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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엎친' 연극배우에 출연료 체불로 '덮친' 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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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코로나 '엎친' 연극배우에 출연료 체불로 '덮친' 기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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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20여명, 지난 2월 공연비 아직 못 받아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데…'이중고' 호소
    사측 "순차적으로 지급중…곧 해결될 것"
    정부, 메르스 때와 달리 배우에 '직접' 지원

    ㄱ사가 배우들한테 5월, 6월 각각 보낸 문자(사진=배우들 제공)
    연극과 뮤지컬 등을 주로 제작하는 한 공연기획사가 수개월째 배우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측은 순차적으로 배우들에게 지급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배우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2월 공연분을 아직도 미지급…회사 측 "순차적으로 지급 중, 곧 해결될 것"

    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연극 '보잉보잉'과 뮤지컬 '지저스'의 배우들은 이를 기획한 공연기획사 ㄱ사를 상대로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노동청 등에 임금체불 관련 신고를 접수했다. 일부 배우들은 법원에 '지급명령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두 공연을 합쳐 임금을 못 받은 배우들만 현재 20명 이상. 연극 '보잉보잉'은 15명의 배우 중 약 13명 정도가 임금을 못 받았고, 뮤지컬 '지저스'의 경우 무대에 선 25명 중 8명이 못 받았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시작된 지난 2월 한 달 동안 진행한 공연 임금을 7개월이 다 되도록 받지 못하고 있다.

    배우 A씨는 "2월 한 달 공연이 총 30회 열렸는데, 배우마다 15~20회 정도 무대에 섰다. 그 전부를 못 받았다"면서 "ㄱ사 측에서 계속 '지원금을 받으면 주겠다'는 식으로 미뤄오더니 벌써 7개월이 넘도록 페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배우 B씨는 "해당 회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페이 지급에 문제가 있어서 배우들이 고생했었다"며 "정부 지원금을 받아서 해결해 준다는 문자도 신뢰할 수 없다. 다른 회사는 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배우로써 설 무대가 줄어든 어려움도 있지만, 현재는 (공연업 전반의) 페이 지급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공연을 선뜻 선택하기도 어렵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연기 하나인데, 이 나이에 다른 직업을 찾을 수나 있을까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ㄱ사가 배우들한테 7, 8, 9월 각각 보낸 문자.(사진=배우들 제공)
    배우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적극적으로 나선 몇몇 배우들만 돈을 지급 받았다고 한다. 사측에 '노동청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알리면 다음 날 돈이 지급되는 경우도 있었다.

    배우 C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서 임금이 밀린 회사가 많다. 하지만 다른 곳은 그래도 배우들을 이렇게 무시하면서 행동하진 않았다. 사과하고 상황을 설명하고 지불 각서를 써준다든지 배우들이 기다릴 수 있도록 한다"며 "ㄱ사는 일부 배우의 번호를 차단하기도 했다. 저는 회장, 이사 등 누구의 목소리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ㄱ사 측은 "초반부터 몇 년 동안 공연들을 진행하면서 10억 정도 투자를 했는데, 막 수익을 올리려는 단계에서 코로나가 터졌다"며 "저희도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고 있다. 자금 회전이 전혀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돈이 들어오는 대로 일차적으로 배우들한테 지급하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이달 초 들어온다고 했는데 계속 미뤄졌다"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중순까지는 다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배우들에게만 지급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단 한 마디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배우 2명도 최근 입금이 됐다"면서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공연업계…올해 상반기 공연 매출 사상 '최악'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월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을 찾아 김수로 씨(가운데) 등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공연예술 현장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살면서 이렇게 멘붕(멘탈붕괴·정신적 무너짐)이 오기 쉽지 않은데, 공연하는 사람들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싶을 정도로 괴롭습니다."

    지난 20일 배우이기도 한 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 김수로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공연업계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공연업계의 실상을 드러내준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공연업계는 올해 상반기 매출로 952억 6800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매출액 1900억 1천만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개막 편수도 작년 하반기에는 6780편이 무대에 올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639편만 올랐다. 25%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배우들의 고통은 더욱 심각하다. 공연업은 코로나19 이전에도 항상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무대에 서는 것만은 가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무대'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다.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무대에 서서 관객과 '대면'하는 것이 생명인데, 바이러스가 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배우 D씨는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 지속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고, 페이도 이렇게 오래 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면서 "잠깐의 쉼이라 생각하고 초반에는 휴식 기간을 가졌다. 근데 갈수록 생활이 힘들어져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번 돈은 쉬는 동안의 생활비로 쓰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연업계가 힘들어지니 자연스럽게 오디션도 줄고, 무대에 설 자리가 없어지다 보니 배우로서 많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배우들도 생계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평소 배우들은 공연이 없는 날 일일·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부족한 생활비를 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마저도 끊긴 경우가 많다.

    공연 7년차 배우 E씨는 "공연을 쉴 때는 주로 대리운전을 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는데,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술 자리가 줄면서 일거리도 줄었다"며 "쉬는 동안 되는 대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이전보다 일자리가 잘 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메르스 때도 가장 먼저 직격탄…정부, 배우에 '직접' 지원 절실

    (사진=연합뉴스)
    전염병으로 인한 공연업계 불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공연업계가 가장 먼저 치명타를 입었다. 배우 E씨는 "메르스 사태 때도 연극 무대가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다. 그때 정부가 지원 사업을 하긴 했는데 실질적으로 배우들한테 도움이 되는 것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는 침체된 공연산업을 활성화하겠다며 관객들이 티켓 1장을 사면 1장을 더 제공해주는 '공연티켓 1+1' 사업을 추진했다.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실질적으로 배우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일부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여러 아이디로 티켓을 구매한 뒤 정부 보조금만 받고 취소하는 등 돈을 빼돌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과거 부작용을 발판 삼아 이번에는 배우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당시 1+1티켓 사업 등 간접 지원책에 대한 부작용이 있었다"면서 "이를 고려해 이번에는 배우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연예술분야 인력지원' 사업을 통해 배우나 공연기획·지원 인력에 약 5개월 동안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별도의 자격 요건은 없이 활동 실적이랑 계획만 제출하면 심의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예술인을 상대로 전세금이나 융자 등도 지원하고 있는데,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발급해주는 예술 활동 증명서가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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