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윤여정이 한국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6일(월) 밤 9시 OCN에서 녹화 방송된다.
이번 수상을 비롯해 영국 아카데미, 미국 배우조합상, 미국 독립영화상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모두 42관왕을 달성한 윤여정은, 그간 화제를 몰고 다닌 수상 소감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시 한 번 재치를 뽐냈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배우 브래드 피트가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해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다.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있었나? 만나서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제작자로도 유명한 브래드 피트는 윤여정에게 수상 영광을 안긴 영화 '미나리'를 제작했다.
윤여정은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나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내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나에게 표를 준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대단히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스티븐 연, 정이삭,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됐다"며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나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정이삭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나의 감독이었다.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여정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즈 등 다섯 배우에게 영광을 돌리면서 "나는 경쟁을 싫어한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나? 나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다. 우리끼리 경쟁할 수는 없다. 오늘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해 환호를 얻었다.
그는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나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윤여정은 끝으로 스크린 데뷔작 '화녀'를 연출했던 고(故)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며 "나는 이 상을 나의 첫 번째 감독,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었고, 나의 데뷔작을 함께 했다"며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것이다.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