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유전개발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까지 정조준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파문 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청와대 겨냥하는 한나라당, 파문 확산 차단 부심하는 열린우리당 검찰 수사로 인해 여권이 유전개발 사업에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나자 한나라당이 다시 공세의 포문을 열어 젖혔다.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자택과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9일 있었다.
청와대가 유전개발 사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시점도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지난해 11월이 아니라 8월인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번 의혹사건의 핵심인물인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본부장은 지난해 8월말 청와대 김 모 행정관을 찾아와 유전개발 사업에 대해 보고했다.
또 신광순 전 철도공사 사장이 지난해 8월 중순 이희범 산자부 장관에게 유전개발 사업을 보고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처럼 여당 의원과 정부, 청와대의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한나라당은 즉각 "이번 사건은 권력형 비리가 분명하다"며 공세를 펼쳤다.
한나라, "이번 사건은 권력형 비리가 분명" 공세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청와대 보고''와 관련해 9일 청와대는 "왕 본부장이 김모 행정관에게 15분 가량 개괄적 설명을 한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오일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인 권영세 의원은 "왕 본부장이 수 차례 청와대를 방문했다"며 청와대의 해명을 정면 반박했다.
권영세 의원은 "수사결과 중간발표를 하지 않겠다던 검찰이 갑자기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는데 한나라당이 관련 정보를 입수한데 대한 ''물타기'' 의도가 엿보인다"며 검찰이 왕 본부장의 청와대 보고 사실을 공개한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또 철도공사 문건에 나타난 ''외교안보위''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다며 NSC가 이번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권 의원은 아울러 "수사권 문제 등으로 기로에 선 검찰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왕 본부장 수 차례 청와대 방문했다", 청와대 해명 정면 반박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가세하고 나섰다. 두 당은 청와대와 이광재 의원이 관련 의혹을 모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의원단 부대표인 조승수 의원은 지난해 8월 왕 본부장의 청와대 보고와 관련해 "이번 사건이 작은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다.
조 의원은 "청와대가 더 이상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를 버리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밝히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측근들의 부패 정도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의 핵심참모에게 8000만원의 돈이 전달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니 이제 살인사건에서 손가락 정도가 나온 셈"이라고 밝혔다.
야권이 유전개발 의혹과 관련해 총 공세를 벌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민주당도 가세 野 총 공세 자신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적극적인 해명을 해 온 이광재 의원은 9일에도 보도자료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이날 해명의 초점은 자신의 측근으로 불리는 지모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 가운데 하나인 전대월씨로부터 8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의원은 또 전대월씨와 전씨로부터 돈을 받은 지씨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씨가 10여 년 전 복역 후 고향에 돌아와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았을 때 지씨가 밥도 사주고, 용돈도 주고 한 관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전씨가 돈을 벌어 고향에 와서 지씨에게 은혜를 갚는다는 등 둘 사이에 금전 거래가 꽤 있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이 의원의 설명은 ''전씨와 지씨가 상당한 친분이 있는 사이며 둘 사이에 돈이 오갔더라도 두 사람간의 문제일 뿐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또 유전개발 사업에 대한 외압 의혹은 특검을 통해서라도 해소할 수 있다며 검찰수사는 물론 특검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둘 사이에 돈 오갔더라도 두 사람 문제일 뿐 자신과 관계가 없다는 뜻 청와대 등 권력층의 유전개발 사업 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자 여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검찰이 여당 의원의 국회 사무실에 대해서까지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나서자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를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당은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파문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나라당이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비겁한 것이고 오히려 검찰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라며 야당의 공세 차단에도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문 확산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관련사실이 드러나면 뒷북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고 이 의원은 결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측근의 금품 수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더할수록 정치권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CBS정치부 이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