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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계약직 "다닥다닥, 빨리빨리, 24시간..소독은 없었다"



사회 일반

    쿠팡 계약직 "다닥다닥, 빨리빨리, 24시간..소독은 없었다"

    공용 작업복, 신발.. 소독하는 것 본 적 없다
    200명 식당에 800명, 분초 아껴 빨리 식사
    마스크와 소독? 방역 준수 환경 아냐
    관리직이 방역 관리? 관리직도 방역 안 지켜
    아프면 쉬어라? 계약직 형편 모르는 얘기
    많은 이들이 다른 업체 투잡 뛰어
    노동자는 가해자 아닌 피해자..문제는 환경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29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쿠팡 부천 물류센터 직원 (익명)

     


    ◇ 정관용>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 일하셨던 직원을 한 분 익명으로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쿠팡 직원>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언제부터 일하셨어요?

    ◆ 쿠팡 직원> 저는 쿠팡 부천센터가 처음에 생긴 3월달부터 근무했습니다.

    ◇ 정관용> 3월에 만들어졌군요, 그 센터가.

    ◆ 쿠팡 직원>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코로나도 3월이면 이미 코로나 사태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그렇죠?

    ◆ 쿠팡 직원> 그렇죠. 맞습니다.

    ◇ 정관용> 물량이 계속 늘어났습니까, 처리 물량이?

    ◆ 쿠팡 직원> 기존에는 수치로 말씀드리면 연초에 한 200만 건 정도 되던 주문건이 300만 건으로 늘어났어요. 아마 수치로 말씀드리니까 조금 확 와닿지 않으실 수 있는데요. 비유를 말씀드리면 평소에 4인 가족인데 집에서 생활하다가 물량 같은 경우는 물량이 늘어나면 근무자도 많이 늘어나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쿠팡 직원> 명절에 친척들이 많이 와서 끼어서 자야 되는 그 정도의 상황, 그렇게 좀 표현하고 싶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인원 숫자도 1.5배로 늘었다 이 말이군요.

    ◆ 쿠팡 직원> 그 이상이 늘었죠.

    ◇ 정관용> 그 이상이 늘었어요?

    ◆ 쿠팡 직원>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보니까 작업복, 모자, 신발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나왔다 그러고 키보드, 마우스에서도 나왔다 그러고...

    ◆ 쿠팡 직원> 컴퓨터에서 나왔습니다.

    ◇ 정관용> 이 얘기는 매일매일 소독이나 이런 걸 안 했다는 얘기인가요?

    ◆ 쿠팡 직원> 전혀 없었죠.

    ◇ 정관용> 전혀?

    ◆ 쿠팡 직원> 저는 한 번도 못 봤습니다.

    ◇ 정관용> 소독하는 걸 못 보셨다?

    ◆ 쿠팡 직원> 근로자가 한두 명도 아니고 당연히 소독을 했으면 저희가 인지를 했을 테고 작업이 24시간 돌아가기 때문에, 센터 자체가. 그때는 한 번도 못 봤어요.

    ◇ 정관용> 24시간이면 보통 한 조로 교대하겠죠. 몇 시간씩 교대를 하는 겁니까?

    ◆ 쿠팡 직원> 저희가 기본적으로 8시간 3교대 8 곱하기 3은 24 돌아가고 그런데 저 같은 그리고 최초 확진자가 나온 오후조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1시간 근무를 하기 때문에 한 9시간에서 10시간 근무로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몇 명 정도가 일하다가 계속 교대하는 거예요?

    ◆ 쿠팡 직원> 조별로 차이는 있는데요. 오후조 같은 경우가 제일 많아요. 아무래도 거의 직장 퇴근하시고 집에 가셔서 주문들 하시니까 그럴 때는 최소 700명에서 800명 이상이 근무를 하게 됩니다.

    ◇ 정관용> 700명, 800명이 밀집해서 근무하고 근무하는 중간중간에 소독 같은 것도 없었다?

    ◆ 쿠팡 직원> 그렇죠. 할 틈이 없는 거죠. 관리자들이 빨리빨리 하라고만 얘기하니까 그걸 하면서 어떻게 진행 가능하겠습니까, 작업이.

    ◇ 정관용>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식사를 했다 이런 보도도 나오던데 식당이 따로 있어요?

    ◆ 쿠팡 직원> 식당은 따로 있는데 예를 들어서 800명 이상이 와서 근무를 하는데 식당 수용인원은 2개 해 봤자 200명이 안 돼요.

    ◇ 정관용> 그래요?

    ◆ 쿠팡 직원> 그러면 이걸 갖다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건데. 사회적인 거리두기를 지키는 건 맞아요. 그런데 여기는 휴게시간이 아예 없어요. 밥 먹는 시간 빼고는 1분 1초 빠르게 움직여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빨리 먹고 쉬기를 바라잖아요, 누구나. 그래서 빈자리가 나도 내가 무슨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겠다, 이거보다는 이건 근로자 탓은 아니고 빨리 먹고 그냥 진행을 해야 되기 때문에, 쉬어야 되기 때문에 다닥다닥 붙어서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럼 기본적으로 800명이 근무하는데 식당의 수용 인원은 200명이다?

    ◆ 쿠팡 직원> 그러니까 물량이 그 정도로 늘었다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예를 드리면 저희가 학창시절이나 신년 초에 신학기 초에 교과서 구입해서 공부할 생각하잖아요, 문제집 같은 거. 책이 두꺼운데 첫 장 딱 펴면 그 뒤에 막막한 같은 경우 출근하면 그런 느낌을 받아요.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96명으로 늘어난 29일 오전 서울 시내 인근에서 쿠팡 배달 사원이 물건을 옮기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근무하시면서 마스크는 다 쓰고 합니까?

    ◆ 쿠팡 직원> 마스크를 써야 되는 것도 인지를 충분히 하고 그러고 자기가 본인 안전관리를 해야지 왜 회사 탓을 하냐 이런 의견도 많으세요. 그런데 저희는 영하 20도부터 상온까지인데... 같이 존재하는 근무환경이라서 거기서 또 8시간, 10시간을 빠르게 움직이고 해야 돼요. 그래서 방한복을 입어도 영하 10도에서 땀이 날 정도라면 대충 아실 거예요, 어느 정도인지. 그러면 마스크가 찢어지는 경우도 있고. 가만히 서 있어도 호흡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렇게 빨리 움직이다 보면 저희가 호흡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내리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혼자만 잘 써서 되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이건. 내 주변 동료가 안 썼다고 해서 저희는 같은 사원들끼리는 지시나 강요를 할 수 없어요. 그런 부분들을 관리자분들이 계속 관리하고 제대로 해 주셔야 되는데 관리자분들 자체도 안 쓰세요, 불편하고 하니까.

    ◇ 정관용> 관리자부터 안 쓰고 있다.

    ◆ 쿠팡 직원> 네. 제가 말씀을 누구누구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대부분 그렇기 때문에 조금 작업이 느리다 싶으면 옆에 와서 마스크 내리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요.

    ◇ 정관용> 스스로 열이 좀 나거나 이런 사람은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야 하는데 그런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근하는 분들이 있습니까?

    ◆ 쿠팡 직원> 이게 일을 하고 싶어서 아픈데 나가는 게 아니고 계약직 같은 경우는 저희가 3개월 계약을 해요. 1년이 아니고. 그런데 아시겠지만 요즘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직장 구하기 어렵잖아요. 때문에 저 같은 가장들은 재계약을 염두를 안 할 수 없어요. 그런데 3,4일씩 빠지겠다, 그러면 근무에 지장을 주는 거고 그래서 재계약이 불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건 힘들고요. 일용직 하시는 분들도 자주 나오시는 분들 위주로 출근 확정하는 걸 주기 때문에 갑자기 3, 4일 안 나오게 되면 일을 못한다는 불안감에 싸이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주변에 보면 좀 몸이 아프거나 열이 있는데도 나오시는 분들을 보셨어요?

    ◆ 쿠팡 직원> 이게 회사에서 그리고 기침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왜냐하면 (영하) 20도에서 근무를 하게 되니까.

    ◇ 정관용> 영하 20도 이런 데서.

    ◆ 쿠팡 직원> 회사에서도 쉬겠다고 얘기하면 저희는 진료확인서나 그런 서류들이 다 들어가야 돼요. 그리고 계약연장 부분에 있어서 근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니까 아파도 말 못하고 쉴 수가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일용직으로 근무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는 쿠팡뿐이 아니라 여러 물류센터를 옮겨다니면서 투잡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는데 사실 실제 그렇습니까?

    ◆ 쿠팡 직원> 저도 학교에 교구를 납품하는 사업을 하다가 지금 아시겠지만 학교가 아예 등교가 안 되잖아요. 그래서 하던 일이 망했어요. 싫은 얘기지만. 그래서 일용적으로 밀려나게 돼서 안 해 본 일이 없거든요. 그래서 쿠팡도 일용직부터 시작한 거고. 그래서 하루하루 벌어야 되기 때문에 왜냐하면 제가 돈을 못 벌면 제 아이가 굶지 않습니까? 저는 갓난아이가 또 있기 때문에 그런 현실이죠.

    ◇ 정관용> 그 일용직으로 하실 때 쿠팡만 한 게 아니라 다른 물류센터도 동시에.

    ◆ 쿠팡 직원> 그렇죠. 쿠팡에서 매일 못 나가니까 쿠팡은 이렇게 좀 늦게 지원하거나 그러면 요즘에 아무래도 어렵기 때문에 하려는 사람이 많아서요.

    ◇ 정관용> 빨리빨리 마감이 될 수도 있군요.

    ◆ 쿠팡 직원>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이제 쿠팡이 되면 그날은 쿠팡 가서 일하고 안 되면 다른 데 가서 일하고 이렇게 되는 거로군요.

    ◆ 쿠팡 직원> 그렇죠.

    ◇ 정관용> 그런 분들이 인원 수가 많아요?

    ◆ 쿠팡 직원> 많습니다. 저희도 코로나19 때문에 본업의 근무일수가 줄어들거나 그에 따라.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분들 가운데 두고 한 분이 만약에 감염이 되면 이 사업장뿐 아니라 여러 사업장으로 바이러스가 퍼질 우려도 큰 거로군요.

    ◆ 쿠팡 직원> 그런 우려는 있는데요. 그런데 지금 분위기 자체가 저도 뉴스를 접하고 하는 과정에서 그건 근로자들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 사람도 열심히 사는 것뿐이고 그 관리를 제대로 못한 회사나 작업장 탓인데, 관리자나. 그런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은 쏟아지는데 그에 필요한 시설적, 인원적 어떤 보완대책은 없으니까 이렇게 허술해질 수밖에 없는 거로군요, 한마디로.

    ◆ 쿠팡 직원> 그리고 워낙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고 하니까 관리자들도 저희를 소모성으로 생각하고 불온한 언행이라든지 아니면 소리지르는 경우, 반말하는 경우 그런 경우도 많이 발생을 하죠.

    ◇ 정관용> 말씀 감사합니다.

    ◆ 쿠팡 직원> 감사합니다.

    ◇ 정관용> 쿠팡 부천물류센터 직원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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