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들은 건강 문제로 조기에 사임하기로 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중일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며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포스트 아베 시대'에 중일 관계가 어떻게 펼쳐질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경제보복 등으로 한국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하지만 중국에서는 좀 다르다. 아베 총리가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나름 노력했고, 코로나19 발발 초기 일본의 발 빠른 지원이 중국인들의 환심을 산 때문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아베 총리 조기 사임에 대한 평론을 요구 받고 "양국 관계 회복에 관한 아베 총리의 중요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중일관계는 정상궤도로 회복하면서 새로운 발전 성과를 거뒀다. 양국 정상은 신시대의 요구에 맞춰 중일관계에 관한 중요한 공동인식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의 후한 평가는 2012년 민주당 정권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 이후에 집권한 아베 총리가 신사참배 등으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2~3년 사이에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지만 중일관계는 매우 원만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6월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 참석해 올 상반기 일본 방문을 약속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 주석 방일은 무산됐고 홍콩보안법에 대한 일본의 공개적인 반대와 비판으로 최근에 두 나라 관계는 다소 삐걱대는 모양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9일 사평에서 "아베 총리의 집권 기간 중일관계는 곡선을 그리며 흘러왔다"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통해 양국관계가 악화하기도 하고, 또 양국관계 회복을 위해 양국이 노력한 적도 있다"고 긍정·부정의 양면을 모두 짚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환구시보의 영문판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타임즈는 "일본 민주당 통치때 만큼 관계가 악화되지 않았다"며 아베 총리가 군사·안보 문제에서 미국을 따랐음에도 중일관계의 전체적인 궤도를 위태롭지 않게 하지 않았고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협력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다음달 15일쯤 결정될 아베 총리의 후임자가 어차피 여당인 자민당내에서 나오고 미국과 동맹을 최우선에 놓는 일본의 외교정책이 변할 가능성은 없다. 따라서 중일관계는 아베 정부의 연장선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도 누가 총리가 되든 현재 중일관계와 미일관계가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구시보는 이와 관련해 "일본은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더 키워야 한다"며 "미일동맹을 유지하면서 중미 사이에 전략적 균형을 이루는 것이 일본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중국 정부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했던 미중 무역갈등을 의식한듯 일본이 미국의 대중압박에 나서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글로벌타임즈는 누가 후계자가 되든 일본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 잘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일본의 경제 미래는 중국과 협력 없이는 보장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는 3만 2천 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