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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B컷]'조국 자녀' 목격담에도…'허위 경력' 인정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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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B컷]'조국 자녀' 목격담에도…'허위 경력' 인정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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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욱 "사무실에서의 활동 인정하고도 유죄로 판단"
    法 "불상 업무 수행에 불과, 확인서 내용과 일치 안 해"

    ※ 수사보다는 재판을, 법률가들의 자극적인 한 마디 보다 법정 안의 공기를 읽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드립니다. '법정B컷'은 매일 쏟아지는 'A컷' 기사에 다 담지 못한 법정의 장면을 생생히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중요한 재판, 모두가 주목하지만 누구도 포착하지 못한 재판의 하이라이트들을 충실히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21.1.28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선고 中
    재판장 "입시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이고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사회적 지위 등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범죄입니다. 이 사건 확인서와 같은 허위 경력 자료는 피고인이 명의자이므로 작성권한은 있으나 아무 지원자에게나 이를 마련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피고인과 같이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과 단순한 친분을 넘어 상당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발급받을 수 없는 서류입니다. 결국 지원자의 능력이 아니라 인맥에 따라 입시결과가 좌우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합니다. 다만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집행을 유예합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를 받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지난 28일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이날 업무방해죄로 불구속기소된 최 대표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국회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이 상실된다. 박종민 기자
    재판장이 유죄를 선고하자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지으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조국 일가 입시비리'에 대해 정경심 교수에 이은 법원의 두 번째 유죄 판단입니다.

    두 사람이 재판에서 보여온 방어 논리는 굉장히 흡사했습니다. 정 교수의 재판에서는 딸 조씨, 최 대표의 재판에서는 아들 조씨의 인턴 활동을 보았다는 증인들을 각각 내세워 '허위 경력'이라는 검찰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최 대표도 선고 후 자신의 SNS에 "판사는 사무실에서의 활동사실을 인정하고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며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목격담만으로는 결과적으로 유죄를 막을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2020.8.27 정경심 교수 재판 변호인 증인신문 中
    변호인(이하 변) "증인은 동양대에서 카페를 막 개업했을 시기인 2012년 여름 (정 교수 딸) 조○를 동양대 카페에서 본 적이 있나요?

    이모씨 "네"

    변 "조○이 동양대에서 일하고 있다 했나요?

    이씨 "네 엄마 일을 돕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수업 같은 거 할 때 교재가 없었는지 모르겠는데 A4용지 파일을 많이 들고 다니고 아이들 인솔해서 화장실 왔다갔다 하고 원어민 교사들과 이야기도 하고요.
    우선 대개의 경우 증인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특히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정 교수 측 증인들의 증언들이 그러했습니다. 예를 들면 동양대 내부 카페를 운영했던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조카 이모씨는 2012년 여름 카페에서 조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증언했습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조씨가 실제로 튜터 활동을 했다는 정 교수 측 주장에 힘을 싣는 중요한 근거가 될만한 것이었죠.

    2020.8.27 정경심 교수 재판 검찰 증인신문 中

    검사 " 2012년 8월 14일 열릴 예정인 3기는 폐강됐습니다. 즉 이 말이 뭐냐면 2012년 7월에는 인문학 영재 프로그램이 개설 안 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조○이 아이들을 인솔하고 원어민과 이야기를 하고 커피마신 게 확실한 기억이에요?
    이씨 "네"
    검 "여름경 증인이 봤다는 (조○이) 인솔한 아이들이 대충 어떤 아이들이에요?

    이씨 "어린 학생이었습니다"
    검 "초등학생 이하를 말하는 건가요?"
    이씨 "중학생 같은 애들도 있고 어린 애들 인솔할 때도 있고 그랬습니다"
    검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고 했다가 말 바꿨는데 초등학생인가요 중학생인가요 고등학생인가요?
    증 "제 기억에 아주 어린 아이들은 아니었습니다"
    검 "몇 살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이냐구요"
    증 "중학생 정도 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증언은 곧바로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이씨는 변호인 신문 차례에서는 조씨가 인솔했다는 아이들이 "어린 아이들"이라 했지만 검사의 반대신문에서는 "중학생도 있고 어린 아이도 있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에 검사가 정확한 답변을 요구하자 "중학생 정도로 보였다"고 다시 한번 번복했습니다. (당시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캠프만 실시됐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이례적으로 이씨에게 위증 경고까지 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신빙성이 흔들린 진술은 추후 판결에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이씨 외에 "조씨를 봤다"거나 혹은 "봤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던 동양대 입학처장 강모씨나 다른 일부 동양대 관계자들의 진술도 마찬가지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진술이 앞뒤가 안 맞거나 다른 진술들로 반박이 가능한 내용들이었기 때문이죠.

    반대로 검찰에서 제출한 물적 증거는 보다 명확히 '활동의 부재'를 입증할만한 것이었습니다. 예로 조씨가 영어캠프 봉사활동에 참여했다던 2012년 8월 그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내역을 보면 동양대가 있는 영주에서 사용한 흔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8월 중순부터 말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는 서울과 부산에서 사용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동양대에 왔다는 주장 자체도 믿기 어려워지는 대목입니다. 조씨의 봉사활동을 본 적이 없다는 다른 대다수의 동양대 교직원‧조교의 진술은 차치하더라도 말이죠.

    2020.8.13 정경심 교수 재판 증인신문 中
    변호인 "2009년 5월 15일 오후에 있었던 서울대 법대 100주년 기념관홀에서 개최된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 있죠?
    김원영씨 "네 주제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은데 인권 관련 학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변 "당시 1학년생이었죠? 공익인권법센터 행사요원으로 참석하신건가요?
    김씨 "네"
    변 "그때 고등학생 봤다고 하셨는데 내용 좀 말해주시겠나요?"
    김씨 "그때 아마 거의 유일하게 교복을 입은 학생이 왔어서 저랑 옆에 있던 친구랑 신기해서 봤습니다. 그 학생이 아빠가 학술대회 가보라고 했다 그렇게 얘기해서 아빠가 누구냐 이런 대화를 했습니다"
    변 "아빠가 누구라고 하던가요?"
    김씨 "조국 교수라고 했습니다"
    반면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목격담도 있었습니다.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나온 김원영 변호사의 증언같은 경우닙니다. 당시 김 변호사는 학술대회에서 "아빠가 조국"이라던 고등학생을 봤다고 증언하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세세하게 진술했습니다. 이어진 검찰의 신문 차례 때도 신빙성을 의심하는 질문에 차례차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하며 신빙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도 이에 대해 별도로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진술에 의하더라도 인턴활동을 한 것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설령 세미나에 참석했더라도 진행 보조를 도운 것도 아닌 단순히 세미나 도중이나 끝날 무렵 참석했다는 증명일 뿐이지 인턴 활동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실제로 확인서에는 "2009년 5월 1일~14일까지 조씨가 공익인권법센터장인 한인섭 교수가 준 과제를 수행하고 15일에 세미나에 참석했다"는 내용이 기재돼있는데 정작 한 교수는 "세미나 전 조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설사 조씨가 세미나에 왔더라도 그것은 인턴확인서에 기재된 활동 내역과는 무관해 허위 경력이며 이 경력이 서울대 의전원 입시에 제출됨으로 평가위원들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는 결론입니다.

    20.12.15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 증인신문 中
    변호인 "2017년에 청맥 사무실에서 조국 전 장관 아들 조△씨 본 적 있죠?
    남모 변호사 "네 2017년 초순쯤에 봤습니다. 인사를 나눈 것은 아니고 최강욱 변호사랑 저랑 가까워서 여러 일상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조국 교수가 SNS를 많이 하고 유명했습니다. 그 조국 교수 아들이 인턴을 하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변 "본 장면을 기억나는대로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남씨 "시간이 늦었는데 최 변호사도 있고 다른 변호사 한 사람도 있고 직원들은 없는 상태였는데, 한 청년이, 조국 교수 아들이겠죠. 쭉 가더라구요. 그런 걸 본 적이 있고 또 한번은 최강욱 변호사 방에 들어갔는데 조국 교수 아들로 생각되는 사람이 영어로 된 서류를 찾고 그런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박종민 기자
    최강욱 대표 재판에서도 등장인물만 달라졌지 대체적인 판단은 비슷합니다.

    이 재판에서는 최 대표가 변호사 시절 몸담았던 법무법인 청맥 소속 남모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는데요. 남 변호사는 두번 정도 아들 조씨로 보이는 청년을 당시 청맥 사무실에서 봤다고 증언했습니다. 최 대표 측은 이 진술을 근거 삼아 조씨가 실제 인턴 활동을 했고 허위 확인서를 발급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재판 내내 고수했죠.

    재판부도 남씨의 진술 자체는 대체로 사실로 봤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죄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국 조씨의 활동은 2017년 1월 10일부터 10월 11일 사이 피고인 사무실에서 몇 차례 영문번역이나 불상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매주 2회 매회 8시간 이 사건 법무법인에 근무했다는 확인서 내용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 사건 재판에서 청맥 직원들은 대체로 정기 인턴을 하는 학생을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단순히 과장된 정도가 아니라 정기적인 업무를 수행했다는 자체가 없다는 것으로 정 교수 재판부가 딸 조씨의 '인턴활동'에 대한 판단과 같은 논리입니다. 이러한 경력이 기재된 확인서가 고려대‧연세대 대학원의 입학과정에 제출되며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했다는 점도 마찬가지로 인정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조씨 남매를 보았다"던 증인들의 신빙성 자체가 낮은 경우가 대다수였고 일부 증언은 사실일지라도 이로 인해 인정되는 활동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허위 경력이 기재됐다는 게 두 재판부가 내린 공통된 결론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한형 기자
    정 교수에 이어 최 대표에 대한 1심도 유죄 판결이 나오며 '입시비리'와 관련해 법원의 결론이 나오지 않은 건 사태의 장본인인 조 전 장관의 재판 뿐입니다.

    그간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심리만 진행됐고 입시비리 의혹은 곧 재판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요. 공모자로 적시된 정 교수, 최 대표의 1심에서 공통 혐의가 대부분 유죄로 인정된 가운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할지 변화를 시도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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