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신축년 첫 해가 간절곶 앞바다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유튜브 캡처
"간절곶 대신 집에서 랜선 해맞이했어요."
한반도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울산 간절곶.
2021년 첫 태양은 여느 때처럼 간절곶 앞바다에서 힘차게 솟아올랐지만 해맞이객들의 환희에 찬 탄성은 들리지 않았다.
매년 십만명이 넘는 인파가 발 디딜 틈 없이 모였던 간절곶 해맞이광장에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코로나19가 빚은 생경한 풍경이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지자체가 간절곶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물론, 주차장과 해맞이광장 일대를 통제하면서 예년과 같은 떠들썩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매년 간절곶에서 새해 소망을 빌었던 시민들은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여러 소망이 이뤄지기를 기원했다.
북구에 거주하는 허순자(68)씨는 "항상 간절곶이나 동구 대왕암공원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가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며 "새해 첫 해를 보지는 못했지만 올 한해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은 밖에 나가지 않고 TV나 유튜브 등으로 해돋이 생중계를 보며 올 한해 안녕과 가족들의 건강을 빌었다.
실제 이날 오전 간절곶 해돋이를 생중계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2만5천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각자의 소망을 기원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주택 옥상에서 가족·지인과 함께 해맞이를 하거나, '드라이브스루 해돋이'를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남구에 사는 이호춘(40)씨는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새해 첫 해를 봤다"며 "새로 옮긴 직장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빌었다"고 했다.
북구에 거주하는 이해윤(35)씨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해 맞벌이 가정이 모두 힘들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서 소중한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지역 지자체들은 매년 울주군 간절곶, 동구 대왕암공원, 중구 함월루에서 개최하던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간절곶에는 행사 취소에도 관광객 유입이 예상돼 전날 오전 10시부터 1일 오전 10시까지 명산·서생삼거리~간절곶 구간 교통을 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