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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에 비말 분출' 선거캠프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종



부산

    '환호에 비말 분출' 선거캠프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종

    밤새 부산지역 여‧야 선거사무소 대부분 1~2m 거리간격 유지 지키지 않아
    일부 지지자들,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채 개표방송에 탄식‧환호
    늦은 밤 지지자들 사무실로 몰렸지만 인원통제·발열체크 찾아보기 힘들어
    밤새 개표 지켜보면서 밀폐된 공간서 음식 나눠 먹기도

    고강도 사회거리두기 기간인 15일 오후 일정한 거리유지를 두지 못하고,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부산 남구을 박재호 의원 사무실 (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로 연장했지만, 15일 밤새 21대 총선 개표상황을 지켜보는 부산지역 대부분 선거사무실에서는 콩나물시루같이 인파가 빽빽이 몰려들어 장시간을 함께 보냈다.

    발열 체크와 명부작성은 온데간데 없었고, 밀폐된 장소에서 일부 지지자들은 마스크도 벗은 채 후보에 대한 환호와 탄식을 내뱉었다.

    총선 당일인 지난 15일 오후 11시쯤, 남구 용호동 건물 3층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의 의원 사무실에 지지자들이 하나둘 몰려들었다.

    출구 조사 발표 이후 박 후보를 비롯한 캠프 관계자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간격이 느슨해진 사무실이 자정이 가까워져 오자 앉을 틈 없이 다시 가득 메워졌다.

    옆 사람과 어깨가 닿을 정도로 빼곡하게 들어선 의자에 앉았고,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 지지자들은 복도까지 나와 있었다.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와 입김에 사무실 안은 찜통을 연상케 했다.

    입구에 손소독제는 있었지만, 늦은 저녁 시간 몰려드는 인파에 발열 체크나 명부작성을 안내하는 캠프 관계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밤새 상대 후보와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는 내내 지지자들은 장시간 개표 상황을 중계하는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답답함에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 일부는 아예 마스크를 착용조차 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섰다.

    특히 상대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가 앞설 때면 탄식이 터져 나왔고, 박 후보가 우위일 때는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부둥켜안기도 해 바이러스가 퍼지기 딱 좋은 환경이 이어졌다.

    탄식과 환호 속에 비말이 퍼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박재호 의원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선거 당일 오후 3시부터 안내자 3명을 두고 발열 체크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입장하지 못 하도록 했다"면서 "늦은 시각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일부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고강도 사회거리두기 기간인 15일 오후, 다닥다닥 붙어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부산진구갑 서병수 후보 사무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비슷한 시각 부산지역 야당 캠프 사무실도 마찬가지.

    부산진구 초읍동에 마련된 미래통합당 부산진갑 서병수 후보 사무실에도 선거 당일 오후 9시에서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취재기자가 머무는 동안 발열 체크 등 별다른 제지나 안내하는 인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건물 2층 입구 한 쪽에 손 소독제와 방명록이 놓여 있었지만 이용하는 사람도, 안내하는 사람도 없었다.

    비교적 연령층이 높은 지지자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는 있었다.

    그렇지만 좁은 공간에 모여 앉아 서 후보의 득표율이 앞선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수시로 박수를 치고 이름을 연호했다.

    서로 상반신을 밀착해 대화하는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득표 상황이 접전으로 길어지자, 지친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떡, 초콜릿이나 빵을 잘라 나눠 먹기도 했다.

    서 후보 선거 캠프 관계자는 "사무실 입구에서 오후 3~4시경부터 인원 4명이 기계 7대를 동원해 발열 체크했고, 출입자는 방명록을 작성하게 하는 등 조치를 했다"며 "이뿐만 아니라 사무실 내부는 매일 내부 소독하고, 마스크 없는 사람들에게는 사무실 직원들이 돌면서 일회용 마스크를 나눠주는 등 예방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출구조사가 진행되면서 기존에 발열 체크를 하셨던 분들이 잠시 흡연 등을 이유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 밤 시간대 사람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몰리다 보니 체크가 다 안 된 부분도 일부 있다"고 해명했다.

    고강도 사회거리두기 기간인 15일 오후 거리간격을 두지못하고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부산진구갑 김영춘 의원 사무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는 상대편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사무실에서는 출구 조사발표 전 캠프 관계자가 1층 사무실 입구에서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의 발열을 체크하고 손 소독제를 뿌려줬다.

    그러나 출구조사를 보는 공간은 의자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밀접 접촉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연장했다.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중지했고, 운영할 경우 해당 시설 관리자는 방문객의 발열 체크와 사람 간 1~2m 간격 유지, 손소독제 비치 등 지침을 따라야 한다.

    또 여야 사무소 관계자 대부분 선거 당일 참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침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각 사무소에서 밤새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종된 상태와 마찬가지였다.

    한 캠프 관계자는 "참석자 인원을 최소화하고 체온계도 준비하고 있었지만, 좁은 공간에서 한꺼번에 밀려오는 지지자들을 일일이 발열 체크하기는 힘들었다"면서 "축하하러 와주신 유권자들을 매몰차게 돌려보내기도 쉽지 않아 인원 통제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후보자가 지난 선거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유권자와 최대한 대면 접촉을 자제하려고 노력했고, 조용한 선거를 치르려 했지만, 개표 상황을 지켜보는 사무실만큼은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담당자는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이 붙어 앉아 있는 것을 TV를 통해 확인했다"면서도 "유흥업소, PC방, 콜센터, 학원, 노래방, 종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지침이 있고, 위반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선거캠프에 대한 제지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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