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1조6천억원대 피해를 낸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 사태와 관련한 수사와 재판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 핵심 인물들의 1심 선고로 반환점을 돌았다.
해외무역펀드 펀드 사기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은 일단락됐지만,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제기한 정·관계 로비 의혹과 국내 펀드의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수사·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 김봉현 '옥중 입장문' 수사 계속…추가 의혹 제기도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김봉현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에서 또 다른 로비 대상으로 지목한 전직 검찰 수사관에 대한 수사를 아직 끝내지 못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 A씨에게 3억여원을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가져간 돈 중 일부는 경찰이 수사하던 사건의 영장 청구를 지연하려는 로비자금이었으며 로비 대상은 윤대진 검사장(당시 수원지검장)이었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A씨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업무용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A씨가 기존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직전 폐기해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관 B 변호사가 `몰래 변론'으로 라임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4월 체포된 이후 자신의 누나를 통해 B 변호사에게 `수원지검 검사 술접대 자금' 명목으로 1천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B 변호사가 받은 돈이 변호사 선임 착수금 성격이었으며, 수사 기간 검사와 B 변호사가 만난 사실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가 미진했다며 최근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회장은 "1천만원을 전달하기 전 B 변호사와 어떤 내용의 대화를 했는가가 핵심인데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2019년 8~9월께 B 변호사에게 유흥주점에서 검사들 술자리를 마련해 술값을 결제해줬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술접대 의혹'으로 기소된 전·현직 검사와 김 전 회장의 로비 창구로 지목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 '국내펀드 사기' 수사도 남아…메트로폴리탄 김 회장 추적 중 사건 본류인 금융범죄 수사도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검찰은 지난해 라임 펀드 판매사인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을 압수수색해 라임 판매·운용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 판매사가 국내에서 운용되거나 투자된 라임 펀드들의 불완전 판매·부실 운용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한다. 일부 판매사들은 OEM 펀드를 통해 라임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펀드 돌려막기'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라임으로부터 3천500억원가량을 투자받은 부동산 개발회사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 김모 회장에 대한 추적도 계속되고 있다. 김 회장은 김봉현 전 회장이 라임 사태의 `진짜 몸통'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현재 해외도피 중인 그는 라임의 `아바타 자산운용사'로 불리는 라움자산운용의 모회사 라움의 부회장을 지냈다. 라임 투자금 중 일부로 필리핀 세부에 있는 한 카지노 리조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회장 검거를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와 국제사법공조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