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탈출 후 기뻐하는 SK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8연패 탈출의 선봉에는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문승원(31)이 있었다.
문승원은 25일 오후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팀의 7 대 0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6 대 14로 대패한 SK는 2차전에서 불 붙은 두산의 타선을 잠재우는 것이 중요했다. 두산은 1차전에서 홈런 4개를 포함해 18안타를 몰아치며 SK 마운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SK는 염경엽 감독이 1차전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덕아웃 분위기는 더욱 안 좋았다.
2차전 선발로 나선 문승원은 7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으로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병원에 입원 중인 염 감독에게 연패 탈출을 선물했다.
문승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두산 타격감이 너무 좋아보여서 공을 모서리에만 던지려고 했다"며 "투구 수가 많아져도 그렇게 해서 5회까지만 버티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몰리는 것도 있었지만 야수들이 잘 잡아 줬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25일 두산과 더블헤더 2차전에서 SK 선발로 등판한 문승원 (사진=연합뉴스)
문승원이 길어지는 연패에 상심이 컸던 염 감독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다.
문승원은 "연패가 길어지면서 감독님이 어제 고참들에게 힘을 내라고 고기를 사주셨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지만 갑자기 쓰러진 염 감독을 바라보는 아픔도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문승원은 "(경기 도중) 쓰러지셔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며 "그래서 더 이기려고 했던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연패 탈출을 위해 선발투수끼리 의견을 나눴냐는 질문에는 "팀이 못 할 때는 말이 많이 나온다. 최대한 선수끼리 상처를 안 주려고 했고 (다들) 말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이날 문승원은 자신의 계획대로 두산 타자의 스트라이크 존 끝부분만 공략했고 87개의 투구 중 57개를 스트라이크존으로 밀어 넣으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문승원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2승 4패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