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4일 영국 대사관 근무 시절 부인이 현지 도자기 불법 반입‧판매 의혹과 관련해 "관세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조치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들게 송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자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영국 주재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박 후보자의 부인은 현지 도자기 및 장식품을 대량 구매 후 관세를 내지 않고 국내에 반입한 바 있다. 박 후보자의 부인은 입국 후 카페를 운영하며 일부 도자기를 판매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불법 판매 논란이 불거졌다. {RELNEWS:right}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박 후보자 부인이 SNS에 올린 도자기 사진을 보여주며 "이건 관세청과 협의할 사항이 아니라 관세청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사진 내부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이건 '티팟 테디베어'라고 하는 물품으로 전 세계에 7500개 밖에 없는 한정품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나와 있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벼룩시장에서 1파운드 정도에 파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수집하기 위해 각 생산지마다 돌아다니며 사들인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내 입국할 때 몰랐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선교 의원도 "외교부에 확인해보니 박 후보자가 영국에서 거주한 곳은 넓이가 30평 밖에 되지 않는다"며 "해당 도자기가 실제로 집에서 사용했다는 것을 국민이 믿으라는 것이냐"고 캐물었다.
그러면서 "국내에 들여온 샹들리에가 8개인데, 이것도 국내 유통 가격이 중고가격만 수백만원에 달한다"며 "이 사진들을 처음 접했을 때 난파선에서 건져 올린 보물 사진인 줄 알았다. 일반인이 이런 걸 들여왔다면 밀수에 해당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 후보자는 영국 대사관 근무 기간이 끝난 이후 국내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관세 절차가 현행법에 의해 진행됐다고 주장했지만,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샹들리에 8개를 방 4개, 거실 1개가 있는 곳에 달고 살았단 것이냐"며 "3개월 이상 샹들리에를 달고 사용했어야 관세법상 면세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법 시행 규칙의 사용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던 물품이기 때문에 샹들리에 등이 이사 물품이 될 수 없고, 신고하지 않은 것은 밀수"라며 "왜 자꾸 취미생활로 카페를 개업하고 우연히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판매했다고 국민들을 속이겠다는 것이냐"고 박 후보자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영국에서 집안에 장식 되어있던 것을 카페로 갖고 간 것"이라며 "영국 벼룩시장에서 산 물품들이라 비싼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너무 커지고 아내가 힘들어해 현재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향후에도 카페 운영을 하지 않겠다. 현재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