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이 장편 영화로 데뷔해 화제를 낳고 있다.
올해 전주영화제의 ''한국영화의 흐름'' 섹션에서 선보이고 있는 ''다섯은 너무 많아''(제작 씨알필름)의 안슬기(35) 감독이 그 주인공. 안 감독은 현재 서울의 동호정보공업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수학 교사다.
그의 장편 데뷔작 ''다섯은...''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도시락집에서 일하는 여자, 가출 청소년, 임금을 받지 못하는 옌볜 처녀, 분식집 주인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잇는 사람들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의 사정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우연히 한 집에 모여살게된 이들은 하나씩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감독이 현직 교사인 까닭에 영화는 겨울방학 기간에 촬영됐으며 후반작업은 개학한 뒤 방과후에 하루 세 시간씩 진행됐다. 영화의 제작비는 영진위에서 지원받은 1천9백만원에 그동안 모아 둔 쌈짓돈을 털어 마련했고 그동안 단편영화를 함께 만들던 스태프들이 합류했으며 김 감독은 감독에 제작, 시나리오에 출연까지 일인 다역을 했다.
"장편 영화 감독이 된 소감이요? 오랜 기간 꿈꿔온 만큼 정말 좋죠. 하지만 제작 기간도 짧았고, 여건도 좋지 못했던 만큼 아쉬움은 남네요."
데이비드 핀처와 이광모 감독을 좋아하는 ''평범한'' 영화광이었던 안 감독은 교사가 된 뒤 그동안 감춰왔던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겨레 영화 제작학교와 민예총의 시나리오 워크숍을 수료했으며 이후 단편 독립영화를 꾸준히 만들어왔다. 지난해 선보인 ''마이 제너레이션''에는 사채업자로 출연하기도 했을 정도니 이제는 독립영화계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영화라는 게 하면 할 수록 욕심이 생긴다"고 말하는 그는 영화 감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요즘에는 배울 수 있는 길이 많잖아요. 교육 기관도 많고 이곳저곳에서 강좌도 있고... 디지털 카메라도 나왔고, 후반작업도 편해졌고요. 카메라를 들고 세상에 나가는 게 쉬워진 것이죠."
안 감독은 학교에서는 영화 제작 동아리를 이끌고 있다. 영화 속 학교 장면은 그가 재직 중인 학교에서 촬영됐으며 동료 교사도 ''우정출연''을 해줬다. 학교측이나 학생들이나 이 감독 선생님의 ''데뷔''는 반가운 소식이다.
"시험 기간이라 학생들이 영화제에 참석을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그는 "영화 만들기나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나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쉽지 않은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감독은 산고끝에 완성된 자신의 첫 영화인 ''다섯은...''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이제 막 첫상영이 됐지만 독립영화의 배급 현실상 할 일이 더 많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전주영화제에서 처음 상영이 됐으니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방법을 생각해 봐야죠. 상영도 하고 한동안 좀 더 시간을 가진 뒤 다음 영화도 생각해 볼 생각입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