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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처럼 한목소리 낸 '4차 추경' 무산…왜?

고위당정청서 추경 논의했지만 "추후에 판단"
2.6조 예비비와 예산 전용으로 충분하다는 정부 분석 수긍
민주 "언제든 필요하면 추경하겠다"지만
정기국회 열리는 9월 넘어가면 사실상 추경 무용
먼저 '추경' 제안한 통합당도 정부 존중하며 한걸음 물러서
"신속한 재난 지원이 우선…추경은 가능성만 열어두면 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사진=윤창원 기자/연합뉴스)

 

여야가 모처럼 재정 운용과 관련해 접점을 찾으면서 가능성이 제기됐던 수해 복구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이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수해 피해액의 증가 규모에 따라 추가적인 추경 논의가 이뤄질 수 있지만 현재의 재정 수준으로 충분히 재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재정당국의 판단을 여야 모두 수긍하면서 4차 추경 가능성은 낮아졌다.

◇고위 당정청 협의서 '4차 추경은 일단 유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2일 국회에서 고위당정청협의회를 열었지만 추경은 추후에 판단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가 현재까지 추산한 전국 수해 피해 규모가 5천억 원 정도다.

지난 11일 장기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한 마을에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계속해서 추가로 접수되고 있는 피해 신고 추이를 감안하더라도 목적예비비 1조 9천억 원과 일반예비비 7천억 원 등 총 2조 6천억 원 규모인 재해대책 예비비를 넘어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재정당국의 분석이다.

이날 당정에서도 민주당 내에서는 수해 피해 국민들의 신속한 생활터전 복귀를 위해서는 여유 있는 재정 운용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최종적으로는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추경 여부를 판단하자는 정부 측 설명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접수 상황과 재난지원 속도 등을 살펴본 후 추경 여부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지만 재난 대응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기 시작하는 시기가 빨라도 8월을 넘어설 가능이 높은 만큼 사실상 추경 편성은 쉽지 않아졌다.

9월이면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 돼 중·장기적인 수해 피해 지원 예산은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을 위한 시즌이 시작됐다"며 "불요불급한 예산은 예비비 등으로 소화하고 장기적인 부분은 내년 예산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추경' 제안했던 통합당도 수긍하는 분위기

4차 추경 편성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 보다 먼저 찬성 의견을 밝혔던 통합당도 이날 고위당정청협의회의 논의 결과에 대해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난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움직임은 필요하지만 반드시 추경을 통해서 수해에 대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긴급재난지원금, 그린뉴딜 등 통합당 입장에서 볼 때 시급성이 떨어지는 2·3차 추경과 달리 4차 추경이 수해 피해 지원을 위해 신속하게 마련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재정 여력이 있다는 정부 측 판단에 강하게 이견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통합당 내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지난해에 예산을 510조 원이나 편성해줬는데 그 돈을 쓰지도 않고 바로 추경을 얘기하니 신중론을 펼쳤던 것"이라며 "재난 대응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판단 아래 4차 추경을 찬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피해 상황을 빨리 파악해서 충분한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재난의 경우 기존 예산을 전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추경은 가능성만 열어두고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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