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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받은 코나 또 멈췄다…"소비자 테스트 하는 듯"



울산

    리콜 받은 코나 또 멈췄다…"소비자 테스트 하는 듯"

    보조금 지원, 유지비 적게 들어 선택한 코나지만
    지난해 10월 리콜 조치…한 달 만에 시동 안 걸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하면 괜찮나 했더니 결국
    배터리 모듈 1개 교체했다가 또 다시 찾은 서비스

    시동이 걸리지 않은 코나 계기판에 전기차 시스템을 점검하라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독자 제공

     

    "불이 나는 전기차 코나, '불나'라는 말이 시중에서 떠도니깐 너무 불안했죠. 그나마 현대자동차에서 대대적으로 리콜한다고 해서 좀 괜찮나 싶었는데…"

    현대자동차가 차량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까지 실시했지만 전기차 코나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친환경사업을 하는 황모(55)씨.

    황씨는 지난 2019년 4월에 코나를 구입했다. 시작은 전기차에 대한 호기심 이었지만 정부 보조금 지원에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친환경사업을 하고 있던 터라 회사 이미지와 잘 맞는 것 같아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 코나를 별다른 주저없이 선택했다.

    황씨는 차량을 구입하고 몇 달 되지 않아 코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불안감이 커졌다.

    그래도 위안이 된 것은 현대차의 대대적인 리콜 결정.

    황씨는 지난해 10월 리콜 조치를 받고 난 이후, 코나를 운행하는데 있어서 별다른 문제 없이 괜찮아 질 것으로 기대했다.

    코나 차량이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 독자 제공

     

    ◇문제 시작은 차량 시동, 소프트웨어 때문?

    기대는 한 달 밖에 가지 않았다.

    황씨는 회사 업무차 경북 울진을 방문했다. 울진의 한 충전소에 코나를 주차하고 완충시킨 뒤, 일이 끝나는대로 귀가할 생각이었다.

    업무가 길어진 탓에 자정이 다 되어서야 코나를 찾게 됐다. 문제는 갑자기 시동이 걸리지 않았던 것. 몇 차례 시도를 했지만 헛수고였다.

    계기판에는 '전기적인 문제가 있다'는 EV경고등이 떴다. 결국, 견인차를 불러 포항에 있는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기고 렌트카를 이용해야 했다.

    사흘 만에 코나를 다시 찾았다. 서비스센터 측은 시동이 걸리지 않은 원인으로 소프트웨어 문제를 지적하고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불과 한 달 전에 리콜을 받았는데 원인이 소프트웨어 문제라는 센터 측의 설명에 잘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는 "한 달 사이에 최신 소프트웨어가 나온 것도 아니고 그럼 애초 리콜하면서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 지 걱정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서비스센터에서 찾아 온 코나는 한 달이 채 가지 못했다. 서비스를 받고 2주 만에 또 시동이 걸리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경북 울진 한 면사무소 앞 충전소에서 코나를 주차하고 충전했다. 몇 시간 뒤 운전하려고 보니 시동이 걸리지 않았던 것.

    다시 견인차를 이용해 포항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이번에는 서비스 기간이 더 길어졌다. 2주 만에 센터를 방문하고 차를 찾았다.

    앞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문제라고 했던 서비스센터 측은 배터리 모듈을 문제 삼았다. 3개 모듈 가운데 모듈 1개가 문제가 있어 교체했다는 거다.

    황씨는 "배터리 모듈 1개만 교체하면 나머지 모듈은 이상이 없느냐고 했더니 서비스센터 측으로부터 보장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코나를 찾아오면서 품질 검사를 마친 출고된 완성차가 아닌 테스트 차량을 운전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현대자동차는 코나 일렉트릭 고객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냈다. 독자 제공

     

    ◇3번째 찾은 서비스센터, 배터리 통째로

    황씨는 언제 다시 시동이 꺼질지 모르는 등 차량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운전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감만 커졌다.

    그러면서 다른 이상 증세도 나타났다. 코나 차량의 배터리를 충전하면 100% 완충되지 않고 70%에서 충전이 끝나는 거였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월초, 회사 동료가 황씨의 코나 차량을 몰고 인천을 방문하게 됐다.

    고속도로 주행 등 인천에 도착할 때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한 구청에 주차를 하고 1시간 급속 충전을 했다.

    회사로 복귀하기 위해 코나 차량에 시동을 걸려고 하니 똑같은 증세가 나타났다. EV경고등이 뜨고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코나를 인천 서비스센터에 입고하고 렌터카를 이용해 포항 회사로 내려와야 했다.

    2주 뒤 차를 찾았다.

    서비스센터 측은 앞서 배터리 모듈 1개를 교체해도 문제가 발생하니 아예 배터리 팩 전체를 다 바꿨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등 똑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배터리팩을 다 바꿨다고 하지만 문제가 재발할까봐 운전하는 내내 불안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코나를 구입했다는 이유로 내가 실험대상이 된 것 같아요. 기술이야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현대차가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수리나 렌트카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네요."

    한편, 현대자동차는 최근 코나 일렉트릭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코나 구매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

    현대차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 업데이트'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에서 화재가 났다며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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