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희비가 엇갈린 백하나(왼쪽)와 정경은. 사진=요넥스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던 전 여자 대표 정경은(31·김천시청)이 일단 구제를 받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택규 회장은 3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정경은은 협회 차원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등록이 돼 있다"면서 "충북 진천선수촌에도 함께 입촌해서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과 다음 달 예정된 국제 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경은은 지난 1월 19~23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 복식 선수 12명에 들지 못했다. 자동 선발된 세계 랭킹 상위자 외에는 선발전 성적과 심사위원 평가 점수를 합산해 발탁이 이뤄졌는데 정경은이 탈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경은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대회가 한창 진행 중 모 심사위원이 특정 선수를 거론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전해 들었다"면서 "이미 특정팀 선수의 선발이 정해진 듯한 발언으로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갔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6명의 심사위원 중 3명은 선발전에 참가한 선수들의 지도자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경은은 선발전에서 9승 4패로 공동 7위에 올랐다. 그러나 리그전 7승 7패를 거둔 선수가 선발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협회는 정경은을 국가대표 선수로 인정한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 국가대표 중 문제가 있는 여자 복식 선수들만 대한체육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면서 "체육회는 대신 '세계 상위 랭커로 자동 선발된 선수 외에도 10위 선수까지는 협회 자체 예산을 들여 훈련을 진행하라'고 권고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경은도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다.
다만 정경은과 짝을 이룬 백하나(MG새마을금고)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계 랭킹 4위 이소희-신승찬, 6위 김소영(이상 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복식은 같은 나라에서 세계 8위 이내 복수의 팀이 있을 경우 2개 조만 출전할 수 있다.
세계 랭킹 9위인 정경은-백하나는 남은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해도 랭킹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이달 25일부터 열리는 국제배드민턴연맹(BWF) 말레이시아오픈 슈퍼750과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BWF 싱가포르오픈 슈퍼500 등이다. 다만 석연치 않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억울함은 어느 정도 풀게 됐다.
김 회장은 기자 간담회 서두에 "지난 1월 선발전과 관련해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점에 대해 시비를 떠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정경은의 대표팀 합류를 전하면서 "올림픽이 끝나면 선발전을 새롭게 치러서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를 선발할 텐데 논란이 된 심사위원 평가 점수 등은 폐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