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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악몽'…상인들 "경제 살아나나 싶었는데…"



영동

    코로나 대유행 '악몽'…상인들 "경제 살아나나 싶었는데…"

    지난 2월에 이어 확진자 또 다녀간 강릉 썬크루즈 호텔
    18일 호텔 직원 1명 양성 판정…방역 진행 후 정상 운영
    투숙객들 "문진표 작성만 할 뿐 발열체크도 안 해" 불만
    정동진 인근 상인들 "1차 때 겪은 매출 급락 직격탄 우려"

    강릉시 정동진 썬크루즈 호텔(사진=유선희 기자)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지역 상인들은 1차 때 경험한 경제 직격탄 '악몽'을 떠올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18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강원 강릉시 정동진 썬크루즈 호텔. 최근 수도권에서 감염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잇따라 다녀간 데 이어 이날 호텔 직원 1명이 양성판정을 받았지만, 겉으로는 평온한 분위기였다. 주차장에는 방문객 차량들로 빼곡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던 지난 2월, 국내 12번 확진자가 호텔을 다녀가 바로 잠정 시설폐쇄 조치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투숙객 이모(33·경북 구미)씨는 "확진자들이 다녀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미 한 달 전에 예약했던 터라 오게 됐다"며 "그런데 오늘 직원 한 분이 확진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아무래도 찝찝해서 서둘러 일찍 나오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투숙객들이 썬크루즈 호텔을 나서고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이어 "호텔에서는 확진된 직원이 자가격리 중에 양성판정을 받아서 괜찮다고 하는데, 방역 소독을 했는지 여부도 알지 못하니 아무래도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호텔에서는 문진표 작성만 진행할 뿐 발열체크도 하지 않아 각자 알아서 마스크를 쓰고 조심하는 분위기였다"고 불만을 전했다.

    실제 취재진이 만난 투숙객들 모두 "호텔에서는 발열체크 없이 개별적으로 문진표만 작성했다"며 "해수욕장에서는 발열체크도 하던데 오히려 해수욕장이 더 안전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투숙객 중에는 호텔 직원의 확진 소식을 알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조식 뷔페를 이용하고 나오는 길이라는 박모(여·57·서울)씨는 "직원이 확진됐는데 어떻게 별다른 공지 없이 운영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물으며 "이제 속초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코로나가 계속 번지는 것 같아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릉 정동진의 한 편의점 앞에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는 알림문구가 붙어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지난 2월 한 차례 매출 급락 등 직격탄을 입은 인근 상인들은 벌써부터 시름이 깊다. 13년째 건어물 판매업을 하는 엄맹섭(75)씨는 "보시다시피 그래도 이제 모래시계 공원 앞에 주차된 차량도 많이 보이고 관광객들이 조금씩 찾기 시작했는데, 썬크루즈가 또다시 저렇게 되니 여기까지 피해가 미치지 않겠느냐"며 "음식점도 아니고 건어물 장사는 이제 끝이야"라며 손을 내저었다.

    인근에서 횟집 장사를 하는 박미숙(여·50) 사장은 "아주 징하네, 징해. 제발 좀 끝났으면 좋겠어!"라며 "최근에 경제가 조금 살아났다고는 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너무 형편이 없는 수준인데, 코로나 재유행에 다시 발길이 움츠러들면 당연히 저희도 타격을 받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다만 예전에는 썬크루즈에서 시설을 잠정 폐쇄하면서 인근 상인들 피해가 정말 막심했다"며 "지금은 아직 운영을 계속하고 있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남봉금(여·58)씨는 "처음 코로나가 유행하고 시간이 흐른 데다 강릉에는 장마 영향도 크게 받지 않아서 모처럼 손님들이 많아 바빴는데…"라고 말을 끝맺지 못하며 "다시 연초 때처럼 피해가 클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8일 오전 강릉시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방문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관광을 하고 있다.(사진=유선희 기자)

     

    썬크루즈 호텔 직원 A(50대)씨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A씨는 호텔을 이용했던 용인시 189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인시 189번 확진자는 지난 12일 일행 4명과 함께 자차를 이용해 강릉시 정동진으로 왔으며, 13일까지 썬크루즈에서 하룻밤 머물렀다.

    A씨는 해당 확진자와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었으며, 무증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강릉의료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서초구 85번 확진자 역시 일행 1명과 함께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썬크루즈에서 묵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강릉시는 썬크루즈 직원 중 코로나 확진자가 더 나올까 긴장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썬크루즈 호텔 전체를 대상으로 방역소독 작업을 실시했으며, 전 직원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썬크루즈 측은 호텔 내부에 대해 방역을 완료한 데다 현재 투숙객들이 머무르고 있는 만큼 별도로 시설 폐쇄 조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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