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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이모, 린다G, 유산슬... 내 안에도 '부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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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다비 이모, 린다G, 유산슬... 내 안에도 '부캐'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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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캐는 멀티 페르소나, 요즘 현대인의 트렌드
    저성장기, 변동없는 시대의 새 캐릭터 꿈꾸기
    하나의 역할만 강조한 우리 사회의 신선한 충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미영(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개그우먼 김신영 씨에게는 둘째 이모가 있습니다. 이름이 김다비 씨인데요. 1945년생이고 계곡 산장에서 오리백숙집을 운영하십니다. 특기는 힐을 신고 약초 캐기, 슬하에 아들 셋을 둔 아주머니이십니다. 최근에는 음반을 내고 가수로 활동을 하고 계세요. 아무리 봐도 김신영 씨랑 똑같이 생겼는데 이 다비 이모는 자신이 김신영의 둘째이모라고 끝까지 주장을 합니다. 그리고 대중은 그걸 믿어주고 열광하죠.

    이런 현상은 유재석의 ‘유산슬’, 이효리의 ‘린다 지’, 비의 ‘비룡’에서도 똑같이 적용이 되는데요. 이른바 ‘부캐 문화’라고 합니다. 본래의 자신을 본캐릭터, 본캐라고 한다면 또 다른 자아를 부캐릭터, 부캐로 정하는 거죠. 이게 그냥 예능에서 웃자고 하는 거 아니야? 하고 넘기기에는 지금 이 부캐 열풍이 대단한데요. 놀라운 건 이 현상을 이미 1년 전에 정확히 예측한 분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 다시 연결을 해 보죠. 전미영 연구위원님, 안녕하세요.

    ◆ 전미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2019년 연말에 2020년 트렌드 전망을 하면서 첫 번째 키워드가 ‘멀티 페르소나’가 아니었겠습니까?

    ◆ 전미영> 네, 페르소나가 캐릭터나 가면이라는 뜻이라면 요즘에는 사람들이 하나의 가면만 쓰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자아를 가지고 연기를 한다는 의미에서 페르소나가 많다라는 의미로 멀티페르소나라는 트렌드를 소개해 드렸었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문화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고 저도 놀라고 있습니다.

    둘째이모 김다비. (사진=미디어랩 시소)
    ◇ 김현정> 요즘 유행하고 있는 부캐릭터 문화가 바로 그거예요?

    ◆ 전미영> 네, 정확하게 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완전 새로운 인물로 살아가는 거죠. 마치 정말 연기를 하듯이 주민등록증이 따로 두 개가 있다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되게 신기했던 게 뭐냐면 김신영 씨의 둘째이모, 김다비 씨가 음악 프로에 나와서 예전 같았으면 ‘김신영이었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러고 나가야 되는데 끝까지 김다비를 유지하면서 김신영이라고 요만큼도 얘기 안 하고 끝내버리더라고요.

    ◆ 전미영> 맞습니다.

    ◇ 김현정> 예전 같은 정서로는 그게 이해가 안 갔어요.

    ◆ 전미영> 그렇죠. 예전에는 우리가 ‘말도 안 된다, 왜 이중생활을 하느냐. 지킬 앤 하이드냐?’ 이런 식으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였을 텐데 이제는 사람들이 속아줍니다. 거기서 김신영이라고 아는 척하면 센스가 없는 것이고 트렌드를 알지 못하는 것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이 부캐 열풍이 일반인들한테도 불고 있어요?

    ◆ 전미영> 실제로 잘 생각해 보시면 우리도 그렇게 본캐와 부캐가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요. 회사에서의 나하고 회사에서 퇴근했을 때의 나가 다르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회사에서는 약간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이었다가 저녁 6시에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굉장히 활발해지면서 친구들과 만날 수도 있고요. 다양한 새로운 자아로 다시 태어나서 캐릭터를 유지하는 거죠. 이거를 설명해 주는 재밌는 아이템도 있는데요. 요즘 무선 이어폰을 젊은 친구들이 잘 사용하고 다니잖아요.

    ◇ 김현정> 블루투스 이어폰.

    ◆ 전미영> 그렇죠. 블루투스로 된 무선 이어폰들을 많이 쓰고 다니는데 요즘 농담으로 부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답니다. 출근길에 우리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내 부하직원을 만났는데 그 직원이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내 부하직원이 아니라고 생각된대요. 그래서 인사를 하든 안 하든 신경 쓰지 말아야 되고 다른 사람이고요. 회사 안에 들어와서 책상 앞에서 이 무선 이어폰을 뽑는 순간부터 우리 회사 직원입니다. 그때부터는 ‘누구누구씨, 왜 저를 보고 인사를 안 했어요?’ 이런 얘기도 할 수 있고요. 심지어 그런 아이템 가지고도 내가 지금 어떤 캐릭터인지를 알려줄 수도 있다는 거죠.

    '유산슬' 유재석 (사진=MBC)
    ◇ 김현정> 그러니까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으면 ‘저 이제 부캐로 돌아갑니다. 저 회사에서의 김 대리는 잊어주세요’라는 어떤 시그널이 되는 거예요, 신호가?

    ◆ 전미영> 그렇죠.

    ◇ 김현정> 그거 재밌네요. 회사에서는 정말 얌전하고 부장님 말씀 잘 듣는 김 대리였다가도 이 회사 밖에 나가서는 클럽에서 찢어진 청바지 입고 헤드뱅잉을 하는 클러버가 될 수도 있고 이게 부캐일 수도 있고 멀티 페르소나라는 현상인데요. 왜 지금 이 시점에 이 부캐가 이렇게 열풍인 거예요?

    ◆ 전미영>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캐릭터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할까요? 특히 SNS가 그런 역할을 해 주죠. 예전에는 우리가 새로운 나를 좀 발견하고 싶어, 표현하고 싶어 해도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좀 없었다면 요즘에는 SNS 계정을 여러 개를 운영하면서 A라는 계정에 들어갔을 때의 나, B라는 계정에 들어갔을 때의 나, 이런 것들이 좀 다르게 운영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는 것 같고요.

    또 그런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한국이 성장기일 때는 사실은 부캐를 연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 세상이 좀 빨리 바뀌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벼락부자가 되신 분도 계시고 그러니까 연평균 10% 성장하던 시절에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그런 성장기에, 변화기의 시대를 살았다면 사실 요즘은 저성장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전미영> 변동이 좀 없어요. 그래서 내가 자고 일어났더니 새로운 사람이 된다거나 그런 것들을 사실상 꿈꾸기에는 어려운 그런 현상이 되다 보니까 사람들이 은근히 그런 캐릭터 놀이를 통해서 그런 것들도 꿈꾼다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드라마틱한 변화가 내 삶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사실 훨씬 줄어든 세상이잖아요. 그런 상황 속에서 그냥 내가 꿈꾸는 어떤 캐릭터들을 설정해서 온라인 세상 안에서 노는 거네요.

    ◆ 전미영>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석하고 나니까 좀 슬픈데요?

    ◆ 전미영> 그렇죠. 조금 슬픈 현상도 있고 또 긍정적으로 본다면 우리 사회가 우리에게 너무 하나의 역할을 강요했던 거죠. ‘엄마는 집에서 가족들을 위해서 살아야 된다’ 이런 생각만 있었다면 엄마도 언제든지 집만 나오면 또 엄마의 부캐로 린다지 씨처럼 생활할 수 있고 김다비의 이모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측면에서는 또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 김현정> 전미영 연구위원님도 부캐 하나 키우세요?

    ◆ 전미영> 저는 본캐로만 살아가기도 벅차서요. 이 본캐가 실증나면 부캐를 한번 만들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본캐가 벅찰 때 부캐가 필요한 거예요.

    ◆ 전미영> 그런 것 같아요. 본캐가 지루하고 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때 그렇지 않을까요?

    ◇ 김현정> 재미있네요. 그 트렌드센터에서는 이런 트렌드를 어떻게 시장에서 활용하는가까지 예측을 해 주시잖아요. 이 부캐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소비 시장에서 활용이 되나요?

    ◆ 전미영> 사람들이 그렇게 마음속에 다양한 페르소나와 콘셉트를 가지고 생활하고 싶다면 그것들을 지원해 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예시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한국의 한 패션회사가 근교에 쇼핑몰을 하나 열었답니다. 일반적으로는 그 쇼핑몰에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매장이 브랜드관으로 운영이 돼야 됩니다. A브랜드, B 브랜드. 왜냐하면 타깃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그 브랜드는 이번에 매장을 열 때 페르소나별, 캐릭터별로 열었어요. 예를 들면 3월에 선생님한테 인사하러 갈 때 입고 가는 학부모룩, 혹은 바캉스 시즌에 입을 수 있는 과감한 룩, 이렇게 룩별로 매장을 만들었고요. 그 20개의 브랜드가 잘 섞이게, 잘 조화롭게 보이도록 콘셉트별로 매장을 운영했는데 쉽게 말씀드리면 제가 이제 거기 매장에 들어가서 마네킹에 있는 옷만 바꿔 입으면 제가 변신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재미있네요. 지금 자영업하시는 분들 또 기업을 다니시는 분들, 뭔가 마케팅을 하시는 분들 이런 것에 힌트를 얻어서 그다음 계획도 좀 짜보시면 좋겠고요. 그나저나 올해도 절반이 지나가는데 내년도 트렌드도 지금 연구 한참 하고 계시죠?

    ◆ 전미영> 네, 저희 이미 키워드를 선정해서 내년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현재 변화들을 이어가는 것들이 있고, 또 일부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한번 스스로도 한번 고민해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 한번 키워드를 뽑아본다고 할까요?

    ◇ 김현정> 세상에, 8월인데 벌써 나왔어요? 확실히 여성복만큼 앞서가시네요.

    ◆ 전미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부캐 키우기가 힘드신, 시간이 없는 전미영 연구위원, 부캐 이야기 정말 재밌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전미영>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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