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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방지법'이 악법? 또 젠더 갈등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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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스토킹 방지법'이 악법? 또 젠더 갈등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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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킹 방지법' 두고 국회입법예고 게시판에서 '갑론을박'
    스토킹, 강력범죄 전조로 나타나…갈수록 증가, 검거율은 11%
    강력범죄 발전 가능성 사전에 차단…범죄 유형은 계속 보완
    반대자들 "무고한 남자들 생긴다" vs 찬성자들 "여성들 생명 달린 일"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의 CCTV. (오른쪽) 집에 들어가는 여성 뒤를 쫓아온 남성이 현관문을 열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20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스토킹 방지법'을 두고 또 한 번 젠더 갈등이 촉발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 18인은 지난달 1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하 '스토킹 방지법')을 발의했다.

    이들은 스토킹 당하던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건 등을 제시하며 "스토킹을 경범죄로 치부해 가해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할 뿐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역시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폭력, 협박 이전에 스토킹만으로도 체포·구속·실형 선고가 가능하게 된다. 피해자가 직접 해야 했던 가해자 접근금지 신청을 검찰도 청구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법원 판결 이전에 우선 접근금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현재 스토킹은 '경범죄 처벌법'이 적용돼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에 처해진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스토킹을 경범죄로 처벌하기 시작한 2013년 312건이었던 검거자는 2019년 583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미한 처벌만큼이나 검거율도 높지 않다. 지난해 스토킹 신고(5466건) 대비 경찰 검거율은 11%에 불과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받는 정신·신체적 피해도 상당하지만 문제는 스토킹이 여성 대상 살해, 강간 등 강력범죄의 전조가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한민경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스토킹 피해현황과 안전대책의 방향'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 피해가 발생할 위험은 스토킹 피해 경험이 있는 경우 13.266배, 여성인 경우 22.011배, 1인 가구인 경우 4.651배 높아졌다. '스토킹 피해 경험이 있는 1인 가구 여성'이 성폭력 범죄에 가장 취약한 집단인 셈이다.

    '안인득 사건'으로 알려진 진주 방화·살인사건 역시 '스토킹 범죄'에 단초가 있었다. 사건 발생 한달 전, 안인득은 집요하게 여자 고등학생을 스토킹했다. 피해 학생이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실제 상해 피해가 없어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 학생은 끝내 안인득이 휘두른 흉기에 사망했다.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의 범인 조모씨는 주거침입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조씨의 행위만으로는 강간죄를 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강간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조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신림동에서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밟았지만 간발의 차로 여성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자 10분이 넘게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등 강제 침입하려려고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조씨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전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 행동에서 여성에게 해를 입히려는 의도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스토킹과 강간미수 사이 연관성이 성립되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스토킹 방지법'의 목적은 스토킹 범죄가 강력범죄로 나아갈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는데 있다. 다수 전문가들은 법안 통과 후 해외처럼 끊임없이 보완하면서 스토킹 범죄 유형을 세분화, 명확히 규정하는 과정을 거치라고 조언한다.

    진주 방화·살인사건의 범인인 안인득. (사진=자료사진)
    그러나 이미 여러 차례 국민·경찰·국회의 공감대가 형성된 법안임에도 이에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아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성별에 따라 나뉜 네티즌들은 법안 의견을 제출하는 게시판에서 뜨겁게 갑론을박을 벌였다.

    반대자들은 해당 법안이 지나치게 여성 인권만을 존중한 '페미(페미니즘) 악법'이며 무고하게 가해자로 지목당한 남성들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임모씨는 지난 1일 해당 법안에 대해 '사상 최악의 페미 악법 절대 반대한다'는 장문의 의견을 제출했다.

    그는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존재하고 스토킹은 현행법상 주거 침입, 협박, 업무방해 등 혐의 적용이 가능한데 '스토킹 방지법'까지 생기면 가중처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적인 목적이 아닌 구애, 고백, 독촉, 채권추심 등으로 사람을 쫓아가는 행위를 국가 형벌권이 개입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여성이 그렇게 느끼면 '스토킹'이 될 것이고, 남자는 귀가하다가 성범죄자가 된다. 오로지 여성계의 이익만을 위한 졸속 악법"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반대 의견 제출자 이모씨는 "오해의 여지를 다분히 소지하고 있는 법안이 아닌지 의문이다. 잘못하면 엄한 사람도 범죄자로 취급될 수 있다. 접근 금지를 법원에 신청했는데도 이걸 무시했을 때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반대 의견자들도 이와 같은 내용의 글을 동시다발적으로 게시했다.

    여기에 맞서 스토킹 방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드높다. 무엇보다 해당 법안을 통해 여성 피해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강력범죄를 예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모씨는 지난달 30일 같은 게시판에 "20년 동안 계류되고 있던 꼭 필요한 법이다. 외국의 경우 스토킹은 강력하게 처벌하는 중범죄"라며 "예비살인자 양성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 여성들의 생명이 달린 일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모씨 역시 "스토킹을 단순한 사랑싸움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안일한 생각이 피해자를 만든다. 스토킹은 살인 및 강간 범죄와 관련성이 매우 크다"면서 "왜 자신과 만나주지 않느냐며 스토킹하고 죽이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나. 여성들이 끊임없이 범죄에 노출돼 죽어나가는게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하나. 8만원 벌금에는 반성조차 하지 않는다"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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