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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과 암 교차한 '진보여제' 심상정의 4번째 퇴장



국회/정당

    명과 암 교차한 '진보여제' 심상정의 4번째 퇴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27일 임기 마무리
    정개특위 경험 살려 최초의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성사
    진보진영 최초의 4선 의원 당선 쾌거
    21대 총선서 6석에 그친 것은 오점
    혁신위에 숙제 남기고 퇴진하는 것도 평가 엇갈려
    "차기 지도부 돕겠다"지만 진보진영 대선주자 0순위

    정의당 심상정 대표(사진=윤창원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공식 임기가 27일 마무리됐다.

    진보신당과 통합진보당에서 공동대표, 그리고 정의당에서 2차례 대표를 지낸 심 대표의 4번째 퇴장이다.

    진보 진영 내 최대 인지도를 자랑하며 '진보 여제'로도 불리는 심 대표는 특유의 리더십으로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지만, 선거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4·15총선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높은 인지도와 낮은 무게 중심…최초의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심 대표가 정의당에서 두 번째 당권을 거머쥔 것은 이정미 전 대표의 임기가 끝난 지난해 7월이다.

    2017년 당권을 거머쥔 이 전 대표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등 실험으로 신선한 변화가 있었지만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던 때였다.

    총선을 불과 9개월 앞둔 시점이었지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비례의석을 확대하는 정치개혁 움직임을 주도했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 함께 '여야 4+1 협의체'를 구성함으로써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계속되는 반대에도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올려 처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부분적으로 선거제에 도입됐다.

    정당 지지율에 비해 후보 개개인의 인지도가 낮은 탓에 총선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과열된 신경전도 심 대표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각 정파 간 비난전이 일정 수위 이상으로 높아지자 리더 그룹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서며 특유의 무게 중심을 잡았다.

    중앙 정치의 성과를 인정받은 심 대표는 지역구에서도 진보진영 최초의 4선 의원 당선이라는 쾌거를 올렸다.

    지역 개발 부진 등으로 한 때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지지율 1위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본선에서는 민주-통합-정의 3파전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는 격차로 당선됐다.

    퇴임 기자회견에서 인사하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사진=윤창원 기자)

     

    ◇총선 실패…아쉬움 남긴 퇴장 방식

    4·15총선은 심 대표 개인에게는 선거법 개정과 21대 국회 입성이라는 성적을 동시에 거두게 한 선거였지만 정작 정의당으로서는 아쉬움이 큰 선거로 남게 됐다.

    선거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의 의석이 20대와 똑같은 6석에 그쳤기 때문이다.

    주된 원인은 민주당과 통합당, 거대 양당이 각각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대표 선거용 위성정당을 만든 것이었지만,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 요구에 응했더라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시 정의당 내에서는 독자 노선을 걸어야 향후에도 당의 존재감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참여 반대의견 못지않게, 비례위성정당의 특성상 그간 정의당이 얻어왔던 범진보진영의 표마저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고심하던 심 대표는 불참을 선택했고 그 결과 비례대표 5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당내에서는 심 대표의 선거 주도권을 놓고 싶지 않아하는 욕심과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오판이 부른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례연합정당 구성 당시 민주당이 10~11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 대표 퇴진 방식도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으로 이른 시기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선언했지만 본인이 모든 책임을 안고 조용히 떠나기 보다는 갈등의 소지가 높았던 혁신위원회에 숙제를 떠안겼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충전 돌입한 정의당의 진보 1세대 대표주자…대선은 숙명?

    심 대표는 지난 24일 자신의 퇴임 기자회견에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개혁의 길로 나설 것"이라며 원론적인 향후 계획을 밝혔다.

    내후년 대선과 관련한 질문에도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서 탄탄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정의당 안팎에서는 결국 심 대표가 대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중론이다.

    '언제적 노회찬, 심상정이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지도와 경험 측면에서 심 대표를 넘어서기는커녕 비슷한 수준조차 보여주는 당내 인사가 없을 뿐더러, 본인의 의지 또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선을 완주했던 경험이 있는 4선의 중진의원인 만큼 몸집에 걸맞은 무대가 대선밖에 없다는 상황적 분석도 나온다.

    정의당 관계자는 "그간 대표직을 맡아 총선을 치르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낸 만큼 한동안 충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선을 앞두고는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본다. 본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정의당내 진보진영 1세대 쌍두마차로 불렸던 심 대표이기에 당내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그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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