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 13일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선출된 142명의 경기도의원들은 4년간 사람중심 민생중심의 가치를 둔 '의회다운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1340만 경기도민의 대표기관인 경기도의회는 도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경기도의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뿐 아니라 지역의 현안과 민원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그만큼 도민들을 대표하는 경기도의원의 생각과 가치관, 비전 등은 지방자치시대 경기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말로만 주장하는 정치인이 아닌 도민의 뜻을 알고 성과를 만들어 내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경기도의회 유일한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 정책수석부대표로 의회 내 탁월한 '협상가'로 잘 알려진 박성훈 의원(더불어민주당·남양주4)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결과를 만들어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10여 년간의 국회 보좌관 경험을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만의 색깔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박 의원. CBS노컷뉴스는 현재 교육행정위원회에서 활동중인 박성훈 의원을 만나 정치를 시작한 계기부터 주요 현안 등에 이르기까지 그만의 다양한 정치 스토리를 들어봤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저는 해군 대위로 2005년에 전역했다. 2006년 당시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때인데 국방위원장실로 공채를 응모해 들어가게 됐다. 정치라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고 전역한 장교가 필요하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정치가 잘 맞았는지 도의원이 되기 전까지 10여년 보좌관 생활을 했다. 그렇게 정치에 발을 디디게 됐다.
의회는 군 생활할 때도 느꼈지만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막상 제가 실무자 또는 중간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전혀 바꿀 수 없고 변화될 수 없는 것들이 의회에 들어가니 법률개정이나 일상의 모든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국민, 분야별 의견들을 들어 의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해 변화하는 것들에 대해 의욕이 많이 생기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오랫동안 정치에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대위보다는 처우가 좋지는 않았지만 역동적으로 변화되는 것이 좋았고 아마 그런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국회에서 에피소드가 있다면?=6.25 전쟁에서 전사하시면 국립묘지에 안장이 되는데 시신이 없는 유가족이 있다. 그 당시 국방부에서는 시신이 없으면 국립묘지에 안정을 할 수가 없다고 하고 유가족들은 명패만이라도 국립묘지에 해달라고 하는데 시신이 없으면 안정을 못하는 것이 법률 규정이었다. 법률 문구 하나를 바꾸는 건데 수십년 동안 안됐던 거다. 그것을 유가족 편에서 바꿔 명패만이라도 안장될 수 있게 했다. 유가족이 너무 고맙다고 하셨는데 국회에 들어와서 보람을 느꼈던 여러 에피소드 중 하나다.
또 공공기관에서 토지보상을 할 때 예전에는 흔히 머리띠를 두르고 항의를 하는 모습들이 일상이었는데 바로 보상문제 때문이다. 법률에 보면 시행자 공공기관이 감정평가사를 2명을 추천하고 토지소유자가 1명을 추천해 총 3명이 감정평가를 한다. 2명이 정부 쪽이기 때문에 보상액이 낮게 나온다. 이 법률을 바꿔 지금은 시행자 1명, 광역단체장 1명, 토지소유자 1명으로 감정평가를 한다. 광역단체장은 주민들의 손으로 뽑는 선출직이다 보니 일방적으로 빼앗는 감정가가 나오지는 않는다. 정부에서의 반대가 있었지만 국민들 편에서 합당한 가격에 수용을 하고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렵게 통과되어 보람 있는 일이었다.
-본인의 정치를 하게 됐다. 어떤 목표가 있나?=도민을 대표해서 경기도의회에 왔는데 도의원으로서 한계가 있다고 느껴진다. 그렇지만 정치권이라는 이곳에 발을 딛고 나름대로 길을 찾아 역동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목표를 뚜렷하게 정하기 보다 주어진 것 안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그다음은 저절로 새로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리 욕심이나 목표에 대한 욕심을 부리면 잘 안되는 것 같고 맡은 바 충실히 하면 정치권에서 계속 있으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의 경험이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나?=정치는 대의민주주의고 보편적인 국민들의 민의를 대변하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치권에 들어온다. 군인 출신이긴 하지만 10년이 넘게 국회 비서관, 보좌관으로 일하며 국토교통위, 상업통상자원위, 정보위, 예결위 등 여러 가지 광범위한 분야를 경험했다. 그전에는 누구를 모셔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도의원으로 저의 정치를 하고 있고 그런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고 볼 수 있는 시야가 넓어졌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박성훈 의원./사진=영상 캡처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저는 협상을 잘한다고 본다. 의회 정치가 최선 아니면 차선이여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100%를 만족할 수 없다고 보고 어떤 민원이 있으면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해결하지 않은 행동은 큰 의미가 없고 요구하는 의견들을 반영해야 되고 안되더라도 80~90%는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했을 때다. 이재명 지사가 첫 도정의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다수당인데 사실 갈등이 많았다. 이재명 지사 입장에서는 본인 공약이 100% 예산으로 책정되길 바라고 의회입장에서는 문제 있는 것은 빼야 해서 갈등이 있었는데 협상단의 대표로 나가 중간에서 협상을 잘해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얻어내 좋은 성과로 남았다.
전반기 도시환경위원회에서 경기도시공사에 있어 행정사무감사 때 지적도 많이 했는데 경기도가 3기 신도시가 진행되며 교통이 제일 문제가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교통과 국토, 토지 조사를 같이하는데 경기도는 도시주택실과 교통국이 떨어져 있다. 남양주만 해도 수원으로 오는데 2시간 반~ 3시간 걸린다. 광역 교통이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3기 신도시 6만 6천세대가 들어오면 지금도 교통정체가 심한데 교통지옥을 경험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앞장서야 된다. 국회의 경험이 있다 보니 그런 시각이 나오고 그런 것이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다.
-후반기 관심 갖고 있는 현안은?=의회에는 교섭단체가 있다. 경기도의회는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유일한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다. 의장님이 계시고 당의 의원들을 대변하는 교섭단체 대표가 2년에 한번씩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혼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표와 같이 일할 대표단이 구성되고 그 대표단에 정책수석부대표라는 직책을 맡게 된다. 경기도의 더불어민주당의 정책을 제안하고 검토, 예산까지 어떻게 보면 보좌관 역할을 하고 있다.
광역의원들은 보좌관이 없이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에 제가 보좌관으로 돌아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의회활동을 하는데 분야별 정책도 발굴하고 의견도 듣고 예산 분석과 공통된 정책 등 기초적인 것들을 해드린다. 의원님들이 의정 활동하며 더불어민주당만의 고유의 색깔과 활동으로 경기도의회를 정책적 방향을 담당하고자 한다.
-정책수석부대표의 역할, 성과는?=최근 성과는 고등학교 1학년 무상교육을 원래 내년부터 시작인데 올해 4분기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재정상 어려움이 있는데 무상교육이라는 것이 교섭단체의 정체성이기 때문에 교섭단체 차원에서 요구했고 결정됐다.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초, 중, 고 실내체육관을 건립하는 사업은 교육청과 경기도가 분담을 하게 됐다. 이재명 지사가 계신 경기도의 입장에서는 학교 실내체육관인데 경기도가 예산을 부담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었다. 제가 의회에 와서 처음 합의를 본 것이 실내체육관 건립 때 경기도가 부담하는 것인데 교섭단체 차원에서 주장해 승인이 됐다. 현재 122개의 학교 중 83개 학교는 추진하고 있고 나머지는 교육부 특별교부금으로 추진해 임기 안에 끝내는 게 목표다.
-교육행정위원회의 중점 현안은?
=앞서 말한 실내체육관과 무상교육은 계속적으로 관심 갖고 볼 생각이다. 급식과 관련한 급식종사자들의 처우, 급식의 질의 문제, 교육환경, 미세먼지 관련 공기정화장치 등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원격수업이나 이후의 스마트 스쿨이라고 정부에서 발표한 K뉴딜 중 K스쿨 사업이 있다. 굉장히 예산 규모가 큰데 학교를 코로나 전과 다르게 변화하는 사업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코로나로 인해 혼란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는데 예전 시스템을 갖고 진행하면 안되고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또 있을 수 있고 등교가 되더라도 정보화 IT강국이니 그런 부분을 결합해야 한다. 또 학교 공간 자체도 예전의 정형화된 학교 교실을 탈피해 탈바꿈을 해보자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전후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어떻게 담고 가느냐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지역구인 남양주시의 현안은?=남양주시 인구가 70만 명이 넘어 커지는 도시다. 지금 3기신도시 6만 6천세대의 매머드급 신도시가 들어오고 기존 신도시택지지구 사업 진행과 이에 대한 인프라, 광역교통 문제, 당고개~별내, 오남, 진접을 거치는 지하철 4호선 등 많은 사업들에 대해 주민들의 우려가 많은데 국가사업이다 보니 경기도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게 한계가 있어 굉장히 아쉽다. 경기도민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국토부나 LH 상대로 행정사무감사 때 증인을 요청했는데 당일에 못 나온다고 해서 안타깝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된 지방분권, 지방자치 시대 관련 법률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정치철학은 무엇인가?='실사구시'라고 하고 싶다. 도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을 결과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말, 그럴듯한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어떤 결과물로 만들어내야 한다. 국가나 정부가 안된다고 하는 것, 법률과 원칙상 안되는 것도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의회다. 짧은 시간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 국민들의 의식수준의 변화에 따라 의원들, 정치인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안되는 게 아니라 해야 한다. 안되면 어느정도 절충해서 차선이라도 찾아 바꾸면 우리 사회가 변화된 것 같다.
-"박성훈은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박성훈은 주민들의 '협상가'라고 표현하고 싶다. 도민들을 대표해서 도의원으로 정치를 하고 있는데 주장만 하는 정치인이 아닌 도민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소통, 협상, 토론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고 그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