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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내곡동 땅' 말바꾸기에 박영선-안철수 협공



국회/정당

    오세훈 '내곡동 땅' 말바꾸기에 박영선-안철수 협공

    吳 "노무현정부때 사업 지정…땅 존재도 몰랐다" 사실과 다른 해명으로 논란 자초
    "노무현정부때 절차 시작됐다…수용이나 지구 지정을 몰랐다는 것"으로 말바꿔
    與 "사업 이미 지정됐다면서 왜 적극 추진 요구했나"
    2000년 재산신고 당시엔 사업 추진 안돼 수용 등은 알 수도 없었던 상태
    '국장전결'·'보상으로 손해봤다' 주장도 논란
    吳 "알 수 없었다. 오히려 손해봤다" vs 與 "어떻게 시장이 모르나. 지정만으로 이미 땅값 올랐다"
    단일화 경쟁중인 국민의당도 "吳 말장난으로 세 고개 넘어…설명도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부동산 특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오 후보의 잦은 말 바꾸기가 논란을 키우는 형국이다.

    ◇쟁점

    이번 의혹의 쟁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진행된 보금자리 지구 선정 사업에 영향력을 미쳤는지와 △이를 통해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다.

    오 후보의 가족과 처가가 소유했던 4443㎡의 내곡동 땅은 2009년 10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

    이로 인해 평당 270만원, 총 36억5천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됐는데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은 사업지정과 보상 모두 특혜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오 후보 측은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오히려 해당 사업으로 인해 처가가 손해를 입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말바꾸기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의원들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내곡동 땅 의혹에 대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해명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오 후보가 팩트와 다른 해명을 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는 점이다.

    1. 노무현 정부 때 지정이라더니 이명박 정부때 확정

    오 후보는 지난 9일 "2006년 3월에 이미 국민임대 예정지구로 지정이 된다. 정확히 말하면 노무현 정부 때 지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이 자신이 시장으로 재직할 때도 아니고 이명박 정부 때도 아닌 민주당 정권 때 결정됐기 때문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는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보금자리 계획이 확정된 것이 오 후보가 시장이자, 이명박 정부이던 2009년으로 밝혀지면서 오 후보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오 후보는 법 개정으로 인해 해당 지구가 명칭만 바뀌었을 뿐 그 이전부터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제가 '지정이 됐다'고 잘못 말씀드리는 바람에 '거짓말을 했다'는 공격을 받았는데 지정절차가 그 전부터 시작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을 바꿨다.

    2. "땅 존재를 몰랐다" → "국민임대주택지구 지정된 줄 몰랐다"

    2010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시절 오세훈 후보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가 말을 바꿨다.

    국회의원 출신이기도 한 오 의원은 2000년 당선 후 이뤄진 재산신고에서 해당 토지를 신고했다. 재산을 신고해놓고 신고자 본인이 해당 토지를 몰랐다고 말한 셈이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오 후보는 다시 말을 바꿔 "존재를 몰랐다는 표현은 당시에 수용절차가 진행되는 것조차도 몰랐다는 것"이라며 "재산 신고할 때 내곡동 땅이라는 게 있다는 것은 저도 봐서 '아, 내곡동에 땅이 있구나' 알았지 그 땅이 수용절차가 진행되고 있는지 국민임대주택지구로 지정이 됐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재해명에 나섰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대해 민주당과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측은 거짓말도 문제지만 그에 대한 해명 또한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박성준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오 후보는 2006년 7월 서울시장 취임 후 주민들과 정부가 반대하던 본 사업에 대해 매우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제안해 나갔다"며 오 후보가 사실관계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가 이미 사업을 확정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 오 후보가 당시 시장으로 취임한 후 해당 사업을 적극 추진해 줄 것을 정부에 제안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 후보가 재산 신고 당시에 수용절차나 임대주택 지구 지정 등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한 것도 비판의 지점이 되고 있다.

    오 후보가 해당 토지의 존재 여부를 알게 됐다는 재산 신고는 2000년에 이뤄졌다.

    당시는 임대주택 지구 사업이 전혀 추진되고 있지 않던 시기이기 때문에 수용절차나 임대주택 지구 지정 등을 알 수 없었다는 오 후보의 발언은 당시 내곡동 땅의 존재 여부를 알고 있는지 여부와는 무관한 내용인 셈이다.

    ◇진실 공방

    윤창원 기자

     

    오 후보의 다른 해명에 대해서도 진실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 후보는 해당 사업에 대해 미리 알았더라도 자신이 시장이 되기 이전부터 진행 중이어서 손을 쓸 도리가 없었으며, 오히려 지구 지정으로 인해 강제로 수용되면서 시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보상을 받게 돼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당 270만원이었는데 지금 그 근처의 땅이 평당 수천만원"이라며 "만일 그 땅을 제외시켰다면 저희 처갓집은 지금 엄청난 부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시 서울시 주택국장이 전결로 처리를 했기 때문에 자신은 자신 사업의 추진 상황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국장 또한 토지 소유자 명단에 오 후보의 이름이 없이 처가 사람들의 이름만 있었기 때문에 오 후보가 관련돼 있는지 여부를 알 수가 없었던 만큼 별도의 특혜를 줄 이유도, 방법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사업 확정만으로 이미 토지 가격이 이전보다 상승했기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한규 선대본 대변인은 "진실은 그린벨트였던 해당 토지를 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함으로써 거래도 되지 않던 토지의 시세를 급등시켰다는 것"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의 개발예정지구 자체가 특혜였다.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 변화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국장 전결에 대해서도 근거가 빈약하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민주당 황방열 선대본 부대변인은 오 후보가 증거로 내세운 2009년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에 내곡지구 외 1개 지구에 대한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제안서'가 단순히 당시 국토해양부에 지구 지정을 제안하는 제안서일 뿐, 서울시가 중요한 사업 결정을 내리는 문서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시간이 지나도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자 오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도 오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오 후보가 '본인 재임 이전에 이미 지구선정이 돼 있었다'고 한 고개를 넘고, 재임 시절 선정이 진행됐다는 서류가 공개되자 '배우자 소유의 땅의 존재도 몰랐다'고 말을 바꾸면서 두 고개를 넘고, 재산등록에서 신고 사실이 확인되자 '땅이 지구선정 대상지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몰랐다는 뜻이었다'고 한국말을 번역하며 세 고개를 넘고 있다"며 "서울시장 후보는 시민들이 가지는 도덕적인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 회피 기준에 어긋나지 않았음을 검증하는 대상인데 여태껏 이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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