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립창극단 제공
극립창극단이 창극 '아비, 방연'을 오는 30일부터 11월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15년 초연 당시 창극에 연극을 접목한 형식과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가미한 팩션 창극이라는 새 시도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아비, 방연은 조선 초기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할 당시, 강원도 영월로 귀양 가는 단종을 호송하고 유배 중이던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는 임무를 맡았던 실존 인물 '왕방연'을 소재로 한다.
왕방연은 맡은 일의 무게감과 달리 '숙종실록'에 한 차례 이름이 등장할 뿐 다른 역사서에는 그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은 인물이다.
작품은 평생 강직하게 살아왔지만, 피할 수 없는 역사의 파도 속에서 자식을 위해 신념을 꺾어야만 했던 아버지 방연의 고뇌와 아픔에 초점을 맞춘다.
서재형 연출·한아름 작가·황호준 음악감독이 초연에 이어 또다시 의기투합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3월 예정됐던 재공연이 7개월 가량 순연됐지만, 수정·보완 작업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사진=국립창극단 제공)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초연에서 대사로 표현했던 부분 중 일부를 노랫말로 수정하고 언어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변경된 캐스팅에 맞춰 전체적인 음악을 새롭게 편곡했고, 기악 편성에 대금과 아쟁을 더해 전통적인 색채가 짙어졌다.
왕방역 역의 최호성(국립창극단원)과 왕방연의 딸 '소사' 역의 객원배우 박지현이 5년 만에 부녀로 재회한다.
한층 성장한 두 배우는 애틋한 부성애와 지극한 효심을 농익은 소리와 연기로 표현하며 극의 흐름을 설득력 있게 이끈다.
창극단 단원들의 강렬한 소리와 연기 앙상블도 주목할 만하다. 김금미가 '도창'으로 극의 무게 중심을 잡고 민은경은 '단종' 역을 맡아 섬세한 내면연기를 펼친다. 김준수는 '수양대군', 이시웅은 '한명회', 이광복은 '송석동', 유태평양은 '성삼문'을 연기한다.
(사진=국립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