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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현실과 동떨어진 법원의 성 범죄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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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칼럼] 현실과 동떨어진 법원의 성 범죄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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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제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대학교수에게 법원이 보석을 허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주지법은 지난 2018년 이른바 미투 운동으로 세상에 알려진 전주 한 사립대 A 교수가 신청한 보석을 지난 19일 허가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권위자였던 A 교수는 검찰조사에서 제자들과 동료교수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러나 검찰과 A 교수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 재판이 진행 중이었는데 변호인측이 심리가 길어진다며 방어권 보장을 내세워 보석을 신청한 것. 법원은 보증금 5천만 원을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해 A 교수는 4개월여 만에 풀려났다.

    법원의 결정에 성폭력예방치료센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피고인의 권리만을 우선시해 피해자에게 2 차 피해를 주는 재판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보석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재판 진행 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 증인인 피해자가 가해자와 마주보지 않도록 피고인의 퇴정을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는 등 성 범죄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성범죄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인식은 여전히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김준기 전 디비그룹 회장이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법원은 김 전 회장이 자신의 사정을 드러낼 수 없는 취약한 처지에 있는 약자들에게, 이를 무기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며 죄질이 나쁜 점을 인정했다. 더구나 범행이 드러난 후에는 해외로 달아나 인터폴의 범죄인 인도로 강제 귀국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고령이고 피해자들이 용서했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안이한 인식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2018년 기준 강간과 추행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중 20%만이 실형이 선고됐다. 심지어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의 경우에도 실형은 40%, 아동 청소년을 이용한 음란물 제작과 성매매 알선 범죄도 실형은 30%에 불과했다.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관대한 인식은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 뿌리박고 있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범죄 뿐 아니라 국민의 법 감정과 동떨어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많은 판결의 배경에는 변호인과 판사가 유착돼 있는 우리나라 사법구조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많다.

    법복을 갓 벗은 변호사의 승소율이 유난히 높은 전관예우의 관행이 여전하고, 무리한 논리와 명분을 끌어들여 양형을 감면하는 판결문이 그 개연성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여성과 미성년자가 피해자인 성범죄에 대해 법원의 관대하고 안이한 인식이 성범죄를 더욱 양산한다는 사회적 비판에 사법부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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