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애플 홈페이지)
애플 '아이폰12'가 베일을 벗었다. 애플의 첫 5세대(5G) 스마트폰이다. 경쟁사보다 1년 반 이상 늦은 5G폰 출시이자, 브랜드 충성도 높은 아이폰 사용자가 5G로 갈아탈 수 있는 첫 기회다. 업계에서는 대량 단말 교체인 이른바 '슈퍼사이클'을 만들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출고가는 가장 저렴한 64GB(기가바이트) 모델 기준 ▲아이폰12 미니 95만원 ▲아이폰12 109만원 ▲아이폰12 프로 135만원 ▲아이폰12 프로맥스 149만원으로 책정됐다.
◇ 애플 최초 5G폰, 교체 수요 높일 듯…5G 중에서도 가장 빠른 '밀리미터파' 통신 품질 '관건'애플은 1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한국 시간 14일 오전 2시) 온라인으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아이폰12 시리즈를 공개했다.
예상대로 아이폰12에는 5G를 채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5G가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다운로드·업로드하고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과 더 반응이 빠른 게이밍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경쟁자에 비해 비교적 늦게 5G에 진출하는 것이지만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은 만큼 글로벌 5G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또 하드웨어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5G폰의 등장은 아이폰 교체 수요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2는 5G 중에서도 더 빠른 고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리미터파' 서비스를 지원한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협력해 밀리미터파 서비스인 '버라이즌 5G 울트라 와이드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버라이즌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4.0Gbps, 최대 업로드 속도가 2.0Gbps에 달한다.
다만 미국에서도 더 속도가 빠른 밀리미터파 5G는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상용화가 된 실정이어서 모든 소비자가 5G의 잠재력을 다 누리기엔 한계가 있다. 한스 베스트버그 버라이즌 CEO는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 내 60개 도시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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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 4종 SE보다 크고 아이폰8보다 작은 '미니' 추가…A14 프로세서 탑재아이폰12 모델은 모두 4종류다. ▲아이폰12 미니(5.4인치) ▲아이폰12(6.1인치) ▲아이폰12 프로(6.1인치) ▲아이폰12 프로 맥스(6.5인치) 등이다. 올해는 '미니' 모델이 추가, 아이폰11보다 한 종류가 더 추가됐다.
아이폰12 미니는 아이폰SE와 아이폰8의 중간 크기다. 애플은 아이폰12 미니를 "세상에서 가장 작고 슬림한 5G폰"이라고 소개했다.
디자인도 달라졌다. 페이스아이디를 탑재했던 2017년 아이폰X 이후 가장 큰 변화다. 모서리가 직각을 이루는 베젤을 적용, 아이폰4를 연상케 한다. 아이폰12는 아이폰11보다 11% 얇고 부피는 15% 작아졌다.
아이폰12 네 가지 모델 모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나노 세라믹을 적용한 '세라믹 쉴드'를 장착해 다른 스마트폰보다 충격에 대한 저항 강도를 높였다.
아이폰12 시리즈에는 5나노미터 공정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칩 'A14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A14 칩의 CPU 성능은 전작 대비 40%, 그래픽 성능은 30% 향상됐다. 전작보다 페이스ID도 더 빨라지고 디지털 줌 기능도 크게 향상됐다. 아이폰12 폼팩터 특성상 전작보다 배터리 성능은 낮아졌지만 A14로 배터리 수명을 1시간 이상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초당 최대 11조번의 연산 가능한 새로운 16코어 뉴럴 엔진을 탑재, 머신 러닝 앱 구동을 개선했다. 애플에 따르면 10배 빠른 머신 러닝 계산을 위해 CPU에 2세대 머신 러닝 액셀러레이터를 넣었다. 이를 통해 이미지 인식, 자연어 학습, 모션 분석 등을 위한 강력한 온디바이스(on-device)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폰12프로와 프로 맥스의 광학줌 기능도 개선됐다. 다만, 업계 전망과 달리 애플이 기술 한계로 120헤르츠(㎐) 주사율(1초 동안 디스플레이가 화면에 프레임을 나타내는 횟수)은 빠졌다.
◇ 프로·맥스 모델 트리플 카메라·라이다 센서 탑재…메인 컬러 '블루' 그래파이트도 첫 선모델별 스펙 차이는 더 뚜렷해졌다. 아이폰12의 상위 2개 모델은 트리플 카메라, 하위 2개 모델은 듀얼 카메라로 급을 나눴다.
아이폰12 프로와 맥스 모델에서는 ToF 3D 센서를 탑재한다. 페이스 ID에 활용되는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고화질 3D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증강현실(AR)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1200만 화소 망원 렌즈가 추가, 광학 2.5배 줌도 지원한다. 센서 크기도 더 커져 저조도에서 전작보다 고품질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아이폰12와 미니에는 초광각·광각 렌즈가 각각 탑재된다.
상위 모델인 아이폰12 프로·맥스에는 라이다(LiDAR) 센서가 포함됐다. 라이다 센서는 빛이 물체에 닿았다가 반사돼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가상현실(AR)·증강현실(VR) 등에 사용된다. 올해 초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됐다.
아이폰12 색상 라인업도 강화, 소비자 선택폭을 늘렸다. 아이폰12 미니와 아이폰12의 경우 ▲블랙 ▲화이트 ▲레드 ▲그린 ▲블루다. 블루는 지난달 공개한 애플워치6에서 먼저 선보였던 색상으로, 기존 옐로와 바이올렛 등 화사한 색상 대신 블루를 아이폰12의 메인 컬러로 내세웠다.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골드 ▲실버 ▲그래파이트 ▲블루 등 4가지다. 아이폰11 프로의 주력 색상이었던 '미드나잇 그린'은 사라졌다. '스페이스 그레이'는 더 짙은 그래파이트 컬러로 대체됐다.
◇ 아이폰12 프로 맥스 512GB 최고가 190만원…韓 첫 1차 출시국 포함, 23일 사전 예약모델 4종에 따라 가격 차이도 상당하다. 국내 출고가는 가장 저렴한 64GB(기가바이트) 모델 기준 ▲아이폰12 미니 95만원 ▲아이폰12 109만원 ▲아이폰12 프로 135만원 ▲아이폰12 프로맥스 149만원으로 책정됐다. 512GB 아이폰12 프로 맥스 출고가는 190만원이다.
아이폰12가 5G폰인 만큼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 한 우리나라가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이달 23일부터 사전 예약 시작, 30일 공식 출시된다. 아이폰12미니와 프로 맥스 출시일은 미정이다. 아이스유니버스는 "아이폰12 미니는 11월 6일부터, 아이폰12 프로 맥스는 11월 13일부터 사전예약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상 3차 출시국에 포함돼 1개월 이상 늦게 출시됐던 과거와 비교하면 예년 대비 한 달 이상 빨라진 것이다. 5G로 처음 출시되는 아이폰을 한국에서 먼저 선보여 점유율을 높일 기회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5G 가입자 수는 8월 말 기준 865만명이다. 그동안 교체를 미뤄온 아이폰 이용자들을 상대로 국내 이통사들이 5G 가입자 쟁탈전을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기, 유선이어폰 등은 기본 구성품에서 빠진다. 5G 부품이 포함되면서 불가피해진 가격 인상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뺀 것으로 보인다.
악세서리를 줄이면 패키지 크기가 줄어들어 운송비를 줄일 수 있다. 전자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환경 운동에 동참한다는 명분도 내세웠다. 충전기와 이어폰이 빠진 아이폰12 패키지에는 내구성이 개선된 고급 라이트닝 케이블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