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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재인 정부, 탈 '탈핵'?

    울산CBS '시사팩토리 100.3'
    이향희의 월간 정치공장
    신울진3·4호기 건설 백지화 앞두고
    산업부, 공사계획 인가 기간 연장
    차기 정부서 건설 여부 결정할 것
    한수원,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시도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 논란
    문재인 정부, 탈핵정책 이행해야

    ■ 방 송 : 울산CBS FM 100.3
    ■ 방송일 : 2021년 2월 25일 오후 5:05~5:30
    ■ 진 행 : 김유리
    ■ 출 연 : 이향희
    ■ 음 악 : 길기판
    ■ 기 술 : 강승복
    ■ 구 성 : 엄유미
    ■ 연 출 : 김성광

    ◇김유리> 안녕하세요, 시사팩토리 100.3 김유리입니다. '동남권의 관문'으로 언급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대외비 문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이번 신공항 사업에 최대 28조6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기존에 알려진 7조 원 가량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이런 금액이라면 6조9000억 원 가량의 예산이 계획됐던 기존의 김해신공항 건설계획보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건데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면, 22조 원 가량의 재정이 투입됐던 4대강 사업을 뛰어넘는 초대형 사업이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대규모 신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했는데요. 이런 경제성 평가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부산 가덕도뿐 아니라 우리 울산 바로 아래 기장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입니다. 노후화로 폐로를 앞둔 고리2호기 운영연장과 관련해 경제성 평가 이야기가 나오고 있죠. 오늘 이향희의 월간 정치공장에서 '경제성 평가', '노후원전 운영연장', '신규원전' 등의 열쇳말을 중심으로 이향희 노동당 전 울산시당 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바로 함께하시죠.

    ◇김유리> 어서 오세요. 이향희 위원장님, 오랜만입니다.

    ◆이향희>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이죠.

    ◇김유리> 시사팩토리 100.3 청취자 여러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이향희>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정치공장의 이향희입니다. 지난주 설 연휴 특집으로 팟캐스트 정치팩토리가 시사팩토리 방송 시간에 편성돼서 잠깐 우리 청취자분들에게 인사드리긴 했는데, 정치공장으로 인사드리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김유리> 연초부터 울산시장과 교육감, 그리고 각 구‧군의 자치단체장 릴레이 인터뷰가 편성이 돼서 한동안 정치공장을 모두 미뤘거든요. 그래서 오래 못 봬서 아쉬웠는데, 오늘 격하게 환영합니다.

    ◆이향희> 감사합니다.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울산시민들이 꼭 아셔야 할 이야기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방송 끝까지 들어주세요.

    ◇김유리> 오늘 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더라고요. 하나하나씩 짚어 볼게요. 오늘 위원장님께서 열정적으로 준비하신 주제, 뭔가요?

    ◆이향희> 다른 정치 공장장들은 사자성어로 얘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래서 준비해 봤는데, '결자해지'입니다. 보통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된다는 표현으로 쓰잖아요. 근데 오늘 제가 준비한 이 결자해지, 일을 저지른 사람은 사실은 한 명이 아닙니다. 크게는 핵이 인류의 재앙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과잉생산, 과잉소비, 무분별한 전기소비의 삶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모두이고요. 구체적으로는 2017년 임기 초반에 탈원전 시대를 열겠다고 호언장담하시고 나서 아직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문재인 정부입니다. 우리 세대의 문제를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지 말고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당장 모든 원전을 멈추지는 못해도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와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는 절대 안하겠다던 정부의 약속, 이 약속을 제대로 지켜야하는데 최근에 또 우리 국민들 뒤통수를 쳤죠.

    ◇김유리> 뒤통수를 쳤다니 어떤 사안인지 궁금한데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이향희> 월요일 뉴스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텐데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2회 에너지위원회를 열어 울진에 있는 신울진3·4호기 핵발전소 공사계획 인가 기간을 2023년 12월까지 3년이나 연장을 했습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하 KINS)의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논란 중인 월성원전이 2010년 기준 최대 1만 배의 삼중수소가 누출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2023년이면 수명이 끝나는 노후원전인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신청기한 연장을 원안위에 요청했다고 해요. 핵과 관련된 대행 이슈 3가지가 터졌는데요. 이 부분 오늘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김유리> 오늘 다룰 이야기가 만만치 않은데, 그래도 원전에 포위돼서 살고 있잖아요, 우리 울산시민들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이야기인거 같습니다. 그럼 지난 22일 산업부 발표부터 하나씩 살펴볼까요?

    ◆이향희> 작년 11월에 한수원 이사회 결정을 통해서 신울진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공사계획 허가 기간 연장을 산업부에 요청을 했습니다. 원래 바로 내일, 2월 26일이면 신울진3·4호기 건설이 내일까지 첫 삽을 뜨지 않으면 전기사업 허가가 취소돼서 신울진3·4호기는 완전히 백지화되는 상황이었거든요. 바로 내일이요. 그런데 이거를 지난 월요일에 산업부가 22차 에너지위원회 회의를 열어서 3‧4호기 공사계획 인가 기간을 한수원이 신청한대로 2023년 12월까지 장장 3년이나 연장하는 결정을 해버린 거예요.

    ◇김유리> 바로 내일이면 백지화되는 신울진3·4호기 공사계획 인가 기간을 2023년까지, 그러니까 3년이나 연장을 했다는 건데, 신규원전 건설 백지화를 약속했던 정부 정책 기조와는 산업부 결정, 굉장히 뭐가 안 맞아 보이거든요. 그 이유가 뭐예요?

    ◆이향희> 이렇게 생각하면 쉬울 거예요.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남았죠. 내년 봄에 대선이 있잖아요. 사실 이번에 이렇게 연기해버리면 차기 대선에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여지가 생기겠죠. 사실상 신울진3·4호기 공사 착공 여부를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게 돼요. 산업부는 기간 연장 취지를 사업 재개가 아니라 사업허가 취소할 때 발생할 여러 가지 한수원의 적자나 불이익 문제 이런 걸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시간을 준거라고 변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포기한 거 아니냐 라고 시민사회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신울진3·4호기 건설계획은 2017년 정부가 탈핵로드맵과 8차,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이미 제외시킨 사업이거든요. 청취자 여러분,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뭐냐 하면요. 향후 15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할 전력수요 대비해서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도 잡고 그거에 따라서 필요한 전력설비를 확충하는 방법이에요. 전기가 얼마나 필요할까? 그 전기를 생산하려면 발전설비를 뭘 만들어야 될까? 얼마나 만들어야 될까? 이런 걸 2년 주기로 정부에서 계획을 세워서 9차까지 나왔고, 이 9차가 2020년부터 2034년까지 대한민국의 전기 계획을 다 담고 있는 계획서예요. 근데 이 계획서에 중장기 전력설비계획에 신울진3·4호기는 애초에 없었어요. 왜냐면 정부가 더 이상 핵발전소 안 짓겠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이거를 이미 제외시킨 이 사업을, 그리고 심지어 2017년에 계획시킬 때부터 한수원이 이미 부지도 선정해놨고, 또 두산중공업이 이미 돈도 많이 투자했는데 이거 없애면 안 된다 난리 난리를 쳐가지고 정부가 자그마치 우리 국민들의 세금 1조원을 투자해서 재정지원도 이미 해준 적이 있거든요.

    ◇김유리> 정부 정책에서 검토 후에 재정지출까지 해서 제외된 사업을 다시 번복하는 이런 결정이 어떻게 가능했던 건가요?

    ◆이향희> 그렇죠. 의아스럽죠. 비밀은 에너지위원회에 있습니다. 22일 오후에 산업부가 22회 에너지위원회를 열었다고 했잖아요. 이 에너지위원회 회의에서 신울진3·4호기 공사계획 인가기간을 3년이나 연장하는 결정을 했는데요. 이 에너지위원회는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5명의 정부부처 당연직위원, 그리고 위촉직으로 19명이 구성되어있어요. 근데 위촉해서 뽑은 민간전문위원 중에 지금 한참 논란이 되고 있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 여부 결정 당시에 원안위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계속 자격 논란이 있었던 인사가 바로 이 에너지위원회에도 또 포함되어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에너지위원회에 보통 우리는 핵마피아 이렇게 부르는데, 이런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으니까 탈원전 정책이 일관되게 진행되지 못했던 거 아닌가라고 시민사회에서는 걱정하고 있고,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 이후 4년 동안 신울진3·4호기 건설 계획을 취소할만한 어떤 행정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점. 선언은 했지만 이걸 뒷받침할 제도, 법적조치 이런 것들을 하지 않고 오히려 본인들이 선언했던 탈핵로드맵 자체를 후퇴시킨 거 아닌가, 결국 정부 책임이다. 이렇게 얘길 많이 하고 있고요. 화요일에 울산에 56개 단체가 총 망라해서 만들어진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산업부의 이번 결정은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라는 대전제를 무너뜨리고 국가전력수급기본계획과 배치되는 잘못된 결정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 과감하게 산업부 장관 해임해야 된다, 문책해야 된다. 그리고 신울진3·4호기를 포함해서 신규핵발전소 금지 계획은 완전히 딱 법으로 만들어라 이런 이야기를 했죠.

     



    ◇김유리> 지난 23일에 있었던 기자회견이 그런 이유로 열렸던 거네요.

    ◆이향희> 네, 맞습니다. 사실 울산시민들은 기억하실 텐데요. 2017년 대선 당시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울산에 지어지는 신고리5‧6호기 막겠다. 안 짓겠다. 이렇게 약속했었잖아요. 근데 당선되고 나서 스리슬쩍 신고리5‧6호기를 지을지 말지를 국민들과 함께 토론하는 공론화를 통해서 사회적 숙의를 거쳐서 다시 논의하자 라고 하고 나서는 그 사회적 숙의를 명분으로 결국은 공사가 재개돼서 지금 한창 신고리5‧6호기 지어지고 있고요. 공약이나 정책을 실행할 때 구제적인 행정 조치나 입법 과정 없이 그냥 정치인이 호언장담하는 건 보통 좌초되기 쉽더라고요. 그런데 이 와중에 더 중요합니다. 2023년이면 수명이 만료되는, 딱 2년 남았어요. 고리2호기에 대해서 한수원이 수명연장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까지 수명연장 신청을 하지 않으면, 고리2호기 역시 영구정지 수순을 밟게 되거든요. 지금 2월이니까 두 달밖에 안 남았잖아요. 그런데 한수원이 고리2호기 영구정지를 막기 위해서 신청기한 연장을 또 요청했어요.

    ◇김유리> 진짜요? 정부는 그동안 노후 원전은 설계수명이 끝나면 수명연장 없이 영구정지하겠다고 공언해왔잖아요.

    ◆이향희> 맞습니다. 사실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정부 방침에 따라서 공기업인 한수원은 고리2호기 설계수명인 2023년까지 잘 운영하다가 폐로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한수원이 이를 다시 논란의 대상으로 삼은 이유가 있는데요. 연초 계속 시끄러웠던 감사원의 월성1호기 영구정지 과정에서의 평가. 이런 일들 뉴스를 통해서 다들 아실 텐데, 이 과정을 통해서 감사원이 그런 결정을 해요. 다른 핵발전소도 영구정지 결정할 때 경제성 평가 꼭 해라. 월성1호기도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 제대로 안됐다 이런 얘기 나오면서 계속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한수원이 고리2호기 영구정지 전에 감사원의 권고대로 경제성 평가를 해야 되기 때문에 수명연장 신청기한을 연장 해 달라 이런 명분을 삼아서 원안위에 요청한 거죠. 근데 사실 저는 이건 핑계인거 같아요. 법적으로 사업자인 한수원이 이사회를 통해서 영구정지를 결정하면 되거든요. 최종적으로 이 핵발전소를 계속 쓸 건지 말 건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한수원 이사회에 있어요. 그래서 한수원 이사회가 문 닫자 하고 결정하고 정부에 보고만 하면 돼요. 한수원은 공기업으로서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 원칙'을 지키면 되는 건데, 원안위는 한수원의 '고리2호기 수명연장 신청기한 연장'을 또 거부하면 되는 거고요. 백 번 양보해서 한수원이 신청기한을 연장해서 경제성 평가를 한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원안위는 이 핵발전소 관련해서 평가할 때 항목이 법률상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관이지 경제성을 평가하는 기관이 아니고 그런 법적 규정도 없어요.

    ◇김유리> 사실 안정성이 더 중요하잖아요.

    ◆이향희> 당연하죠. 그리고 만약에 경제성 평가를 한다고 하면 그리고 이 경제성 평가가 반영돼야 한다고 하면 폐로비용이, 이 고준위핵폐기물 처리비용이 사실 반영돼서 발전 단가에 반영한 재산정 이런 것들이 반영돼야 하는데 고려가 전혀 안 돼 있죠.

    ◇김유리> 그럼 고리2호기뿐만 아니라 앞으로 설계수명이 끝나는 노후원전은 계속 나올 텐데, 어떡해요?

    ◆이향희> 맞습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가 계속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뭐냐면 앞으로 줄줄이 노후원전들이 수명이 끝나요. 2호기는 23년, 3호기는 24년, 4호기는 25년, 그리고 월성2호기는 26년, 월성3호기 27년.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의 가장 오래된 노후원전인 고리원전, 월성원전이 앞으로 5~6년 안에 다 수명이 끝나거든요. 근데 이걸 그 수명대로 쓰고 멈추면 되는데 한수원이 이번에 고리2호기 수명연장 기한 신청을 막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계속해서 연장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김유리> 그럼 위험해질 수 있을 거 같은데, 최근에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출 논란도 있었잖아요. 시민들이 굉장히 두려워했는데, 정확한 내용이 뭐였죠?

    ◆이향희> 맞습니다. 바나나 6개, 멸치 한 마리 뭐 이런 삼중수소 논란이 있었는데요. 한수원은 '방사능 누출 없다, 빗물이 원인이고, 공기에서 전이됐고, 설사 방사능이 누출됐다고 하더라도 이건 기준치 이하니까 안전하다' 이런 이야기 했었는데, 사실 지난 19일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이 발표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월성원전 방사능 오염수 누출이 명백한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경주시민행동이 KINS가 월성원전 정기검사보고서를 내거든요. 사실 KINS가 하는 일이 18개월에 한 번씩 대한민국에 있는 핵발전소를 정기보고를 해서 이걸 보고서를 원안위에 제출을 해요. 원안위가 핵발전소들이 다 안전하게 가동되고 있는지 관리 감독을 하는데 이 보고서 내용 하나당 거의 400페이지 짜리인데요. 월성원전 4개를 보고서 거의 2,000페이지 가까운 걸 쭉 보신 거예요. 봤더니 사용후핵연료 저장소랑 폐수지저장탱크 이런데서 정말 누출이 있고, 그래서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다는 걸 정확하게 확인한 거예요.

    ◇김유리> KINS,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국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연구기관이죠?

    ◆이향희> 맞습니다. 국무총리 산하에 원안위가 있고, 이 원안위가 법이나 원자력 전문가들이 아니니까 관련 법률적인 근거나 자료들을 KINS에 의뢰해서 KINS에 있는 학자들이 이런 걸 계속 조사하고 분석해서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고 원안위는 그거에 근거해서 일을 하죠.

    ◇김유리> 그러면 KINS의 원전에 대한 정기보고서는 굉장히 객관적이고 중요한 보고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향희> 맞습니다. KINS의 월성원전 1,2,3,4호기 정기보고서는 정말 양 자체도 크고 아까 제가 방대하다고 했잖아요. 2,000페이지 가까운 방대한 자료를 경주활동가들이 분석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을 거 같은데, 지하 구조물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누설되고 있다는 게 이 KINS보고서에 딱 명시가 되어있는 거예요. 1호기의 경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차수막이 파손돼서 저장조의 수량이 반이나 줄었대요. 반이나 준 게 어디 갔겠어요? 다 어딘가로 샜다는 이야기잖아요. 삼중수소 농도가 심지어 3만4천 베크렐이라고 보고서가 추정하고 있고요. 또 1,2호기 모두 다 폐수지저장탱크에 방사능 오염수가 누설됐다고 하는데, 2호기 같은 경우는 벽체에 미세균열이 있어서 이 균열을 통해서 누수가 있을 것 같다는 발표가 있고, 이 누설로 그 인근에 있는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2억1,700만 베크렐이라고 KINS 보고서에 딱 명시가 되어 있어요.

    ◇김유리> 이 사안에 대해서 한수원은 어떤 입장이에요?

    ◆이향희> 여러분들 깜짝 놀라지 마세요. 한수원은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높게 검출되는 원인이 빗물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치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계속 얘기하고 있어요. KINS의 월성원전 정기검사보고서는 지하수 삼중수소 검출 원인은 명백하게 오염수 누출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3‧4호기 보고서는 관측 우물에서 정말 너무 높게 나오고 있어서 심지어 삼중수소 농도가 2010년 대비 최대 만 배 높게 나왔다. 그런데도 한수원은 3호기 터빈건물 배수로 삼중수소 71만3천 베크렐 검출 이런 것도 누출이 아니라 공기를 통해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해요. 듣고 있기 힘드시죠? 정기검사보고서에 명백하게 나와 있는데도 이렇게 둘러댈 수가 있나 싶을 만큼 한수원은 계속해서 발뺌하고 있고요. 한두 배 차이가 아니어서, 그리고 그냥 시민사회나 민간감시단체에서 보고한 것도 아니고 KINS의 정기검사보고서에도 이렇게 명백하게 명시돼 있는데 이걸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어서 너무 답답합니다.

    ◇김유리> 그럼 KINS의 입장은 어때요?

    ◆이향희> KINS는 사실 입장을 발표할 수 없는 단체죠. 왜냐면 원안위 산하의 연구기관이니까 원안위가 어떻게 그것을 해석하고 판단하든 KINS는 사실 침묵하고 있을 뿐이죠. 침묵하고 보고서로 모든 것을 얘기하고 있을 뿐이죠.

    ◇김유리> 기준치 자체가 문제라는 게 지금 우리가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이향희> 네. 왜냐면 사실 한수원도 그렇고 원안위도 그렇고 인체 무해하다 기준치에는 안 미친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KINS의 정기검사보고서에도 이 기준치가 명시돼있어요. 뭐라고 되어있냐면 KINS가 리터당 4만 베크렐 기준을 부적절한 판정기준으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그리고 또 이것도 명시되어 있어요. 기준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게 딱 명시가 되어있어요. 정기보고서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소나 그 주변에 오염수 보관하는 구조물 이게 외부환경으로 누설이 없어야 하는데 계속 적정한 판정기준이 마련돼도 이 지하 구조물 세밀하게 검사하고 또 검사했다고 하더라도 지표에 계속 나오니까. 그래서 판정기준이라는 것, 방사능 농도라는 것 이 기준치라는 것 자체가 사실 문제고 서울대 백도명 교수님 같은 경우는 아주 소량의 미량의 방사능이라도 인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해가 되기 때문에 암 발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세상에 안전한 핵은 없다고 보는 게 팩트고 진실이라는 거고요. 사실 그동안 규제기관이 보여준 행태를 봤을 때 원안위도 그렇고 한수원도 그렇고 KINS도 그렇고, 사실 KINS가 국가기관이고 핵 발전 산업을 추진하려고 노력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보고서 자체가 상당히 보수적으로 작성되어 있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만 배, 몇 배 베크렐이 계속 나오고 그리고 본인들의 판정기준, 기준치 자체에 대해서도 부적절하고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얘기할 정도면 이건 정말 심각한 거라고 생각을 해야죠.

    ◇김유리> 얼마 전이죠? 21일 오전 9시경에 영광 앞바다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있었거든요. 경주와 포항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닌데, 지진의 위험 속에 있는 고리원전과 월성원전. 이번 기회에 안전대책이 만들어지면 좋겠는데, 위원장님 방법이 없을까요?

    ◆이향희> 여러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정치인의 말, 약속 참 중요하긴 한데 이게 현실적인 힘을 가지려면 행정적인 조치와 관련 법안 마련이 병행되어야합니다. 사실 한수원은 위험천만한 원전시설을 운영하면서 원안위에 보고의 의무만 있을 뿐 사실 법적 처벌을 위한 규정이 없고 책임이 없어요. 그래서 관련 법령 개정이 정말 시급하고요. 원자력진흥법이 살아있는 한 원전정책 변화가 더 요원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 원자력진흥법 자체를 없애고 탈핵로드맵을 포함해서 에너지기본제정법 다시 만들고 문재인 정부 안에서 처음에 말했던 노후원전 수명연장 안하고 신규 원전 짓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킬 법과 제도를 갖추는 일을 마무리 지어야죠.

    ◇김유리> 그렇군요. 너무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 걸 몰랐습니다. 오늘 이향희 위원장님 출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향희> 감사합니다.

    ◇김유리> 청취자 여러분, 지금 권진아의 '잘 가' 노래 나가고 있는데요, 이 노래 띄어드리면서 저희도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유리, 기술에 강승복, 구성에 엄유미, 연출에 김성광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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