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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거리두기 좋아하는 신인류가 온다



사회 일반

    [포스트 코로나] 거리두기 좋아하는 신인류가 온다

    적당한 거리가 편한 코로나사피엔스 시대
    포스트코로나, 콜 포비아의 시대가 될 것
    재택근무 확산 속 직장과 주거문화 변화
    스몰 컨택트 줄고 원초적 클럽문화는 발달
    코로나 이후 오히려 ‘뉴히피제너레이션’ 온다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4월 24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강유정 (강남대 교수), 최민석 (소설가)

     


    ◇ 정관용> 매주 금요일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짚어보는 강유정, 최민석의 시선 코너.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그리고 최민석 작가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최민석> 안녕하세요.

    ◆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 정관용> 코로나 때문에 일상이 바뀌었죠? 제일 크게 바뀐 게 뭐예요?

    ◆ 최민석> 원래 코로나가 오기 전에 제가 글 쓰는 사람이지만 글쓰기 강의도 하고 행사도 하고 소설가 최민석과 함께하는 어떤 어떤 문화탐방 이런 여행프로그램도 하고. 저 같은 경우는 그러니까 제 일을 오프라인 대면 일자리가 굉장히 많았어요.

    ◇ 정관용> 그랬겠네요.

    ◆ 최민석> 그런 게 다 불가능해진 거죠. 그래서 결국은 저 같은 글쟁이가 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쓰거나 아니면 말을 하는 건데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서 경기침체가 오다 보니까 원고 청탁도 줄더라고요.

    ◇ 정관용> 원고 청탁까지?

    ◆ 최민석> 왜냐하면 출판업계의 재정건전성이 그렇게 탄탄하지 않거든요.

    ◇ 정관용> 그런 거 말할 자리도 없어져, 글 쓸 기회도 없어져 큰일 났네요.

    ◆ 최민석> 그래서 남은 건 방송밖에 없다. 그래서...

    ◆ 강유정> 저는 오히려 제 시간표가 늘었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제가 원래 시사회를 보러 다녀야 되는데 이게 남의 시간표에 남이 정해진 영화관에 가서 그 영화를 봐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시사회에 갈 일이 없어서 제가 보고 싶었던 미뤄뒀던 영화나 드라마를 제 시간표에 맞춰서 보고 온라인에 강의를 올리다 보니 꼭 그 시간에 녹화해서 올릴 필요가 없어서 저는 주로 새벽시간에 혼자 떠들어야 되니까. 그래서 녹화하고 그래서 그거 업로드하다 보니까 굉장히 오랜만에 제가 제 리듬에 맞춰서 조금 사는 독특한 체험을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강유정 교수는 그러면 되게 좋아졌네요, 그려면.

    ◆ 강유정> 그런데 조금 일은 많이 줄었습니다. 많이 줄었습니다마는 이렇게 굉장히 남의 시간표에 쫓아가던 일상에서 아마 재택근무하는 분들도 비슷할 것 같아요. 일을 하기는 하되 내 시간표 내가 내 바이오리듬에 맞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거 독특한 체험은 맞는 것 같습니다.

    ◆ 최민석> 저는 저녁을 잃었는데 교수님은 새벽을 얻으셨군요.

    ◆ 강유정> 저 원래 새벽 좋아하는데 새벽에 일 많이 합니다.

    ◇ 정관용> 두 분 다 그런데 굉장히 큰 변화들이 있네요.

    ◆ 최민석> 그렇죠. 저는...

    ◇ 정관용> 저같이 매일 생방송을 하는 사람은 변화가 거의 없어요.

    ◆ 강유정> 방송국이 제일 변화 없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재택근무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오늘 그런데 이 얘기를 왜 꺼냈냐면 2040년 지금으로부터 20년 후를 한번 미리 들여다봅시다. 그 사회에 어떤 모습들이 펼쳐질까. 코로나 사피엔스 2040년. 2040년 미리보기 이런 제목을 한번 붙여봤거든요. 머릿속에 그려지세요? 지금부터 20년 후.

    ◆ 강유정> 저는 그려져요, 사실.

    ◇ 정관용> 어떻게?

    ◆ 강유정> 왜냐하면 제가 어렸을 때 너무 많이 미래지향적인 영화를 많이 봤어요. 토털리콜 이런 작품 있죠.

    ◇ 정관용> 공상과학.

    ◆ 강유정> 네. 그런 SF 영화 보면서 곧 2000년만 넘어도 ‘블레이드 러너’ 이런 것들을 보면 2000년대 초반 얘기잖아요. 저렇게 되겠거니 하고 살았는데 하나도 안 바뀌더라고요. 그래서 별반 우주를 날아다니는 셔틀이 있고 이럴 줄 알았는데.

    ◇ 정관용> 그려져요, 그사이 20년 후가.

    ◆ 강유정> 저는...

    ◇ 정관용> 첫 번째 뭐예요, 제일 큰 게?

    ◆ 강유정> 저는 인터넷 처음 등장할 때 세상이 바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다들 책도 안 보고 다들 e북만 볼 거다. 그래서 책은 도서출판업계는 망했다 이랬는데 여전히 e북과 책의 수준은 비슷하게. 독자가 전체 떨어져나가면 나갔지 E북이 승리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디테일은 바뀔지 몰라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는, 사실 20년 후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최민석> 저도 10년 전에도 제 책은 별로 팔리지 않았고 지금도 별로 팔리지 않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저도 이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사람들 만나면 물어도 보고 그러다가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어요.

    ◇ 정관용> 뭐예요.

     


    ◆ 최민석> 광고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어차피 자기들은 물건을 팔아야 되니까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쪽에서는 어떤 회사에서는 태스크포스팀이 꾸려져서 이런저런 자료도 살펴보고 하는데 BCG나 보스턴컨설팅그룹이나매켄지 같은 데서 예상하기로는 일단 미국에는 컴플렉스 형태 그러니까 주상복합 형태가 많이 설 거라는데. 그걸 자세히 대충 듣고 좀 더 생각을 해 보니까...

    ◇ 정관용> 주상복합이라면 주거공간과 사무공간이 복합돼 있는?

    ◆ 최민석> 그런데 그게 컴플렉스 맞은 편에 컴플렉스가 있고 맞은편에 또 컴플렉스가 있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제가 상상하기로는 지금 CBS가 있는 목동 같은 이 동네가 굉장히 많이 생길 거라는 거죠.

    ◇ 정관용> 대형 주상복합 밀집지.

    ◆ 최민석> 왜냐하면 일단은 프로세스는 이렇게 됩니다. 이번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많은 회사들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되면 일단 많은 대기업들은 일단 본사가 메트로폴리탄 도시에 있는데 부동산값이 굉장히 비싸져요. 그러면 직원들이 다 출근하려면 그 많은 책상과 회의실과 이게 다 엄청난 지출이라고요.

    ◇ 정관용> 돈이죠.

    ◆ 최민석> 그런데 그 사람들이...

    ◇ 정관용> 아예 사무실을 줄여요?

    ◆ 최민석> 그렇죠. 재택근무를 해버리면 사무공간이 줄고 지출이 주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전염병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될 때 나갈 수 있는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면 사람들은 결국 집에서 일하면서 일단은 테크놀로지 상품을 많이 사야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보스들은 이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감시를 하고 싶으니까 계약을 할 때 쓰겠죠. 카메라를 설치하는 걸 동의를 한다 아무튼 어떤 뭔가 진화된 혹은 악화된 방식의 노동형태가 새로 나올 것이고 그러면 그런 제품을 쓰면서 결국은 집에서 갇히다시피 일을 하는데.

    ◇ 정관용> 그러니까 집의 풍경, 사무실 풍경이 극적으로 변할 거다.

    ◆ 최민석> 이게 첫 번째. 예전에는 고용주가 사무실을 갖고 있던 부담을 이제는 피고용인한테 사무실 가지라는 부담을 전가하는 거죠. 그래서 결국은 중산층들이 원하는 워너비의 주거 형태는 지금 이 목동처럼 주상복합 아파트가 있고 맞은편에 바로 또 다른 쇼핑몰이 있고 그 안에 식당, 커피숍, 그다음에 학원, 병원 길 건너면 백화점 있는 이런 형태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 강유정> 저는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사실 제목을 보고 모순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 정관용> 왜요?

     


    ◆ 강유정> 왜냐하면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도 그렇고 대개의 인류진화학자들이 말할 때 사피엔스의 가장 큰 특징이 뭐냐 하면 모여서 정보교류를 했다는 거예요. 도구를 쓴 것도 있지만 정보교류를 모여서 함으로써 되게 약한 포유류인 인간이 말 그대로 종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건데 코로나라는 건 일종의 인적 교류로서의 그런 핫라인 그러니까 콜드한 라인들 말고 정말 사람들 만나서 얼굴을 보고 건강을 판단하고 말투를 보고 그 사람들의 인상이나 심리를 보는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 정보로 사람들에게 굉장히 사회화시켜서 진화를 시켰다는 거예요. 그러면 이제 코로나 이후로는 이런 사적 정보들을 어떠한 식으로 교류할 것인가. 저는 되게 재미있는 제목이다, 모순 아닌가. 코로나는 언택트라고 얘기를 하고.

    ◇ 정관용> 안 만나고 그 사람을 어떻게 파악하느냐, 어떻게 평가하느냐.

    ◆ 강유정> 약간 만나서만 전달되는 정보라는 걸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인데. 이 언택트가 요즘에 제가 온라인 강의 같은 걸 보면 그런 미묘한 정보가 전달이 안 되는 거예요. 가령 선생님이 수업을 하는데 오프라인 같으면 아이가 책 밑에다가 뭘가 숨기고 뭘 보면 눈치로 알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인터넷 강의를 한다거나 이 상태에서는 밑에 창을 조그맣게 열어놓고 하는 것을 선생님들이 전혀 모르시고 계시대요. 이런 모든 것들이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코로나 사피엔스라고 하지만 이 사피엔스라는 말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그래도 몇십 년을 살아온 사람들인데 지금 막 갓 태어나서 초등학교 입학하고 이런 꼬마애들, 꼬마애들은 지금 첫 경험이 사회와 만나는 첫 경험이 언택트예요. 그렇게 시작되는 거 아니에요. 이들이 20년이 지나서 20대 중반, 30대가 되면 그들은 어떨까요?

    ◆ 강유정> 사람을 만나는데 공포를 오히려 포비아로 느낀다는 거예요.

    ◇ 정관용> 사람 만나는 걸 무서워한다?

    ◆ 강유정> 사람을 만나는 걸 정보로 여기잖아요. 제가 최근에 느끼는 건 뭐냐 하면 전화에 대한 공포들을, 특히 20대들이 많이 느낀다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런다면서요?

    ◆ 강유정> 문자를 보낸다거나 소위 말하는 카톡이나 혹은 DM 같은 걸 보내서 서로한테 안부를 묻는 걸 아무 때나 보내도 돼요, 시간도...

    ◇ 정관용> 그런데 왜 전화가 무섭대요?

    ◆ 강유정> 그게 전화를 누르고 벨을 듣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려서...

    ◇ 정관용> 그러니까 왜요?

    ◆ 최민석> 그 이유가 제 개인적인 사연이기는 제가 제 아내가 전화 공포가 있어요. 그래서 방송에 나가서 자기 사연을 팔아도 된다고 했어요. 일단은 말씀하신 것처럼 전화는 얼굴이 안 보이잖아요. 그러니까 오해가 발생할 소지가 많기 때문에 그게 두렵다는 거고. 또 다른 제가 이게 너무 궁금해서 20대들한테 많이 물어보니까 전화를 해서 불친절을 경험하는 그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는 거죠. 예컨대 전화를 해서 음식 주문할 때 여기 몇 동 몇 호인데요. 치킨 돼요 네, 돼요. 이렇게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면 그 사람과 전화를 끊고 난 다음에 나 혼자 나만 친절하고 나 혼자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문화 때문에 배달앱도 주문하고 택시를 탔을 때 불친절한 경험을 한다든지 이런 흐름이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 정관용> 아무튼 잘 모르겠어요.

    ◆ 강유정> 우리가 소위 말하는 예의라고 부르는 것들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 최민석> 예의가 전화선상에서 더 잘 안 지켜진다는 거예요.

    ◆ 강유정> 한편으로는 거추장스럽게 느낀다기보다 공포스럽게 느끼는 거예요.

    ◇ 정관용> 내가 예의를 갖춰야 되는 것도 두려워한다?

    ◆ 강유정> 그렇죠. 특히 아마 친구들끼리 전화하는 건 별로 안 무서울 거예요. 그런데 조금 뭔가 부탁을 해야 된다거나 질문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특히 오히려.

    ◇ 정관용> 그럴 때는 오히려 문자가 낫다?

    ◆ 강유정> 문자가 낫다라는 거죠. 심지어는 학점이 마음에 안 들어서 정정을 요구하거나 질문할 때조차도 문자로 보내요. 왜냐하면 그런 말일수록 더 하기 어렵다고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쿨하게 문자로 그렇게 전달하는데 또 어른들은 반대죠.

    ◇ 정관용> 이미 지금 20대들이 그렇다는 거 아니에요. 그럼 지금 꼬마애들의 20년 후는 더 그게 심해지겠네요?

    ◆ 강유정> 훨씬 더 심하겠죠.

    ◆ 최민석> 그리고 전화 공포의 경우 공포도 있지만 예의를 중요시 여기다 보니까 내가 전화를 건다는 것은 내가 편한 시간에 상대방한테 침입한다는 그런 개념이 좀 있어요. 그러니까 권력을 가진 사람이 전화를 거는 거다. 간단히 말하면 퇴근 후에 카톡이 오는 것처럼.

    ◇ 정관용> 그래서 통화 가능하세요 이런 문자가 꼭 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그걸 받으면 아니, 전화요금은 거기서 내야지 왜 내가 내야 돼. 그럼 통화 가능하고 문자 보내니까 이상하잖아요. 통화 가능하세요라는 문자 받으면 제가 전화를 걸거든요. 그럼 내 전화요금이 나가잖아요.

    ◆ 최민석> 그렇죠. 그걸 존중하다 보니까 이 사람한테 내가 불쑥 전화를 해도 되나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나한테 불쑥 전화가 오면 가끔씩은 내가 침해받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단적으로 영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전화 공포가 굉장히 큰데. 그건 영국에서 처음에 한 문장만 들으면 그 사람의 계급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영국에서 클래스가 나뉘잖아요. 어퍼클래스, 미들클래스, 워킹클래스가 있는데 우리가 보통 영국 영화에서 보는 휴 그랜트나 엠마 왓슨 같은 배우가 쓰는 건 리시브 프로그넌스 RP라고 해서 디 주 겟 케어, 디 주 겟 옥스퍼드나 캠브릿지 같은 대학을 나오고 명문가에서 자란 사립학교에서 다닌 사람들이 쓰는 3%의 영어라는 거죠.

    ◇ 정관용> 그래요. 특히 영어 표현은 억양과 이런 것만 들어도 구별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 최민석> 그렇죠. 그러니까 미들클래스가 있는 영어가 따로 있고 워킹클래스가 쓰는 영어가 따로 있기 때문에 전화만 하면 내 계급이 드러나는 게 영국 사람들이 두려운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전화를 하면 한국 사람도 내가 어느 지방 출신인지 내 언어에서 어떤 교양이 묻어나는지 이런 게 두려울 수도 있다는 거죠.

    사회적 거리두기·재택근무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 그건 전화 공포증 얘기고 그건 그 정도 하고. 20년 후에는 그러면 더 나아가서 뭐가 생기냐는 말이에요.

    ◆ 강유정> 이게 아마 더 언택트가 될 거예요. 워낙에 마샬 맥루한이 쿨미디어, 핫미디어 나누면서 점점 체온이 떨어지는 쿨미디어로 갈 것이라고 벌써 수십 년 전에 예고를 했잖아요. 그런데 커뮤니케이션 학자 중의 한 사람이 어떤 얘기를 했냐 하면, 사람들이 빅브라더가 돼서 이런 정보 세계가 미래를 우리를 침범하고 통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로 올덕스 헉슬 리가 쓴 ‘멋진 신세계’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게 우리를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어요. 사람들이 저는 이런 SNS 미디어라든가 언택트를 더 좋아하게 될 거라는 거죠. 그걸 통제로 여겨서 많은 사람들이 말하자면 우리가 팡이라고 부르는 그것들. 그쪽 서버만 털어도 내 정보가 다 나와. 말하자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에 정보가 다 나와, 이런 두려움이 아니라 그게 없으면 못 사는 형태로 더 재미있어하고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미디어를 통해서 만나게 될 거지, 직접적인 만남은 오히려 덜 하게 될 거라는 게 예측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한 방에 같이 앉아서도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 각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뭔가 하고 있다. 이 소통 부재의 시대. 이런 얘기하잖아요.

    ◆ 강유정> MT 가서 제일 두려운 게 콘센트가 하나밖에 없는 방이에요. 다들 뭔가 연결을 해야 되는데 콘센트가 하나밖에 없으면 다들 패닉에 빠져서...

    ◇ 정관용> 글쎄, 이미 그런 걸 걱정하는데. 앞으로 그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아예 한방에 모이지도 않는다?

    ◆ 강유정> 그렇죠. 클럽문화는 발달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오히려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통 안 해도 되지만 집단적인 부딪힘이 가능한 공간들. 거의 원시적인 형태의 축제공간 비슷한 것이 클럽 공간이잖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언택트가 강해질수록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무의미하게 서로 지나쳐가는, 사실 이것도 많은 미래학자들이 했던 말이기도 합니다마는 그런 정반대 현상으로, 그러니까 극단적으로 돼서 작은 스몰 콘택트는 사라지고 이렇게 미디어를 통해서 얘기하거나, 아예 그냥 부딪히거나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최민석> 제가 그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요. 역사의 흐름을 보면 예술이 바로크 양식, 로코코 양식, 굉장히 화려한 게 있으면 여기에 반대하는 이성적이고 차분한 신고전주의가 나오고 그다음 극단적인 보수 정권이 나오면 사람들이 여기에서 반대해서 진보 정권이 나오고.

    ◇ 정관용> 정반합의의 논리죠, 그게.

    ◆ 최민석> 그러니까 결국은 다 통제하고 억제하고 규율된 생활을 전염병을 많이 겪으면서 하다 보면 오히려 반발하면서 우리는 더 만나야 돼, 우리는 더 즐겨야 돼. 그러니까 욜로라고 하잖아요. 유 온리 리브 원스가 아니라, 유 메이 리브 투데이 혹은 투모러우. 우리가 어쩌면...

    ◇ 정관용> 오늘 하루 재미있게 살자.

    ◆ 최민석> 극단적인 욜로가 올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마치 60년대 샌프란시스코에서 플라워 무브먼트를 했듯이 새로운 히피 세대가 나올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뉴 히피?

    ◆ 최민석> 뉴히피제너레이션. 더 만나고 더 자연 속으로 돌아가고. 더 술을 마시고 파티를 하고 그런 문화가 더 확산될 수 있는데 그런데 이건 젊은층의 소수 오피니언 리더, 예술가들, 이런 쪽에서 일어날 수 있는...

    ◇ 정관용> 나올 수 있겠네요.

    ◆ 최민석> 그런 경향이 있을 수 있고. 또 중산층들은 이런 컴플렉스에 모여 살면 부유층은 오히려 모든 걸 통제받을 수 있으니까 양평 같은 전원으로 가는 거죠. 거기서 자기들만의 주택을 짓고 살고 이런 식으로 세분화될 것 같아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5월 5일까지 연장한 가운데 20일 서울시내 지하철을 탄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앉아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정관용> 언택트 강화, 뉴히피제네레이션 탄생의 가능성, 집의 공간의 변화 그리고 사무공간의 변화. 이런 것들이 주로 얘기가 되네요.

    ◆ 강유정> 그렇죠. ‘블레이드 러너 2040’이라고 재작년에 나온 미래 영화가 있는데, 거기서 AI 복제인간이 있어요. 그래서 너무 가장 예쁜 여자애를 모델로 만들어서 대화는 그럴 듯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느낀다고 생각을 했을 때는 여성의 몸 위에다가 이미지를 입혀서 접촉을 하거든요. 그런데 결국 접촉이 대단한 인류의 진화의 근원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또 열망이기도 해서, AI라든가 이런 방식으로 언택트가 늘어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촉을 하려고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접촉의 의미가 달라지는 거죠.

    ◆ 강유정> 그렇죠.

    ◇ 정관용> 과거에는 모든 걸 만나서 했다면 이제는 만나서 하는 건 따로, 안 만나서 하는 것 따로 이런 구분이 지어질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20년 후면 이제 팔십이 되는데, 아유 참... 강유정 교수, 최민석 작가 오늘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 최민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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