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불신과 한계 넘어 만나는 광활한 하늘 '에어로너츠'



영화

    불신과 한계 넘어 만나는 광활한 하늘 '에어로너츠'

    [노컷 리뷰] 외화 '에어로너츠'(감독 톰 하퍼)

    (사진=㈜더쿱, 씨나몬㈜홈초이스 제공)

     

    ※ 스포일러 주의

    그저 바라만 봤던 하늘, 그래서 절대 볼 수 없으리라 여기던 것을 바라만 보지 않았기에 발견했다. 모두가 할 수 없을 거라 했던, 믿지 않았던 일에 도전한 한 명의 과학자와 한 명의 열기구 조종사 이야기가 있다. 이들을 통해 바라보기만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음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에어로너츠'다.

    '에어로너츠'(감독 톰 하퍼)는 19세기 런던, 예측불허의 하늘을 이해하고 싶은 기상학자 제임스 글레이셔(에디 레드메인)와 가장 높은 하늘을 만나고 싶은 열기구 조종사 어밀리아 렌(펠리시티 존스)이 열기구 '매머드'를 타고 하늘을 탐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당시 사회가 만든 벽과 한계를 깨부숴 나가는 둘의 행보, 그리고 이들의 행보와 만난 경이로운 창공의 풍광이 어우러져 가져오는 감동은 시원함 그 자체다.

    영화는 1862년 제임스 글레이셔와 함께 열기구 비행을 했던 실존 인물인 남성 열기구 조종사 헨리 콕스웰을 여성 조종사 어밀리아 렌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로 바꿨다. 어밀리아는 프랑스 열기구 조종사 소피 블량샤르라는 인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남성 조종사를 여성으로 바꾸며 새로운 세상을 향한 최초의 모험에 제동을 거는 '제한'이 더욱 커졌다. 제임스와 어밀리아는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세상,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던 영역에 과감하게 발을 들인다.

    기상학자 제임스는 기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과학계의 웃음거리가 된다. 하늘을 탐험하는 것은 위대한 도전이지만, 하늘을 예측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두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하는 일에 동참하는 사람이 어밀리아다.

    (사진=㈜더쿱, 씨나몬㈜홈초이스 제공)

     

    동시에 이 영화에서 사회와 자연의 위협과 제약을 넘어서는 모험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눈에 띄는 존재는 실존 인물인 제임스 글레이셔가 아닌 가상의 인물 어밀리아 존이다.

    19세기 유럽 여성들은 교육받을 수 있는 수준도, 가질 수 있는 직업도,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영역도 제한된 상황이었다.

    영화 속에서 제임스를 찾아 아카데미를 방문한 어밀리아를 모두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시선으로 쳐다본다. 여성의 출입이 제한된 장소에 들어온 어밀리아를 향한 시선과 말은 정중한 듯하지만 분명하게 선을 긋는다. 그럼에도 어밀리아는 자신이 직접 제임스를 찾아 이야기하겠다며 모두의 시선을 뒤로 한 채 앞으로 향한다.

    열기구 매머드를 타고 하늘 위로 올라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기후를 예측한다는 제임스 글레이셔의 연구를 완성하는 가장 큰 조력자는 어밀리아다. 한계를 넘는 도전 앞에 주저하기보다 기꺼이 자신이 책임지고 조종에 나서겠다고 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온도로 인해 제임스와 열기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문제 해결에 나서는 이가 어밀리아다.

    또 다른 의미에서 하늘을 향한 모험, 그 앞에 선 어밀리아의 도전들은 과학적 발견과 새로운 이론의 정립을 넘어선 값진 결과물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뭉클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사람들의 반대가 가장 큰 적이자 벽이지만 그 갈등이나 역경을 크게 부각시키지는 않는다. 그들이 겪어 온 무수한 반대의 과정을 넘치게 보여주지 않아서 다소 평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이를 에디 레드메인과 펠리시티 존스의 연기가 들어오며 관객의 시선을 충분히 사로잡는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감독 제임스 마쉬, 2014)에서 두 배우는 각각 루게릭병을 앓게 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그의 아내였던 제인 와일드 호킹을 맡아 평단과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 바 있다. 이번 '에어로너츠'에서도 둘은 미처 설명되지 못한 두 인물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끔 만든다.

    어밀리아의 마지막 말이 위대한 모험과 도전의 여운을 더한다.

    "위를 쳐다보라. 하늘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6월 10일 개봉, 101분 상영, 12세 관람가.
    (사진=㈜더쿱, 씨나몬㈜홈초이스 제공)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