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맞대결을 벌이는 최신희(왼쪽)와 김주희가 링 위에서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지은 기자/노컷뉴스)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세계챔피언 최신희(22)와 김주희(19·이상 현풍)는 많이 닮아 있다. 복싱 선수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곱상한 외모에 발랄한 말투, 그리고 복싱에 대한 열정과 욕심조차 닮아있다.
''닮은꼴 복서'' 최신희와 김주희가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6월말로 예정되어 있는 최신희의 타이틀 방어전을 마친 뒤 9월경 맞붙을 예정.
링 위에서 서로를 때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최신희와 김주희 사이에 경계심은 전혀 없어 보인다. 둘이 앉아 장난치고 재잘재잘 떠드는 것이 경쟁자가 아니라 친자매 같다.
[PAST] "아빠 때문에" vs "언니 때문에"최신희, 김주희는 둘 다 자신들이 복싱 선수가 되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최신희는 아버지 최승현씨(51) 때문에 글러브를 낀 케이스. 고등학교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했던 최신희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동료들과의 잦은 술자리로 인해 체중이 급격히 불었다.(최신희의 주량은 웬만한 남자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라고.)
결국 몸무게는 65kg에 육박했고 보다 못한 최씨는 딸의 다이어트를 위해 자신이 다니던 복싱 체육관에 최신희를 등록시켰다. 2002년 가을이었다.
김주희는 언니 때문에 복싱을 하게 됐다. 김주희 언니 김미나씨(23)는 고등학교 때부터 복싱을 즐겼는데, 당시 김씨가 다니는 체육관은 여자 회원수를 5명으로 제한해 놓고 있었다.
대입을 코앞에 두고 부득이하게 체육관을 다닐 수 없었던 김미나씨는 입시 후 재등록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 대타로 김주희를 등록시켰고 이후 김주희는 언니에게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1999년 겨울이었다.
[FUTURE] "여군 될래요" vs "통합 챔피언이요"최신희와 김주희는 나란히 세계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목표는 확연히 다르다.
최신희는 은퇴 시기를 2년 후 정도로 잡고 있다. "어릴 적부터의 꿈은 군인이었어요"라고는 최신희는 은퇴 후 여군의 길을 걷고 싶단다. 현재 서울 보건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최신희는 4년제로 편입, 졸업후 여군 장교시험을 볼 계획이다. 차분한 성격답게 계획도 꼼꼼하다.
반면 아직 십대 소녀인 김주희는 챔피언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 많다. "원래 제가 욕심이 좀 많아요"라고 입을 뗀 김주희는 "기구 통합 챔피언, 또 다른 체급의 석권 등 복싱 안에서도 여러 가지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PRESENT] "너무 귀여워" vs "다리 긴 것 봐"최신희와 김주희가 처음 만난 것은 2003년이었다. 최신희와 김주희가 소속되어 있는 현풍 프로모션의 황기 대표로 인해 체육관에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졌다. 최신희는 김주희의 귀여움이, 김주희는 최신희의 늘씬함이 인상적이었다고.
한국챔피언에 오른 것은 김주희가 먼저였다. 최신희는 "2004년 한국챔피언이 된 주희를 보면서 속은 쓰렸지만, 주희라는 모델이 있어 더 열심히 하는 동기가 됐어요"라고 말한다.
김주희도 "신희 언니가 지난 4월 IFBA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을 보면서 나 역시 저 무대에 서겠다는 다짐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최신희와 김주희는 2003년 첫 만남 이후 3년간 같은 길을 걸어왔지만 링 위에서 만난 적은 없다. 스파링을 한차례 해본 적이 있지만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도 안난다는 것이 두 선수의 공통된 얘기다.
"누가 이길지는 아무도 몰라요" 맞대결을 추진한 황기 대표의 말이다. 최신희와 김주희도 약속이나 한 듯 "링 위에서 상대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아요. 결과가 정직하게 말해줄 거예요''''라고 말한다.
그녀들은 프로다.
CBS 체육부 박지은 기자
△최신희=나이 22/ 신장 176cm/ 체중 50kg/ 학력 서울 보건대학 2학년 재학중/ 2004년 여자플라이급 한국챔피언, 2005년 국제여자복싱협회 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김주희=나이 19/ 신장 160cm/ 체중 50kg/ 학력 영등포여고 졸/ 2004년 여자주니어플라이급 한국챔피언, 2004년 국제여자복싱협회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