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 제3로비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을 위한 오찬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사진=연합뉴스)
'엄마 정당'인 미래통합당과의 조속한 통합에 합의했던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계속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면서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 전원이 5월 안에 합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모으고, 당직자들도 당무까지 거부하면서 합당을 촉구하는 등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당 당선인 19명 전원, 합당 촉구 의견 모으고도 지도부에는 전달 못해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당선인들이 합당의 구심력과 원심력 사이에 끼인 모습이다. 합당을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입장문을 내지도 당 지도부에 공식 루트로 전달하지도 않았다. "당내 갈등이 커지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는 못한 '쭈뼛 결의'인 셈이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왼쪽)와 백승주 원내수석부대표가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당 비례 당선인들은 21일 3시간 넘게 조찬모임을 통해 오는 29일까지 합당을 마쳐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당선인 19명이 다 모이지 못해 전화 연락으로 전원 동의를 구했다고 한다. 조속한 합당에 미온적인 원유철 당대표 등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 셈이다. 당 지도부는 그런데 "모른다. 전혀 들은 게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합당 논의가 있던 통합당 워크숍에 온 한국당 김기선 정책위의장과 한국당 측 또 한명의 수임기구 대표인 염동열 의원은 '합당도 좋지만 두 개의 정당이 존속하면서 가질 수 있는 실익이 있다'는 논리를 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비공개 워크숍을 도중 나온 김기선 의장은 "비례 당선인들 의견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양당이) 총의를 모아가겠지"라는 뜨뜻미지근한 답변을 반복했다.
염동열 의원은 "5월 말까지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못박았다. 그는 "'시기를 조절해 외연을 확대하고 시너지도 누리자. 교섭단체가 되면 나름대로 야권의 투쟁도 활발해지지 않겠냐'는 개개인의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논의하는 통합당·한국당 의원들(사진=연합뉴스)
◇통합당, 합당 지연시 한국당 힘 커질까 우려통합당은 한국당의 원심력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기류가 강하다. 자칫 야권의 불협화음은 물론, 몸값을 키운 한국당의 지분 요구가 더욱 강해질 게 분명해서다. 통합당은 이날 원내지도부 구성을 마치면서 4석의 자리를 남겨뒀다. 한국당 몫이다. 비례 당선인들을 향한 손짓으로도 보인다.
합당 시기에 따른 손익계산표는 복잡하다. 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될 경우, 당선인들은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 간사를 하나씩 맡을 수 있다. 다만, 뒤늦은(?) 합당 이후 당내 지분은 줄어들 수 있다. 원내부대표를 포함한 당직 배분에 있어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통합당에서는 한국당 당선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해왔다.
◇한국당 당직자들, 당무 전면 거부하며 합당 촉구
한국당 당직자들은 합당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후부터 당무를 전면 거부했다.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이고 정도"라는 명분을 내세운 당직자들에겐 밥그릇이 걸린 문제다. 정당법은 유급사무직원이 중앙당과 시도당 각각 1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합당 이후 당직자들의 복귀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 위기인 셈이다. 이들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를 강행하려는 지도부를 향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1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합당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통합당 "29일까지 반드시 통합" 재확인통합당은 이날 워크숍에서 오는 29일까지 반드시 통합하고, 이를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를 즉시 준비하기로 했다. 한국당의 전당대회에서 합당 결의를 하라는 마지노선을 제시한 것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저녁 21대 국회 초선 당선인들과 만찬에서 미래한국당과 "최대한 빠른 합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이런저런 이유가 자꾸 나와 조만간 합당하는 결론이 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이날 오후 "통합당 당선인들의 입장문을 잘 읽어봤고, 존중한다. 우리당 사무처 직원들의 충정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저도 29일까지 합당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