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뒤끝작렬] 'n번방'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

뉴스듣기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밴드공유하기



뒤끝작렬

    [뒤끝작렬] 'n번방'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

    뉴스듣기

    연예인 등 SNS에 'n번방'·'박사방' 사건 비판, 강력처벌 촉구 글 올라와
    피해자가 두려워하는 건 '2차 가해', '낙인찍기' 등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 및 연대 중요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25)이 3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가운데 경찰서 앞에서 조주빈 및 텔레그램 성착취자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실제로 내가 겪은 일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이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묵과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가 용기를 내면 그들('n번방' 가해자들)은 떤다." _배우 하연수, 3월 11일 인스타그램 중

    미성년자를 비롯해 여성에 대한 가학적 성 착취가 발생한 텔레그램 'n번방', '박사방' 사건. '여성'이 한 명의 인간이 아닌 도구처럼 여겨지고, 여성의 성 착취물이 남성들의 유희나 취향이 된 현실에 우리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피해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분노를 넘어 피해자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이다.

    'n번방', '박사방'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가해자들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사회 곳곳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가수 백예린, 조권, 림킴, 안예은, 손수현, 래퍼 키디비, 타이미, 슬릭, 배우 문가영, 박혜수, 봉태규, 정려원, 손담비, 하연수, 작사가 김이나, 작곡가 겸 DJ 돈 스파이크 등 수많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자는 글이 계속 올라온다.

    이들은 "제2, 제3의 n번방이 생겨나지 않기 위해선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밖에 없다. 무력감을 떨치고 우리 끝까지 할 수 있는 행동하자"(가수 제아), "가해자들이 벌을 받을 수 있게, 피해자들이 안심할 수 있게 청원에 동참해 달라. 행동으로 옮겨야 작은 변화 만들 수 있다"(배우 박보영),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 관망하지 않아야 할 이유, 침묵과 중립은 결국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밴드 새소년 멤버 황소윤)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곳곳에서 지금도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피해자가 두려워하는 것은 피해자임에도 자신에게 피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물론 여전히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피해자라는 '낙인찍기', 피해물의 재유포, 피해자다움의 강요 등 '2차 가해'가 그것이다.

    서울시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발간한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안내서' 중 '비동의 성적 영상 유포피해 사례'를 보면 "어쨌든 사람들 인식에서는 아직 피해자로 안 받아들이고 그냥 자신들이 보는 음란물에 등장하는 여자로만…. 그렇게 인식을 하니까. 그런 생각들이 제일 두려웠던 것 같아요"라는 피해자의 사연이 나온다.

    지금도 공공연하게 'n번방', '박사방' 피해자를 두고 '피해자는 수치심을 느껴야 해',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에 빠질 거야', '당당할 수 없을 거야' 등 '피해자다움'을 요구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빌미를 제공했다는 등, 평소에 행실이 어떻다는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심심찮게 목격한다.

    그렇기에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은 "사회적으로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며, 피해자의 편에 서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할 수 있는 하나의 개선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를 들끓게 만든 'n번방', '박사방' 사건을 대하면서도 여성이 잘못한 게 아니라는 인식, 여성과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 '오락거리' 등으로 여기지 않으려는 인식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작은 목소리와 행동이 모일 때 사회 구조적인 문제도, 여성에 대한 성적 공격이 용인되거나 정당화되는 문화도 해체할 수 있다.

    그리고 인식의 개선에 있어서 무엇보다 필요한 건 '우리'와 '사회'가 피해자와 '연대'함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사건 이후 수많은 사람이 'n번방'·'박사방'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것도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다.

    지금도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을 피해자들에게 절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아니며 '피해'는 반드시 끝날 것이라고, 피해자들만이 외롭게 세상에 남겨진 게 아니라고, 당신들과 함께하고 목소리를 내고 고민하는 우리들이 있다는 메시지를 지금처럼 끊임없이 전달하는 게 중요한 때다.

    연대는 더 큰 연대를 만든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지금보다 더 '연대'의 목소리가 커지길 바란다. 피해자들을 위해서, 그리고 범죄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

    "나는 생존자이자 치유자로 남고 싶다. '단편적인 피해자다움'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말투, 표정, 행동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피해자다움의 형태도 물론 다를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자기의 언어로 표현한다. 각기 다른 형태의 자신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잘 고발하셨어요"라며 손잡아 주고 싶다." _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을 담은 책 '김지은입니다' 중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이 시각 주요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정관용의 시사자키

    에디터가 추천하는 꼭 알아야할 뉴스


    많이본 뉴스

    투데이 핫포토