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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밥코노미③]골목의 변화, 다시 뜨는 동네…경쟁자는 '온라인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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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코로나19 밥코노미③]골목의 변화, 다시 뜨는 동네…경쟁자는 '온라인 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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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도 '편의점은 간다'…붐비는 마트 대신 동네 슈퍼 방문↑
    '생활밀착' 서비스에 '재난지원금' 붓기…편의점주, 대형마트보다 시가총액↑
    편의점, 거미줄 유통망 타고 신선식품 '배달 허브'로
    코로나19로 살아난 골목 상권…경쟁사는 이웃 가게 아닌 '마켓컬리'

    김수민(39세)씨는 찬거리를 사러 집 근처 반찬 가게에 들렀다. 개시 손님이 되면서 한 팩을 더 받았다. 두 아들은 휴교로, 남편은 재택근무로, 삼시 세끼를 집에서 먹다 보니, 반찬은 사 먹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시간도 아끼지만, "또 같은 반찬"이라며 투정하는 아들과의 싸움을 멈출 수 있었다.

    나간 김에 정육점에서 국거리용 고기를 샀다. 재난지원금 카드를 쓸 수 있으니 바로 옆 과일 가게서 수박, 멜론, 키위, 블루베리 등 과일도 잔뜩 샀다. 집 앞까지 배달해주니 잘 고르기만 하면 된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빵 냄새가 솔솔 난다. 갓 구운 빵을 종이봉투에 한 아름 담고 집으로 향했다.




    글 싣는 순서
    ①식탁의 변화, 간편식도 진화한다
    ②큰손의 변화, 5060 아닌 '오팔세대'입니다
    ③골목의 변화, 다시 뜨는 동네…경쟁자는 '온라인 식품'
    (계속)


    (그래픽=고경민 기자)
    ◇ 코로나19에도 '편의점은 간다'…붐비는 마트 대신 동네 슈퍼 방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형마트에 밀려났던 골목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오프라인 구매가 전반적으로 줄었다지만, 동네 슈퍼 매출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골목 반찬가게와 정육점 이용 빈도도 반등하고 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지만 온라인만으로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마련하는데, 골목 상권은 해결사로 거듭났다.

    코로나19로 생활 반경이 좁아진 탓이다. 먼 거리보단 가까이서, 붐비는 곳이나 대중교통 이용을 피하다 보니 마트보단 걸어서 갈 수 있는 동네 슈퍼나 편의점을 찾게 됐다. 또 근처 시장에 장 보러 간 김에 빵집, 반찬가게, 골목 커피숍 등에 두루 들르는 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식품 소비 분야 영향' 조사 결과, 지난 2월 3주차 무렵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는 시점부터 이같은 구매 패턴이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대형매장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2월 소매 유통채널 식품류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달 평균보다 4.8%p 감소한 평균 24.3%를 기록했다.

    반면 소매 유통채널은 개인 대형(2.4%p), 체인 대형(1.0%p), 편의점(0.6%p), 개인 중형(0.7%p) 순으로 늘었다. 이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꺼린 소비자들이 식품류 구매 시 접근성이 좋고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변 소매점에서 식품류 구매를 늘린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 '생활밀착' 서비스에 '재난지원금' 붓기…편의점주, 대형마트 시가총액 넘어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편의점 이용률도 계속 늘어났다. 특히 편의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강점으로 편의점은 유통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코로나19가 가져온 지난 1분기 소비행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아울렛매장(-31%)·가전제품 전문매장(-29%)·백화점(-23%)·대형마트(-17%) 매출은 급감했지만, 편의점(6%)과 슈퍼마켓(12%) 매출은 증가했다.

    편의점 이용 연령층도 확대됐다. 편의점에 익숙한 2~30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편의점 이용이 늘면서 이달 신선식품 매출이 전월보다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곧바로 증시에 반영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편의점주가 대형마트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이다.

    GS리테일은 시가총액 기준 이마트를 제치고 유통 대장주에 올랐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4.7%나 늘어났다. 지난 15일 기준 GS리테일 시총은 3조 2725억원으로 이마트(3조 1221억원)와 롯데쇼핑(2조 4640억원)을 모두 넘었다. BGF리테일도 시가총액 2조 7309억원으로 롯데쇼핑과 신세계(2조 2989억원)를 제쳤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편의점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것도 소비자 발길을 끌어들였다.

    경기도는 지난 15일 도민 1천명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80%가(818명) '평소 가던 대형마트 대신 동네 가게를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새로운 동네 가게를 이용(33%), 전통시장을 방문(34%)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최대 사용처로는 △슈퍼마켓, 편의점, 농·축협 직영매장 등 유통업(49%)이 가장 많았고 △식당, 카페, 주점 등 일반음식점(31%)이 뒤를 이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 부양을 위한 정부 정책이 중첩될 현시점에서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유통 채널은 편의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더라도 예전과 같은 생활로 완전히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근린형 유통매장에서 먹을 걸 조달하면서 편의점 이용률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과일도 편의점에서 사 먹는다…집콕·홈트족 위한 닭가슴살 간편식까지

    편의점은 과일 등 신선 식품이나 다이어트 건강식까지 손을 뻗으며 소비자 경험을 바꾸고 있다. GS25는 일반 사과보다 당도가 높은 '엔비 사과'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백화점만큼 품질은 좋으면서 저렴한 과일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기 위해서다.

    엔비 사과는 가맹점주의 주문량이 몰리면서 2주 만에 조기 마감했다. GS25 관계자는 "중요한 건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편의점에서 과일을 사 먹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이 경험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U 관계자도 "코로나19 이전에는 백화점에만 과일을 납품하던 업체도 최근 편의점에 납품 문의를 하는 곳이 늘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포도와 토마토 등 일부 점포에서만 판매하던 고급 과일 상품군을 다른 점포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다이어트와 건강 관리를 위해 저칼로리 간편식 '닭가슴살 리얼바'를 선보였다. 스틱 형태의 닭가슴살로 손에 묻히지 않고 핫바처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 임이선 신선식품 담당 CMD는 "코로나19로 '홈트족이 늘면서 주택 및 독신 상권에서 다이어트 간편식 매출이 각각 59.1%, 28.6%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면서 "간편함을 크게 높인 만큼 식단을 관리하는 젊은 소비자의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 편의점, 거미줄 유통망 타고 신선식품 '배달 허브' 되다

    편의점은 최근 배달 서비스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동네 골목골목에 매장을 가진 편의점이 배달 허브를 맡게 된 것이다.

    GS25는 카카오톡과 협업해 24시간 배달 서비스에 나섰다. 카카오 '주문하기'를 통해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 음료, 생활용품 등 350여 종을 주문할 수 있다.

    CU도 배달 대행 스타트업 '바로고'. '생각대로'와 함께 전국 중소도시로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확대한다. 앞서 올해 초부터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요기요 등과 함께 수도권 주요 점포를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왔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 어중간한 포지션으로 외면받던 SSM도 오프라인 업체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죽 쑤는 사이 2월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롯데슈퍼는 기존 롯데슈퍼에서 운영했던 전국 13곳 온라인 전용 프레시센터에서 신선식품을 포장해 새벽 배송한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배달 앱 '요기요'와 손잡고 1시간 이내 즉시 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 2월 이용자 수가 이미 전월 대비 약 60% 늘었고 3월 말부터는 수도권 지역 21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 코로나19로 동네가 살아난다…경쟁사는 이웃 가게 아닌 '마켓컬리'

    동네 소비의 증가 추세는 위축된 골목 자영업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오픈서베이 황희영 대표는 "소셜미디어 발달이 강남역과 홍대 등 대형 상권 중심에서 연남동·을지로·성수동 등 새로운 상권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켰다면, 코로나19는 활동 반경을 더 줄이면서 동네 상권에 위치한 소규모 특색있는 식당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외식으로 먹던 메뉴를 간편식이나 배달 음식으로 쉽게 즐길 수 있게 된 만큼 식당에 가야 할 이유가 되는 차별화된 품질의 메뉴를 제공하면서도 접근성이 좋은 식당이 소비자의 발길을 잡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이제는 동네 상권 내 매장이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구색과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발길을 돌렸던 슈퍼마켓과 동네 반찬가게가 단순히 가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황희영 대표는 "동네 경쟁 상대는 이웃 가게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네 가게의 상품이나 가격,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면 여전히 익숙한 온라인이나 대형마트로 언제든, 얼마든지 떠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동네 정육점은 마켓컬리나 오아시스를, 수산물 시장이나 횟집은 삼삼해물, 오늘회보다 더 좋은 고기와 수산물을 더 좋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절함과 단골에게 주는 친근함도 필수 조건이다.

    "동네 상권을 살리려면 반찬가게, 야채 가게, 빵집, 식당 등이 연합군을 형성해 밀집해 있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신선식품, 요리·반찬류 및 고품질 간편식·다양한 간식류 등을 갖춘 매장도 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네 슈퍼뿐만 아니라 맛집 동선도 달라질 전망이다.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 자주 보는 사람으로부터 서비스를 받으려는 경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행위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먼 동네의 비싼 식당보다 '나만 아는 우리 동네의 작은 식당' 선호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황 대표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자의 경험은 종식된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해 더 이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이전 것으로 돌아가거나 새로운 대체재를 찾을 수도, 또 한동안 잊혀지던 것을 다시 이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일상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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