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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선박 억류 언제 풀리나…인도 유조선은 25일만에 석방



국방/외교

    이란 선박 억류 언제 풀리나…인도 유조선은 25일만에 석방

    외교차관 방문에도 이란 측 시큰둥…일부 인사는 한국 강하게 비판
    인도 사례 참고할 만…미국 변수 감안하면 더 장기화 가능성 우려
    현실적으로 동결자금 풀 때까지 억류는 어려워…조기해결 배제 못해

    한국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가 지난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함정들에 의해 나포되고 있는 모습. 이란 국영 TV는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에서 환경 오염 유발을 이유로 '한국케미'를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란의 선박 억류 사태가 우리 정부 대표단의 방문에도 별다른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장기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카말 하르라지 외교정책전략위원장 등 이란 고위층과 잇따라 접촉하며 사태 조기 해결을 촉구했지만 양측 입장차만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 측은 (선박 억류가) 순수하게 기술적 차원이다. 사법 절차를 기다려 달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하르라지 위원장이 우리 대표단에게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번 사안이 한국 내 동결자금 문제와 무관함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선박 억류 명분인 환경오염에 대한 증거 제시는 일주일 넘게 미루고 있다.

    미국 신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묘한 중동 정세와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이란 상황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정치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의심이 더욱 강해지는 배경이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영국과 아랍에미리트는 물론 비교적 우호적인 인도를 상대로도 비슷한 선박 억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2019년 7월에는 영국 유조선에 대해 '불법 해로' 운항 혐의를 씌워 억류했다 두 달 만에 풀어줬다. 앞서 영국이 나포한 이란 유조선을 석방한데 따른 상응 조치다.

    지난해 8월 '영해 침범'을 이유로 나포된 아랍에미리트 선박 건은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알려졌다.

    2013년 8월 발생한 인도 유조선 나포는 이번 사건과 가장 유사한 사례다. 이란은 당시에도 선박 평형수 방류 과정에서의 해양 오염을 이유로 억류했고, 선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당시 국제사회에선 인도가 이란 대신 이라크 석유 수입을 늘린 것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했다. 반면 인도 언론은 억류 중인 이란 선박에 대한 뭄바이 고등법원의 심리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했다.

    인도 유조선은 25일 만에 풀려났고 합의 내용은 양국 모두 밝히지 않았다.

    카말 하르라지 이란 외교정책전략위원장. 연합뉴스

     

    해양 오염을 표면적 이유로 들었지만 자국 억류(동결) 자산을 돌려받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인도 유조선 선원들이 억류 중에 열악한 대우를 받았다는 정도다.

    하지만 똑 같이 자국 자산 반환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70억 달러의 한국 내 동결자금과 인도에 억류된 선박의 가치를 동일선상에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히 한국 내 동결자금은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실상 한국의 재량권 밖의 문제란 점에서 인도 사례와 비교하기 어렵다.

    사태 해결을 위해선 결국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기에 인도 사례보다도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그 반대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비록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긍정적이지만 조만간 대이란 제재 해제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를 감안하면 언제가 될지 모를 미국의 태도 변화 전까지 한국 선박을 마냥 억류하는 상황은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

    이란으로서도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이고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국 자금이 묶여있는 나라다.

    이란 당국이 합리적 판단을 한다면 한국에 대한 충격 효과는 지금까지로 충분하고 앞으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수 있음을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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