱 강하게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이 지사 측 측근 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지사의 여권 내 독주가 경선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이어지면서 경쟁자들의 견제 수위 또한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으면서 1등 주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불필요한 내부 경쟁은 최소화화면서 평소 소신인 지역경제활성화와 보편적 지원에 대한 구상을 설명한다면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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