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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쌍화점''으로 2년 만에 또다시 흥행 감독으로 돌아온 유하 감독(45)이 "시인으로 감독 일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며 원태연 시인의 감독 데뷔에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유하 감독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태연 시인의 감독 데뷔를 응원하고 싶다"며 "글로 작업하는 시인이 행위언어인 영화를 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 핑계 같지만 나는 영화 때문에 시를 놓쳤다. 영화는 이미지를 좇는 시보다 소설 쪽에 가깝지 않나. 시인의 감성이 감독으로서 도움이 되는 여부는 시인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원태연 시인은 권상우, 이보영, 이범수 등의 배우들과 함께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촬영 중이다. 시인으로 데뷔해 영화 감독의 행보를 보이는 것은 유하 감독의 이력과 비슷하다.
유하 감독은 "영화를 끝낼 때마다 시를 꼭 써야지 하는데 잘 안된다"며 "문단 친구들한테 난 폐업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왜 시 안써?''라는 질문도 안한다"고 웃음을 보였다.
"마음 속으로는 계속 시를 쓰고 있다"는 그는 "펜으로 쓰는 것만 시가 아니지 않나"는 소신을 보였다.
88년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한 유하 감독은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 등 시와 산문집을 내며 ''김수영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등의 영화를 내놓으며 흥행 감독으로 올라섰다.
특히 영화화됐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는 시집에는 배우 고(故) 최진실 인물론에 대한 몇편의 시들도 있다. 그녀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수제비와 CF 속 유행어를 활용한 시다.
최진실의 죽음에 특별한 소회가 있냐는 질문에 유하 감독은 "''쌍화점'' 촬영 중에 소식을 접해 안타까웠다"며 "말과 언어라는 게 잔인하다는 것을 느꼈다. 언어와 관련된 일을 하는 시인, 감독으로서 언어에 대한 폭력성과 소외 장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BestNocut_R]한편 영화 ''쌍화점''은 유하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고려시대 서사극으로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등 배우들의 파격적인 정사신과 노출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