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택진이 형' 웃게 한 NC 첫 우승의 결정적 장면들



야구

    '택진이 형' 웃게 한 NC 첫 우승의 결정적 장면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6회말 2사 만루 NC 박민우가 2루타를 치고 환호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는 한국시리즈 기간 동안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고척 스카이돔을 찾았다.

    2011년 프로야구의 아홉 번째 구단을 창단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택진이 형'은 마침내 공룡 구단의 포효를 두눈으로 직접 지켜봤다.

    NC는 24일 오후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20시즌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대2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수비코치로 처음 인연을 맺었던 이동욱 감독을 필두로 박민우, 나성범, 강진성 등 NC 창단 멤버들과 125억원 FA 가치를 증명한 포수 양의지, 마운드의 신성 구창모 그리고 탄탄한 투수진은 2020시즌 프로야구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NC의 우승을 만든 결정적인 장면들을 돌아봤다.

    #1 NC 1차전 1회말 공격, 17일 만의 실전 맞아?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NC는 정규리그 종료 후 17일 만에 첫 실전을 치렀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는 NC 타자들이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던지는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NC는 1회말부터 우려를 지웠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2루타를 쳤고 이명기는 초구를 희생번트로 연결했다. 이어 나성범이 시속 152km짜리 직구를 가볍게 받아쳐 선제 적시타를 터뜨렸다.

    NC는 초반부터 빠른 공을 공략하는 타이밍을 잘 잡았다. 철저한 준비 때문이었다. 강진성은 "준비기간 동안 빠른 공을 많이 봤고 전력분석 영상을 보면서 타이밍을 잡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1차전에서 9번타자로 출전한 강진성도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 정규리그 막판 부진 우려를 지웠다. 이후 강진성은 눈부신 활약으로 NC 타선의 한 축을 담당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 (사진=연합뉴스)

     


    #2 알테어의 3점홈런과 마스크 논란

    '팔테어' 애런 알테어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8번타자였다.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심리적 부담감이 적은 8번 타순에 배치하자 타격이 살아났고 결국 31홈런, 108타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알테어는 1차전 4회말 2사 1,2루에서 스코어를 4대0으로 벌리는 3점홈런을 때렸다. 알칸타라의 포크볼을 정확한 타이밍에 잡아당겨 가운데 담을 넘겼다. 노림수가 제대로 통했다. NC는 결국 1차전에서 5대3으로 이겼다.

    하지만 알테어는 경기 후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KBO는 그라운드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데일리 MVP 시상식을 취소했다. 알테어가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프로야구는 5월5일 개막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비교적 안전하게 달려올 수 있었다. 알테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알테어는 다음 날 구단을 통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했고 나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일어난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3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준 구창모

    구창모는 올해 프로야구의 아이콘 중 한명이다. 정규리그에서 9승무패 평균자책점 1.74를 올렸다. 정규리그 개막 이후 두달 반 만에 쌓은 기록이다. 차세대 좌완 에이스의 탄생이었다.

    구창모는 7월말 부상을 당했고 정규리그 막판 복귀해 2경기를 치렀다. 그는 "정규리그와 비교했을 때 몸 상태는 80~90%까지 올라왔다. 부족한 부분은 경기 감각"이라고 말했지만 한국시리즈 등판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우려는 기우였다. 구창모는 6이닝 7피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NC는 크리스 플렉센의 구위에 눌려 4대5로 졌지만 구창모의 부활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었다.

    이동욱 감독은 구창모의 구위에 확신을 가졌다. 1차전에 나섰던 드류 루친스키 대신 구창모를 5차전에 낙점하고 루친스키를 불펜으로 활용하는 변칙 카드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 과감하면서도 옳은 판단이었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1회초 2사 1루 NC 루친스키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4 마무리 드류 루친스키

    1차전 승리 후 2경기를 내리 패한 NC는 4차전에서 2대0으로 앞선 7회말 1사 2루에서 루친스키를 불펜투수로 기용했다.

    이동욱 감독은 처음부터 루친스키에게 경기를 끝까지 맡길 생각은 없었다. "1이닝만 던지게 하고 내릴까 생각도 했는데 생각보다 공이 좋았다.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해서 끝까지 갔다"고 밝혔다.

    루친스키는 마지막 2⅔이닝을 책임졌고 NC는 3대0 승리로 시리즈를 2승2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동욱 감독은 "구창모가 있기 때문에 루친스키를 그렇게 기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5 친정팀 두산을 뒤흔든 '공수겸장' 양의지

    5차전 선발로 나선 구창모는 5회초 2사 후 허경민에게 2루타를 맞고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두산에서는 타격 감각이 좋은 좌타자 정수빈이 타석에 섰다.

    4회까지 직구 구사율이 60%에 가까웠던 구창모는 정수빈을 상대로 5구 연속 슬라이더 승부를 펼쳤다. 이어 결정구로 커브를 던져 타격 타이밍을 흔들었다. 결과는 2루 앞 땅볼.

    이동욱 감독은 "구창모가 초반에는 빠른 공을 많이 사용했다. 먼저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간 게 좋았다. 후반에는 변화구를 섞어 가면서 타자들을 상대했다. 포수 양의지가 그런 볼 배합을 정말 잘해줬다"고 밝혔다.

    NC 다이노스의 영건 구창모가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 포수 양의지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의지는 투수를 편안하게 리드한다. 이닝마다 투수의 좋은 구종과 안 좋은 구종을 구분해 최상의 볼 배합을 구상한다. 컨디션이 좋은 구창모와 리그 최고 포수의 만남은 두산에게 큰 부담이었다.

    양의지의 탁월한 야구 감각은 타석에서도 빛났다.

    양의지는 NC가 1대0으로 앞선 6회초 두산 플렉센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커브가 들어오자 주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커브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의지는 "앞서 직구가 4개 연속 들어왔다. 다음에는 변화구가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림수가 100% 통한 것이다.

    구창모는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양의지는 공수를 지배했다. NC는 두산을 5대0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을 3승2패로 뒤집었다.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 5회말 2사 1,2루 nc이명기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6 대망의 우승을 달성한 공룡 군단의 집중력

    NC 선발 루친스키가 6차전 4회초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박건우에게 2개 연속 볼을 던지자 양의지가 마운드로 올라가 루친스키와 대화를 나눴다.

    이후 NC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났다. 세 타자를 연속으로 내야 땅볼 처리한 것이다. 특히 첫 2명의 타자에게 약한 타구를 이끌어내면서 3루주자의 득점을 막았다.

    두산은 4회까지 잔루 7개를 남겼다. 0의 행진이 계속 됐지만 심리적으로 쫓기는 팀은 두산이었다. 이틀 쉬고 등판한 루친스키는 5이닝 동안 6안타 1볼넷을 내줬지만 실점없이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반면, NC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5회말 2사 후 권희동과 박민우, 이명기의 연속 안타가 나오면서 알칸타라를 상대로 첫 득점을 뽑아냈다.

    마침내 균형을 깬 NC는 6회말 박석민의 적시타와 박민우의 2타점 좌전안타로 스코어를 4대0으로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김택진 NC 다이노스 구단주 (사진=연합뉴스)

     


    팽팽한 양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몰아치기 능력을 발휘한 NC는 결국 두산을 4대2로 따돌리고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차지했다. 오랜 기간 NC 마운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원종현은 감격의 마지막 순간을 짜릿한 포효로 장식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