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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검찰 '무죄' 구형…4‧3 수형인 한 맺힌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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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70년 만에 검찰 '무죄' 구형…4‧3 수형인 한 맺힌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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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일반‧군사재판 수형인 8명 재심사건 결심
    검찰 "공소사실 입증할 증거 없다"며 무죄 구형
    변호인 "공소제기 자체가 위법…공소기각 판결해야"
    수형인들 "평생 죄인처럼 살아와…한 풀어주길"

    4·3 수형인 김정추 할머니(89)가 기자회견 중에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본 재판으로 피고인의 실추된 명예가 회복되고 70여 년 아픔이 조금이라도 치유되길 바랍니다.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구형합니다."

    16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김두황 할아버지(92) 등 4‧3 수형인 8명에 대한 재심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이번 재심에 참여한 8명은 1948년 가을 무장대에 물품‧음식물을 제공하는 등의 혐의(국방경비법 위반‧내란죄)로 육지 형무소에서 억울하게 실형을 산 사람들이다.

    검찰은 판결문 등 소송기록이 없어 공소사실 특정에 애를 먹었던 김정추 할머니(89) 등 군사재판 피해자 7명에 대해서 '완화된' 공소사실을 적용했다.

    지난해 여순사건 등 재심 재판에서 법원이 일시‧장소 등 개괄적인 수준으로 공소사실을 특정하더라도 사안의 특성을 감안해 인정해준 판례가 있어서다.

    검찰은 판결문이 있는 '일반재판' 피해자 김 할아버지를 비롯해 김 할머니 등 군사재판 피해자 7명에 대해서 모두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반면 수형인 측 변호인은 재판 절차의 위법성을 들며 '공소기각' 판결을 요구했다.

    변호인은 "여순사건 재판처럼 공소사실 특정을 완화하더라도 당시 예심 조사, 기소장 등본 송달 등 공소제기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며 이같이 밝혔다.

    재심을 이끌었던 양동윤 4‧3도민연대 대표는 "죄 지은 게 없는데 기소한 것이 잘못이다. 4‧3 자체가 불법"이라며 공소기각 판결을 요구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심을 이끄었던 4·3도민연대 양동윤 대표(사진 오른쪽)와 수형인들. (사진=고상현 기자)

     

    자신을 빨갱이로 몰며 재판에 넘겼던 검찰이 70여 년 만에 "죄가 없다"고 얘기하자, 수형인들은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한 맺힌 눈물을 터뜨렸다.

    김정추 할머니는 "꽃다운 18살에 교도소 생활을 했다. 저는 지금도 무슨 이유 때문에 누명을 썼는지 모른다. 평생 죄인같이 살아왔다"며 흐느꼈다.

    이어 "4‧3 이후 제주를 떠나 부산에 살면서도 제주 사람이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70년 만에 비로소 사람답게 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일반재판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재심 법정에 선 김두황 할아버지도 "70년 응어리 진 모든 문제들을 풀어 달라. 전과 기록 없애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선고 공판은 12월 7일 오전 9시 40분에 열린다.

    지난해 1월 4‧3 생존 수형인 18명이 재심을 통해 오명을 벗은 가운데 2차 재심에 돌입하는 수형인 8명이 70년 한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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