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찾은 내 34번''
배번을 다는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갖고 싶어하는 숫자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김사율(29)에게 있어 그 번호는 바로 ''34''였다.
김사율이 2009 시즌 꿈에 그리던 34번을 10년만에 되찾는 경사를 누렸다. 이번 시즌 롯데의 많은 선수들이 배번을 바꾼 가운데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난 시즌까지 이용훈(32)이 달고 있던 34번을 넘겨받은 김사율이다.
경남상고 시절부터 34번을 달던 김사율은 지난 199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순위로 롯데에 입단하게 된 뒤 구단에 배번 ''34번''을 원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34번을 노리는 선수는 또 있었다.
당시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던 펠릭스 호세(43)였다. 공교롭게 김사율과 같은 해에 롯데에 입단하게 된 호세는 강력하게 ''34번''을 요구했고 이에 김사율은 배번을 외국인 선수 호세에게 양보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2003년 다시 한번 ''34번''을 노려봤지만 이용훈이 SK로부터 트레이드 입단하면서 원래 달던 34번을 고수, 김사율은 다시 한번 꿈의 번호를 놓친채 군 복무를 하게 됐다.
전역 후에는 경쟁자가 더 늘어났다. 이용훈과 함께 호세가 재 입단해 34번을 노리는 선수가 3명이 된 것. 결국 34번을 차지 한것은 이용훈이었고 호세는 99번으로 마음을 돌렸다.
10여년을 기다린 김사율에게도 기회가 왔다. 지난 2008년 2월 22일 이용훈이 첫째를 득남한 것을 기념으로 배번을 22로 바꿔달기로 결심한 것.
10년만에 돌아온 34번은 김사율에게는 행운의 번호. 34번을 달고 뛰던 경남상고 당시 김사율은 팀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되찾은 34번을 달고 김사율이 2009시즌을 활짝 꽃피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