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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4.3과 주한미군사령관의 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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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4.3과 주한미군사령관의 망언

    [문영기 칼럼]

    4.3 73주년에 돌아본 미군과 미군정의 역사
    자유민주체제 지켰지만 친일파 청산 실패
    한미방위비 지나친 인상요구로 협상난항
    협상결과 발표한 한국대표단에 주한미 사령관 '김칫국' 망언
    협상결과에 따라 임무수행하는 사령관이 나설 입장 아니라는 비판일어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묵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3사건이 일어난 지 73년이 되는 날이다. 4.3사건은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다.

    집회장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고로 촉발된 4.3사건은 이북 출신 극우단체인 서북청년단이 가세하면서 피비린내 나는 참극으로 확대됐다.

    이념이 뭔지도 모르던 제주도민의 1/10이 희생됐다.

    그리고 사태가 이렇게 악화된 데에는 미군정의 암묵적인 용인도 한몫했다.

    해방 후 일제를 몰아낸 뒤 정부 수립까지 치안과 정책을 총괄했던 미군정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군은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를 막았고, 6.25라는 최악의 전쟁에서 남쪽을 지켜내면서 자유민주체제를 안착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감당했다.

    반면 전략적인 판단과 행정적 편의 때문에 반민족적 행위를 일삼은 친일파를 그대로 등용하면서, 우리 사회에 크나큰 상처와 후유증을 남겨 놨다.

    척결되지 않은 친일파는 기득권 세력으로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사회적 부조리를 낳고 있다.

    한반도 남쪽이 여전히 낡은 이념대결로 극심한 분열을 겪으면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친일세력을 척결하지 못한 과거 때문이다.

    주한미군(사진=연합뉴스)

     

    주한미군은 북한으로부터 한반도를 지켜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 견제라는 미국의 전략적 역할도 감당하고 있다.

    어쩌면 중국과 러시아 견제라는 역할이 더 비중이 클 것이다.

    그럼에도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다른 지역의 주둔군보다 훨씬 우월적인 지위에 있고, 주둔 비용 역시 한국정부에서 높은 비율로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은 주한 미군에 대한 방위비용을 과다하게 요구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군무원들의 고용안정까지 위협하며 도를 넘는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해를 넘겨 난항을 거듭하던 방위비 협상이 타결에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협상 결과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사령관의 망언이 우리를 실망시킨다.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우리 속담인 ‘김칫국을 마시지 말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방위비 협상 타결 소식을 알린 우리 대표단을 조롱하는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

    (사진=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트위터 캡처)

     

    우리 대표단의 성급한 발표도 물론 문제지만, 이 문제를 놓고 협상의 대상자인 주한미군의 사령관이 어떤 형태로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주한미군사령관은 협상의 결과물대로 주둔군의 임무를 수행하면 될 일이다.

    4.3사건 당시 미군정은 제주의 무고한 민중들을 좌익으로 멋대로 판단하고, 서북청년단과 같은 극악한 폭력세력을 끌어들여 그 곳을 피바다로 만드는 과오를 저질렀다.

    4.3 73주년인 오늘 미군사령관의 오만한 발언은 과연 미군이 한반도에서 어떤 존재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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