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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숙 "낙태, 처벌한다고 줄어들까? 오히려 약자만 피해"



사회 일반

    권인숙 "낙태, 처벌한다고 줄어들까? 오히려 약자만 피해"

    임신 중단.. '여성의 삶을 건 선택'
    범죄냐 비범죄냐가 문제의 핵심
    임산부 및 의사의 판단에 맡겨야
    청소년, 장애인 등 약자에게 불리
    임신 주수로 처벌 판단? 애매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인숙(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부가 낙태에 대해서 내놓은 입법 예고안. 여러분, 기억하실 거예요. 1년 6개월 전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는 헌법에 불합치한다.’ 이런 판결 내렸고요.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한 1년 6개월을 정부가 고민하다가 ‘임신 14주까지는 낙태를 허용하는 것으로 하자. 하지만 그 뒤는 낙태죄를 적용시킨다’ 로 이렇게 입법 예고를 한 겁니다. 입법예고가 확정은 아니에요.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입니다.

    이렇게 되자 양쪽에서 반대가 나왔습니다. 여성계에서는 ‘14주라니 무슨 소리냐? 낙태죄 자체를 없애야 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요. 종교계에서는 ‘14주 너무 길다. 이거 더 짧게 조정해라’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안은 정부안이고 국회의원들도 관련 법안을 낼 수 있죠. 오늘 권인숙 의원이 처음으로 이 관련된 법안을 발의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직접 들어보고 싶어서요. 권 의원 스튜디오로 모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권 의원님.

     

    ◆ 권인숙>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법안을 이렇게 따로 내시는 걸 보니까 정부안에는 반대하시는 거군요?

    ◆ 권인숙> 그렇죠.

    ◇ 김현정> 어떤 면에서는 반대입니까?

    ◆ 권인숙> 일단 낙태 관련해서는 이게 허용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허용을 하든 안 하든 여성들은 낙태, 임신 중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하게 됩니다. 그래서 허용을 하든 안 하든 이제까지,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이전에도 그래왔죠. 그런데 여기에서의 문제의 핵심은 이 임신 중단 행위를 범죄로 볼 것인가, 안 볼 것인가가 문제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이해한 게 맞나 봐 주세요. 그러니까 죽어도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된 여성은 낙태죄라는 게 있더라도 낙태를 한다?

    ◆ 권인숙> 이제까지 해 왔죠.

    ◇ 김현정> 그 사람을 잡아가느냐, 법으로. 잡아가느냐 아니냐의 문제인 거다?

    ◆ 권인숙> 그렇죠. 그러니까 범죄냐 비범죄냐의 문제이고 이제까지 범죄로 놔뒀을 때의 문제는 사실은 이건 사문화되어서 거의 범죄 처벌을 받지 못했고 일부 남자친구나 이런 사람들이 악용하는 그런 사례들만 있었고 현실상에서의 문제는 이제 범죄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병원비가 굉장히 비싸지고 그다음에 본인이 임신중단수술을 하고 나서 문제가 생겨도 그거를 의사하고 의논할 수 없고. 왜냐하면 범죄행위, 불법 행위니까요. 이런 식의 문제들만 되었지 사실은 여성들은 할 수밖에 없으면 하는 거죠.

    ◇ 김현정> 예를 들어 할 수밖에 없는 여성이란 어떤 여성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권인숙> 자신의 삶에서, 이거는 삶을 건 판단이잖아요. 그 판단에서 도저히 아이를 잘 키울 수 없다. 내 삶을 유지할 수 없다 라고 판단이 들면 그때는 임신 중단을 선택하죠. 전 세계 여성의 공통된 현상이고요. 그거는 죄가 있거나 없거나 공통되게 일어났던 것이고요. 그래서 이게 있음으로 해서 임신중단 수가 줄어들고 인공 임신 중단이 줄거나 늘고 이런 식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지금 모두 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제 오늘 혼자 나오셨으니까 반대 쪽 의견을 전하자면 이런 거거든요. 지금 낙태죄가 엄연히 살아 있는데도 낙태를 불법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마저 없어지면 그럼 얼마나 쉽게 더 하겠는가 그리고 아까 인생을 건 선택이라고 하셨는데 그 인생을 건 선택을, 그럼 그 전에 좀 판단했으면 안 되냐? 아리를 갖기 전에, 이를테면 더 조심해서 성관계를 한다든지 이랬으면 안 됐겠느냐 이렇게 반론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 권인숙> 글쎄요, 아주 다양하게 임신은 일어나죠. 그거는 그 사유는 각자의 삶의 문제이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고요. 그거는 또 여성만의 책임이라고 애기할 수 없는 요소가 있는 거고요.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서 사회가 도덕적으로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이 행위에 대해서 죄라고, 범죄라고 얘기해서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것의 문제죠. 그리고 사실은 범죄로 처벌하든 안 하든 낙태의 수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보고는 거의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 권인숙>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죄가 있으나 없으나 할 사람은 한다?

    ◆ 권인숙> 이건 삶의 어떤 하나의 결과물이고, 우리가 살아나가는 기본 관계의 결과물이고 그것에 대해서 그것이 이 사회적인 기준, 공동체의 기준이 무엇이든간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지가 있는 거죠. 오히려 저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어도 아이를 자기가 낳아서 키울 수 있겠다라는 판단을 정말 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지금도, 기존 법에서도 어떤 범죄, 성폭행의 피해로 임신을 했다든지 그다음에 키울 수 없는 몸 상태인 사람이 임신을 했다든지 이런 경우들은 낙태가 허용이 됐죠? 예외적으로?

    ◆ 권인숙> 그렇죠. 예외적으로 했죠. 그런데 그걸 입증 책임을 당사자가 갖는 거죠.

    ◇ 김현정> 권인숙 의원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그런 사유가 아니더라도 여성이 임신했지만 나는 정말 이 아이를 키울 수 없어라는 판단이 들 때는 낙태하게끔 해 줘야 한다, 잡아가면 안 된다, 적어도.

    ◆ 권인숙> 그렇죠. 범죄의 영역에서 처벌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여성의 관점이 아닌 아이의 관점에서 한번 보겠습니다. 이제 이것이 종교계 쪽이 주장하는데요.

    ◆ 권인숙> 그렇죠.

    ◇ 김현정> 아니, 아이의 관점에서 보면 도대체 아이는 무슨 죄냐. 22주 넘으면 심지어 그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나와서 혼자 서도 살 수 있는 생명체가 되는데 그런 아이를 낙태하는 것, 이거는 살인죄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8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정부의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예고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권인숙> 그러니까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그거는 사실은 수술의 영역이 아니라 분만의 영역이 됩니다. 그래서 분만의 경우에는 의사와 임신한 임부가 같이 판단해서 이거는 분만을 해야 될 상황이라면 분만을 하는 거죠. 그런 거를 사실은 그거는 주수의 명확함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임부의 상태 그다음에 여러 가지 조건을 보면서 의사와 함께 의논해서 판단해야 될 일이라고 보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것의 결과물에 대해서 범죄로 처벌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 거죠. 그러니까 여기에서 보면 합리적 선택이라는 선택의 결정권을 누가 갖는가의 문제인 거고. 누구나 지금 자신의 상태와 아이의 상태를 보면서 상태를 보면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거죠.

    ◇ 김현정> 그럼 의사의 판단이 아주 중요해지는 거네요?

    ◆ 권인숙> 그렇죠.

    ◇ 김현정> ‘낙태를 해 주세요’ 라고 해서 왔어도 이건 절대 안 됩니다 하면 의사가 절대 해 주지 말아야 된다?

    ◆ 권인숙> 이건 분만의 문제입니다라고 얘기를 했었을 때 그때는 다른 상태에서 얘기를 할 수밖에 없고요. 저는 그런 것을 주수나 이런 부분을 따지면서 범죄의 영역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게 계속 주장하는 바입니다.

    ◇ 김현정> 의사가 그런데 보다가 아이가 충분히 나와서도 나와서 인큐베이터에서 클 수 있을 정도로 컸는데도 무책임하게, 부도덕하게 ‘낙태합시다’ 이렇게 또 결론을 내버리면. 상황이 나아서 키울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그런데도 그렇게 해버리게 되면 무분별하게 되지 않을까요?

    ◆ 권인숙> 그거는 의료법이나 이런 것에 의해서 사실은 다 같이 규율될 수 있는 문제여서요. 그래서 굳이 이런 형법에서 아주 상세하게 굉장히 주관적일 수도 있는 숙고라든지 이런 부분들. 그러니까 사실 객관적으로 증명하기가 어려운 조항들을 막 넣어서 규율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런 법들이 사실은 사실 존재하고 있죠.

    ◇ 김현정> 권 의원님 얘기는 그 여성의 판단과 의사의 판단을 늘 좀 더 믿고 가자. 그리고 또 갈 수 있도록 하자?

    ◆ 권인숙> 그리고 그것들을 규율할 수 있는 법들이 존재하고요.

    ◇ 김현정> 따라서 범죄로 잡아가지는 말자?

    ◆ 권인숙> 그렇죠. 범죄화라고 갖고 있는 실효성이 너무 없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런 고민들 여러 가지가 있다가 정부가 결정한 게 14주 아닙니까?

    ◆ 권인숙> 그렇죠.

    ◇ 김현정> 내 인생에서 정말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야. 그러나 원치 않은 임신을 했어라는 여성은 14주 안에 낙태를 하면 안 돼요? 그러면 낙태. 그러니까 아이의 생명도 존중하면서 여성의 권리도 존중하는 어떤 합리적인 선이 되지는 않겠습니까?

    ◆ 권인숙> 글쎄요. 이게 청소년의 경우도 제가 많이 봤습니다마는 본인이 임신한 걸 잘 몰라요.

    ◇ 김현정> 14주가 되도록?

    ◆ 권인숙> 그렇죠. 잘 모르죠. 잘 모르고 어떤 경우는 6개월이 돼서야 알았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요. 자기가 자기 상태를 인정하지 않거나 그것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6개월이 되도록 아이를 가진 줄도 모른다?

    ◆ 권인숙> 네, 잘 모르고. 이것의 의미를 잘 모르는 거죠. 그리고 현실 부정을 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고요. 그러니까 지적장애가 심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도 그럴 수 있고요.

    ◇ 김현정> 그런 경우에는 그런데 예외적으로 허용되지 않았요? 허락되지 않습니다?

    ◆ 권인숙> 예외적인 조항이 허락되지 않고요. 그리고 여러 가지 상담이지 여러 가지 조건이 헌법상으로 붙었잖아요. 그 조건 맞추다 보면 이 주수라는 것은 금세 지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굉장히 약자인, 사회적 약자인 사람들이 자기의 현실을 잘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지금 규율하겠다고 이제까지 사문화됐던 형법을 막 길게 다시 살려내는 그리고 이제까지 굉장히 형식화되어 있던 걸 실제화시키는 이런 식의 개정안에 대해서 사실은 동의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래서 14주를 뭐 25주로까지 늘리자. 30주, 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죄로 잡아가는 거 막아달라?

    ◆ 권인숙> 죄로 잡아가지는 말고.

    ◇ 김현정> 그렇다고 낙태 찬성은 아니시죠, 당연히?

    ◆ 권인숙> 그렇죠. 도덕의 범주에서는 얘기할 수 있습니다. 도덕의 범주에서 얘기할 수 있고 본인의 여러 가지, 여러 가지 신념이 들어갈 수 있죠, 이런 선택에. 그런 논의는 할 수 있지만 이런 주수라는 것은 명확성이 일단 없어요. 그러면 24주, 하루 전이면 그럼 괜찮고 하루 다음이면 안 되나요? 이런 식으로 명확성이 불분명한 것을 형법에 넣는다라는 건 사실 굉장히 과도한 거죠.

    ◇ 김현정> 뱃속에 있는 아이는 한 마디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사실은 결국 그러면 권인숙 의원님처럼 낙태죄를 아예 없애버리자라는 쪽이 되면 여성과 의사, 다른 어른들의 판단이라는 게 너무너무 중요해지는 건데.

    ◆ 권인숙> 그런 판단의 합리성을 계속 만들어나가야 되는 거고요. 그리고 사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다른 식으로 규율이 얼마든지 가능한데.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어요?

    ◆ 권인숙> 의료법에서도 사실 분만이라든가 이런 것에 의해서 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랄 수 있으면 이건 수술의 범주를 넘어간 거거든요.

    ◇ 김현정> 의료법 같은 걸 통해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

    ◆ 권인숙> 그거를 규율할 수 있는데 굳이 범죄의 개념을 여기에 넣어서 사실 굉장히 소수, 약자들을 규율하기 위해서 이런 법이 존재해야 되는가라는 것에 문제가 있고. 범죄의 죄의식을 자꾸 여성들에게 강요하는 이런 식으로 안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통과 가능성 얼마나 보세요?

    ◆ 권인숙> 노력해 봐야죠.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이 법안을 발의하는 분 권인숙 의원을 통해서 또 이 문제 한번 오늘 다각도로 점검해 봤습니다. 권 의원님 고맙습니다.

    ◆ 권인숙>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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