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독도는 일본 땅'' 발언에 대해 무대응 전략으로 나선 것은 독도 문제를 국제 이슈화하려는 일본의 속셈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말없는'' 표현이다.
정부가 추가대응에 나설 경우 한-일 양국간에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우려도 있을 뿐더러 자칫 국제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해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일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일간의 현안으로 다루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엄연히 점유하고 있는 우리 영토에 대해 억지 주장을 펴는 일본 정부에 일일이 대응할 경우 말려들 우려가 있다"며 불필요한 대응을 자제해오고 있다.
따라서 해방이후 한-일 정부간에 독도문제와 관련, 논의가 이뤄진 적은 한번도 없다.
이로인해 독도 문제와 관련,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논리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일본은 한국전쟁 와중인 1952년에 미국-일본간에 맺어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다는 게 외교부 안팎의 추정이다.
이 조약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독립으로 일본이 일제시기 강점했던 영토를 되돌려주게 됐지만 그 반환 대상 도서에 독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과거 일본은 학계 주장을 통해 독도는 한ㆍ일 양국간에 분쟁이 있는 땅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사법판단을 구해야 한다며 국제사법재판소의 중재를 요청하자는 억지 논리를 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차적으로 독도를 국제문제화해 양국간 협의 또는 협상 대상으로 만들려는 것이 일본의 의도"라며 "이 과정에서 일본은 한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독도 우표발행에 대해 일본 아소 다로(麻生 太郞) 총무상의 "일본도 우표를 발행하자"는 제안과 고이즈미 총리의 "다케시마는 일본의 영토"라는 발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의도된 도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일본의 대 중국ㆍ러시아ㆍ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영유권 분쟁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북쪽으로 러시아와 홋카이도(北海道) 북방 4개섬에 대해, 남쪽으로는 중국ㆍ대만과 댜오위타이(釣魚台)에 대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와관련 무력시위도 불사하고 있다.
한 일본 전문가는 "홋카이도 북방 4개섬은 2차 대전 당시 러시아에 빼앗겼고 댜오위타이가 2차 대전 종결이후 20여년만인 1971년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와 함께 반환받은 점으로 미뤄볼 때, 일본은 독도를 이들 두 분쟁지역과 묶어 내부의 민족주의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일본은 독도 문제와 관련, 필요하면 언제든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라며 "침착하고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도문제를 국제 이슈화하려는 일본 정부의 노림수에 빠지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까지 나서 ''치고 빠지기''식의 억지 주장을 하고있지만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하면서, 대신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상으로 우리의 고유 영토이며 이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CBS.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