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1호 접종자인 환경미화원 정미경 씨가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백신 접종 둘째 날인 27일부터는 화이자 백신을 통한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접종이 시작됐다.
이날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는 인원은 300명으로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 등이다.
백신 접종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이뤄졌다. 백신은 이미 전날 냉동고에서 꺼내져 해동된 상태로 접종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실에서는 의료진이 바이알(백신이 담긴 유리병)에 주사기를 투입해 약제를 채워놓는 작업이 진행됐다.
접종을 앞두고 예진실에서는 의사가 접종 대기자에게 현재 몸 상태를 묻고, 과거 백신 접종 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적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또 의사는 접종이 끝난 뒤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15분 이상 대기하며 이상반응을 확인하고, 3일 정도는 사우나처럼 땀을 흘리는 행위나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설명이었다.
이날 가장 먼저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확진자 병동의 폐기물 처리와 환경 관리를 담당하는 미화원 정미경(51)씨다.
백신은 어깨 근처 삼각근에 주사됐다. 접종을 마친 정씨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처음으로 맞는다니 영광이었다"며 "모두들 다 맞아서 빠르게 코로나19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씨는 맞을 때 살짝 긴장은 됐지만, 별다른 통증도 이상반응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접종을 마친 뒤에는 이상반응을 관찰하는 대기실로 이동해야 한다. 센터에 설치된 대기실에는 창문이 모두 열려있었고, 접종자들은 칸막이로 나눠진 공간에서 일정한 거리를 지키며 편하게 앉아 이상반응을 살폈다.
코로나19 중환자 간호를 맡고 있는 손홍석(28)씨는 "(접종할 때) 긴장하긴 했는데, 막상 맞아보니까 지난해 맞았던 인플루엔자 백신과 다를게 없었다"며 "이상반응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의사 1호 접종자 전재현 씨가 예진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의료진들은 이날 백신 접종을 통해 감염 걱정 없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환자 간호를 맡고 있는 간호사 조안나(35)씨는 "지난 1년간 코로나 중환자 간호를 맡았는데 백신을 맞고 나서 더 든든해졌다"며 "든든한 마음으로 코로나 종식될 때까지 중환자 간호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중앙예방접종센터 오명돈 센터장도 "코로나19 대응의 두 축은 방역과 의료 대응인데, 의료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료인이 감염되지 않고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안전한 상황에서 의료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 센터장은 "학술적으로는 어느 백신이든 안전하고 예방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돼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내 순서에 내가 맞을 수 있는 백신이 가장 좋은 백신'이라고 생각하셔서 자기 순서에 맞게 접종을 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