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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1호 확진자·현역 선수가 관중석에…NBA도 뉴노멀



농구

    다시 뛰는 1호 확진자·현역 선수가 관중석에…NBA도 뉴노멀

    자유투를 던지는 루디 고베어 (사진=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소속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리그 중단의 빌미를 제공했던 프랑스 출신 센터 루디 고베어(유타 재즈)가 약 4개월 만에 재개된 정규리그 첫 경기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고베어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월트디즈니월드 리조트에서 열린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의 경기에서 종료 6.9초 전 승부의 균형을 깨는 자유투 2득점을 올려 유타의 106대104 승리를 이끌었다.

    동점 상황에서 시작된 유타의 마지막 공격에서 올스타 가드 도노반 미첼이 골밑으로 파고들어 고베어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고베어는 덩크를 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얻었고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승부를 결정했다.

    고베어는 지난 3월12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경기를 앞두고 NBA 전체 선수 중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NBA 사무국은 선수단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해 주저없이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유타와 오클라호마시티의 경기부터 취소가 결정됐다.

    만약 그때 고베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더라도 NBA는 언젠가 중단됐을 것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베어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가 했던 철없는 행동 때문이다.

    고베어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이틀 전 공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코로나19 공포 확산이 과하다며 단상에 마련된 마이크와 취재진의 녹음기를 일부러 만지는 장난을 쳤다.

    그날은 NBA 사무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인터뷰 대상자와 취재진의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지침을 적용한 첫 날이었다.

    고베어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내가 위험에 빠뜨렸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다. 난 당시 감염된 사실을 몰랐다. 부주의했던 행동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로 인해 사람들이 코로나19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고베어는 시즌 중단으로 일거리가 사라진 유타 홈 구장 파트타임 근무자를 위해 20만 달러를, 유타와 오클라호마시티 지역의 확진자와 가족을 돕기 위해 각각 10만 달러를 그리고 자국 프랑스의 건강 관련 단체에 10만 유로를 기부하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고베어가 결정적인 자유투를 성공해 팀 승리를 이끈 뒤 수많은 팀 동료들이 기뻐했다. 올스타 가드 도노반 미첼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노반 미첼은 고베어에 이어 NBA 선수 중 두 번째로 공개된 확진자였다. 지난 3월12일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첼은 자신의 확진 소식을 접한 뒤 약 한달동안 고베어와 말을 섞지 않았다. 고베어가 전파자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가 평소 라커룸에서 했던 부주의한 행동에 화가 났던 것이다.

    이후 둘은 오해를 풀고 화해했다. 고베어와 미첼은 이날 승리 후 함께 손뼉을 마주치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NBA가 '올랜도 버블'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NBA가 멈췄던 지난 4개월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이날 유타와 뉴올리언스 선수단은 경기 전 국민 의례 때 무릎 꿇기 행렬에 동참했다. 심판들도 함께 무릎을 꿇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무언의 시위였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무릎꿇기 행렬에 동참한 NBA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흑인 선수들이 대다수를 이루는 NBA 역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NBA는 선수단이 선 채로 국민 의례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애덤 실버 NBA 총재는 잔여 시즌동안 해당 규정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코트에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의미의 'Black Lives Matter'가 새겨졌다.

    선수 유니폼 뒷면에는 등번호와 더불어 특별한 메시지가 담겼다. NBA는 각 선수가 이름 대신 사회적 정의를 위한 메시지를 적어넣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

    Black Lives Matter를 비롯해 정의를 뜻하는 Justice, 평등을 의미하는 Equality, 얼마나 더 많이 희생해야 하는가라는 의미의 How Many More 등 다양한 메시지가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유타와 뉴올리언스의 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LA 더비'에서는 LA 레이커스가 LA 클리퍼스를 103대 101로 눌렀다.

    양팀 선수들도 무릎꿇기 행렬에 동참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2016년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처음으로 국민 의례를 거부하고 무릎을 꿇었던 북미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과 뜻을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시국에서 힘겹게 리그를 재개한 NBA는 여러가지 새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이날 2경기는 모두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대신 관중석 자리에 대형 스크린을 세워 놓고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코트를 떠난 은퇴선수 크리스 보쉬도 온라인 응원 대열에 합류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트사이드에서는 평소 실현되기 어려운 장면이 나타났다. 대미안 릴라드(포틀랜드), 카일 라우리(토론토), 더마 드로잔(샌안토니오) 등 타구단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관람한 것이다.

    NBA 현역 선수가 타구단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일은 코로나19 시국 이전에는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가 '올랜도 버블' 안에서 격리 상태에 놓이면서 경기가 없는 날에는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해졌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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